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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8. 7. 24. 선고 2007도4310 판결
[조세범처벌법위반][미간행]
판시사항

[1] 상소심의 심판 범위

[2] 조세범처벌법 제9조 조세포탈죄의 실행의 착수시기

[3] 처가 구속된 남편을 대행하여 그의 지시를 받아 회사를 운영하면서 조세포탈행위를 하다가 협의이혼하고 스스로 회사를 경영한 사안에서, 남편은 처와 조세포탈의 공범관계에 있으며 협의이혼 후 조세포탈에 관하여도 마찬가지라고 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1외 1인

상 고 인

피고인들 및 검사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무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인 1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 및 피고인 2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항소법원은 직권조사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제기가 적법하다면 항소이유서가 제출되었는지 여부나 그 사유가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었는지 여부를 가릴 필요 없이 반드시 심판하여야 할 것이지만, 직권조사사유가 아닌 것에 관하여는 그것이 항소장에 기재되어 있거나 그렇지 아니하면 소정 기간 내에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경우에 한하여 심판대상으로 할 수 있고,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고, 한편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항소이유서에 포함시키지 아니한 사항을 항소심 공판정에서 진술한다 하더라도 그 진술에 포함된 주장과 같은 항소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도1234 판결 등 참조). 또한, 상고심은 항소법원 판결에 대한 사후심이므로 항소심에서 심판대상이 되지 않은 사항은 상고심의 심판 범위에 들지 않는 것이어서 피고인이 항소심에서 항소이유로 주장하지 아니하거나 항소심이 직권으로 심판대상으로 삼은 사항 이외의 사유에 대하여는 이를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 대법원 2005. 7. 14. 선고 2005도2996 판결 ,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8690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피고인 1은 항소이유서에서 양형부당과 이중처벌에 관한 법령위반을 주장하였고, 피고인 2는 항소이유서에서 양형부당과 공모관계에 관한 사실오인을 주장한 것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인들이 그 이후 항소심에서 “시골촌솥단지삼겹살 시흥점 인테리어 공사는 “주식회사 (상호 생략)에프씨(이하 ‘ (상호 생략)에프씨’라고 한다)”가 아닌 공소외 1이 하였고, 대구지사로부터 받은 2,250만 원은 가맹비가 아니라 식자재비로 받은 것이며, 토평점 계약금액 1억 5,000만 원은 피고인 2의 상가임대차보증금이다.”라는 사실오인의 주장을 하고, 피고인 1은 이에 더하여 “수원구치소에 복역중인 2004. 2. 25.부터 2004. 10. 30.까지 회사의 업무에 전혀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의 사실오인의 주장을 하였더라도, 처음부터 그와 같은 항소이유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심이 피고인들의 항소이유서에 기재된 항소이유에 대해서만 판단하고 피고인들이 나중에 원심 법정에서 진술한 위와 같은 사실오인의 점에 관하여 판단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형사소송법 제364조 에 위반하여 판단을 누락하였다고 할 수 없다. 결국, 원심판결에 심리미진으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는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 피고인이 2004. 7. 6. ‘ (상호 생략)에프씨’ 대표이사로 취임한 피고인 2와 공모하여, 2005. 1.경 그 판시와 같은 부정한 행위로써 2004년도 2기분 부가가치세 55,842,000원을 포탈하고, 2004. 3.경 그 판시와 같은 부정한 행위로써 2004년도 법인세 82,640,000원을 포탈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인 1은 프랜차이즈 사업체인 ‘ (상호 생략)에프씨’를 운영하면서 2003년부터 세금계산서를 교부하지 아니한 매출분을 누락시킨 허위의 과세표준 및 세액신고서를 제출하는 방법으로 부가가치세와 법인세를 포탈하여 오다가 2004. 2. 25. 업무상배임 등 죄로 구속되었고, 위 구속 이후에 처인 피고인 2와의 서신교환 및 면회 등의 방법으로 ‘ (상호 생략)에프씨’를 경영하였고, 2004. 7. 6. 피고인 2가 ‘ (상호 생략)에프씨’의 대표이사로 취임한 이후에도 위와 같은 경영방식을 계속 유지하여 왔으나, 2004. 11. 22. 피고인 2와 이혼하기로 합의한 이후에는 피고인 2에게 그 소유의 ‘ (상호 생략)에프씨’ 주식을 모두 양도하고, ‘ (상호 생략)에프씨’의 이사직을 사임하며 경영권을 포기하는 등으로 ‘ (상호 생략)에프씨’의 경영에 일체 관여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의하면 피고인 1이 2005. 1.경과 2005. 3.경에도 피고인 2와 공모하여 이 사건 조세포탈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판결이 확정된 판시 첫머리의 업무상배임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관계에 있는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공동정범의 성립에 있어서는 사전에 공범자 사이에 모의가 있는 때뿐만 아니라 암묵리에 서로 협력하여 공동의 범의를 실행하려는 의사가 상통하면 족하고, 어느 공범자가 그 실행행위에 직접 가담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다른 공범자의 분담 실행한 행위에 대하여 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 대법원 1987. 12. 22. 선고 87도84 판결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도6103 판결 등 참조). 또한, 피고인이 범행의 일부를 실행한 후 공범관계에서 이탈하였으나 다른 공범자에 의하여 나머지 범행이 이루어진 경우, 피고인이 관여하지 않은 부분에 대하여도 죄책을 부담한다( 대법원 1984. 1. 31. 선고 83도2941 판결 , 대법원 2002. 8. 27. 선고 2001도513 판결 , 대법원 2005. 4. 15. 선고 2005도630 판결 , 대법원 2007. 5. 31. 선고 2007도1041 판결 등 참조).

한편, 법인세에 대한 포탈범죄는 각 사업연도마다 1개의 범죄가 성립하고, 부가가치세에 대한 포탈범죄는 제1기분인 1. 1.부터 6. 30.까지와 제2기분인 7. 1.부터 12. 31.까지의 각 과세기간별로 1개의 범죄가 성립하며( 대법원 2002. 7. 23. 선고 2000도746 판결 등 참조), 조세범처벌법 제9조 가 규정하는 조세포탈죄에 있어서의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라고 함은 조세의 포탈을 가능하게 하는 행위로서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행위, 즉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말하고, 어떤 다른 행위를 수반함이 없이 단순한 세법상의 신고를 하지 아니하거나 허위의 신고를 함에 그치는 것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6도5041 판결 등 참조), 범인이 조세포탈의 고의를 가지고 조세의 부과징수를 불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위계 기타 부정한 적극적인 행위를 한 때에 위 각 포탈범죄의 실행행위에 착수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2는 남편인 피고인 1이 업무상배임 등으로 구속된 2004. 2. 25.부터 2004. 7. 5.까지는 피고인 1의 지시를 받고 그를 대행하여, 2004. 7. 6. 이후에는 대표이사로서 ‘ (상호 생략)에프씨’를 운영하여 온 사실, 피고인 2는 위 기간 동안 각 가맹점업주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고 그들로부터 받은 가맹비와 가맹점개설비 등에 대하여 세금계산서를 발급하지 아니하는 등 원심 판시와 같은 방법으로 매출액을 누락시키거나 줄이는 부정행위를 한 후, 2005. 1.경 2004년 2기분 부가가치세를, 2005. 3.경 2004년도 법인세를 각각 신고하면서 허위로 매출액을 축소 신고한 사실, 이 사건에서 가장 늦게 체결된 가맹점계약은 위 협의이혼 합의 전인 2004. 10. 26. 신부점 업주 공소외 2와 체결한 것인 사실, 피고인 1은 2004. 11. 22. 피고인 2와 협의이혼에 합의하기 전까지 피고인 2와 서신 교환이나 면회 등의 방법으로 ‘ (상호 생략)에프씨’의 경영에 관여하여 온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1은 2004. 2. 25.부터 2004. 11. 22.경까지 직접 조세포탈행위를 분담한 바가 없다고 하더라도 2004년 2기분 부가가치세와 2004년도 법인세를 포탈한 피고인 2와 조세포탈의 공범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 1이 2004. 11. 22. 피고인 2와 협의이혼에 합의한 이후로 ‘ (상호 생략)에프씨’의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이루어진 피고인 2의 허위신고행위에 대하여도 공동정범으로서의 형사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다른 견해에서 피고인 1에 대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무죄를 선고한 것은 조세포탈범에 대한 공모공동정범의 성립 또는 공모관계로부터의 이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1에 대한 무죄 부분(이는 원심판결 중 위 피고인에 대한 유죄 부분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의 유죄 부분에 대한 상고와 피고인 2의 상고는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시환(재판장) 양승태 박일환 김능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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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07.5.16.선고 2006노3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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