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이 사건 나무 중 오디나무, 개암나무, 산복숭아나무는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에 불과하고, 피고인은 살구나무의 일부 가지만 손괴하였을 뿐 베어낸 적이 없다.
또한 피고인은 분묘기지권자로 그 권리 행사를 위해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손괴행위를 하였는바, 손괴의 고의도 없고 정당행위 내지 허용되는 자력구제에 해당한다.
2. 직권판단 항소이유에 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가 당심에 이르러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살구나무 1그루, 산복숭아 1그루를 위 묘지에 그늘이 진다는 이유로 베어내어 이를 손괴하였다.' 부분을 ’살구나무 1그루의 일부 가지, 산복숭아나무 1그루의 일부 가지를 위 묘지에 그늘이 진다는 이유로 베어내어 이를 손괴하였다.'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여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대하여 살펴본다.
3. 피고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①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 소유의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오디나무, 살구나무, 산복숭아나무, 개암나무 등을 심었는데, 개암나무는 밑동만 남기고 베어졌고, 오디나무는 약 50cm 만 남기고 베어졌으며, 살구나무, 복숭아나무는 큰 나무기둥은 남겨진 채 잔가지만 제거되었다.”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위 나무들의 식재시기, 식재위치 등에 대하여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진술하였던 점, 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