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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9. 7. 10. 선고 2018다299099 판결
[명의신탁해지등을원인으로한소유권이전등기][미간행]
판시사항

[1] 부동산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 민법 제197조 제1항 에 따라 자주점유로 추정되는지 여부(적극) / 점유자가 스스로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하였으나 이것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사정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거나 타주점유로 되는지 여부(소극) /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는 경우

[2] 등기부상 공유자들이 공유토지 중 각 특정 부분을 구분소유하게 된다고 믿고서 각 점유 부분의 대략적인 면적에 해당하는 만큼의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경우, 각 점유가 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인지 여부(소극)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재호)

피고(선정당사자), 피상고인

피고(선정당사자)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부동산의 점유권원의 성질이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민법 제197조 제1항 에 의하여 점유자는 소유의 의사로 점유한 것으로 추정되고, 점유자가 스스로 매매 또는 증여와 같이 자주점유의 권원을 주장하였으나 이것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된다거나 그 점유가 타주점유로 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하기 때문에 점유자가 성질상 소유의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권원에 바탕을 두고 점유를 취득한 사실이 증명되었거나,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제하여 자기의 소유물처럼 배타적 지배를 하려는 의사를 가지고 점유하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객관적 사정, 즉 점유자가 진정한 소유자라면 통상 취하지 아니할 태도를 나타내거나 소유자라면 당연히 취했을 것으로 보이는 행동을 취하지 아니한 경우 등 외형적·객관적으로 보아 점유자가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갖고 있지 아니하였던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증명된 경우에 한하여 그 추정은 깨어지는 것이다 ( 대법원 2000. 3. 16. 선고 97다37661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다72743 판결 , 대법원 2014. 8. 26. 선고 2013다9888 판결 등 참조). 한편 공유토지는 공유자 1인이 그 전부를 점유하고 있다고 하여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그 권원의 성질상 다른 공유자의 지분비율의 범위 내에서는 타주점유라고 볼 수밖에 없지만, 공유자들이 분할 전 토지의 전체면적 중 각 점유 부분을 구분소유하게 된다고 믿고서 그 각 점유 부분의 대략적인 면적에 해당하는 만큼의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경우에는, 등기부상 공유자들이 각 토지의 일부 공유자로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점유가 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고 할 수는 없다 ( 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다53768 판결 , 대법원 2007. 3. 29. 선고 2006다79995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천안시 서북구 ○○읍 ○○리 △△△-□□ 과수원 849㎡(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중 원심 별지 도면 표시 선내 ‘ㄴ’ 부분 360㎡(이하 ‘이 사건 주택부지’라 한다)를 1987년경부터 20년 이상 점유하여 점유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1989. 2. 22. 이 사건 토지 중 364/2651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실 등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원고, 피고(선정당사자, 이하 ‘피고’라고만 한다)와 선정자 2의 매매 및 경매절차에서 해당 지분이 이 사건 각 토지에 대한 구분소유적 공유관계를 표상하는 것으로 취급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고, 원고가 이 사건 주택부지를 점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권원의 성질상 다른 공유자의 지분비율의 범위 내에서는 타주점유라고 판단하고, 원고의 점유취득시효 주장을 배척하였다.

3.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

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이 사건 토지는 분할 전 충남 ◇◇군 ○○읍 ☆☆리 △△△ 과수원 2,651㎡(이하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라 한다)의 일부였다가 1992. 12. 8. 충남 ▽▽군 ○○읍 ☆☆리 △△△ 과수원 1,651㎡, 같은 리 △△△-◎ 과수원 975㎡와 같은 리 △△△-◁ 과수원 25㎡로 각 분할되었고, 위 같은 리 △△△ 과수원 1,651㎡는 최종적으로 같은 리 △△△ 과수원 802㎡와 이 사건 토지로 분할되었다.

2) 소외 1은 1987. 5.경 소외 2 명의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2,651㎡ 중 661㎡를 매수한 뒤 그중 364㎡(이 사건 주택부지와 같은 부분으로 보인다) 지상에 이 사건 주택을 건축하기로 하여 같은 달 28일 소외 2 명의로 건축허가를 받아 신축공사에 착수하였으나 자금사정으로 공사를 중단하였고, 소외 2는 1988. 2.경 이 사건 주택부지와 당시까지 축조된 건물을 일괄하여 소외 3에게 2,800만 원에 양도하였으며, 소외 3은 건축공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가 1989. 2. 20. 원고에게 이 사건 주택부지와 지상건물을 일괄하여 4,100만 원에 양도하였다.

3) 원고는 소외 3으로부터 이 사건 주택부지와 지상건물을 매수한 후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중 364/2651 지분에 관하여 1989. 2. 22.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자신의 비용과 노력으로 공사를 진행하여 1989. 4. 말경 이 사건 주택을 완공한 뒤 현재까지 이 사건 주택부지를 점유하여 왔는데, 당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2,651㎡를 기준으로 보면 원고의 지분비율에 따른 면적과 실제 점유면적이 약 364㎡로 일치한다.

4) 피고는 2001. 8. 10. 부동산임의경매절차를 통하여 이 사건 토지 중 1291/2651 지분을 매수하고, 2001. 9. 29. 이에 대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2003. 4. 20. 소외 4로부터 이 사건 토지 중 196/2651 지분을 매수하여 2003. 6. 18. 이에 대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5) 주식회사 대양상호신용금고는 1999. 3. 29. 부동산임의경매절차를 통하여 이 사건 토지 중 800/2651 지분을 매수하고 1999. 11. 2. 이에 대한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고, 선정자 2는 2003. 5. 29.과 2009. 2. 27. 주식회사 대양상호신용금고로부터 위 지분을 매수하여 원심 별지 목록 제1부동산에 대해서는 2003. 11. 25., 원심 별지 목록 제2 부동산에 대해서는 2009. 3. 4. 각 지분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6) 이 사건 토지 중 원고는 364/2651 지분을, 피고는 그중 1487/2651 지분을, 선정자 2는 800/2651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나. 이러한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주택부지를 원고가 점유하게 된 경위나 점유의 용도, 이 사건 주택부지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및 분할 후 이 사건 토지의 처분·이용·권리행사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중 이 사건 주택부지를 구분소유하게 된다고 믿고서 이 사건 주택부지의 면적에 해당하는 만큼의 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으면서 이 사건 주택부지에 관한 점유를 취득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원고의 자주점유의 추정이 번복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주택부지를 점유하게 된 경위, 그 시기 및 이후 점유의 현황과 원고의 점유개시 당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구분소유적 공유관계가 성립하였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 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주택부지에 관한 원고의 점유를 타주점유라고 판단하여 원고의 점유취득시효에 관한 항변을 배척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자주점유의 추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선정자 명단: 생략]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권순일 박정화 김선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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