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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2. 8. 선고 2017두48550 판결
[법인세등부과처분취소][공2018상,577]
판시사항

[1] 구 법인세법 제73조 제4항 에 정한 ‘원천징수의무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로서 그 수권이나 위임의 범위에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자’의 의미 및 원천징수업무의 ‘묵시적 위임’이 있다고 보기 위한 요건

[2] 갑 은행이 기업어음 발행기업들과 당좌예금계약을 체결하고 발행기업들에게 기업어음용지를 교부하였는데, 할인된 후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위 기업어음의 소지인들이 통상적인 어음금 결제 과정과는 달리 만기 전에 기업어음을 인출한 뒤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자신이 거래하는 일반 시중은행에 직접 지급제시하여 어음금을 지급받음으로써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의하여 어음할인에 따른 이자소득이 원천징수되지 않자, 과세관청이 위 어음금 할인액에 대한 원천징수의무가 지급은행인 갑 은행에 있다는 이유로 갑 은행에 대하여 원천징수납부불성실 가산세 등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갑 은행은 구 법인세법 제73조 제4항 에 따른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법인세법(2013. 1. 1. 법률 제11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3조 제1항 제1호 , 제4항 의 문언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구 법인세법 제73조 제4항 에 따라 ‘원천징수의무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로서 그 수권이나 위임의 범위에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같은 조 제1항 제1호 의 이자소득금액을 지급해야 할 자로부터 원천납세의무자에 대한 소득금액의 지급과 아울러 원천징수업무, 즉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법인세를 원천징수하는 업무와 원천징수한 법인세를 관할 세무서에 납부할 업무 등을 수권 또는 위임받은 자를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원천징수업무의 위임은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원천징수의 성격과 효과 등에 비추어 볼 때 묵시적 위임이 있다고 하려면 명시적 위임이 있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위임 의사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2] 갑 은행이 기업어음 발행기업들과 당좌예금계약을 체결하고 발행기업들에게 기업어음용지를 교부하였는데, 할인된 후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된 위 기업어음의 소지인들이 통상적인 어음금 결제 과정과는 달리 만기 전에 기업어음을 인출한 뒤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자신이 거래하는 일반 시중은행에 직접 지급제시하여 어음금을 지급받음으로써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의하여 어음할인에 따른 이자소득이 원천징수되지 않자, 과세관청이 위 어음금 할인액에 대한 원천징수의무가 지급은행인 갑 은행에 있다는 이유로 갑 은행에 대하여 원천징수납부불성실 가산세 등 부과처분을 한 사안에서, 갑 은행이 발행기업으로부터 당좌예금계약상 기업어음의 어음금 지급 외에 원천징수업무까지 명시적으로 위탁받은 바 없는 점, 갑 은행이 원천징수대상 소득인 할인액 발생의 원인이 되는 기업어음의 할인에 관여한 바 없고, 어음금 지급 위탁과 관련하여 발행기업으로부터 받은 수수료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보아도 원천징수업무의 묵시적 위임 의사를 추단하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들어, 갑 은행이 발행기업으로부터 어음금 할인액에 대한 원천징수업무를 수권 또는 위임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갑 은행은 구 법인세법(2013. 1. 1. 법률 제11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3조 제4항 에 따른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하나은행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강석훈 외 4인)

피고, 상고인

남대문세무서장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① 원고 주식회사 하나은행(이하 ‘원고 은행’이라고 한다)은 신용보증기금, 기술신용보증기금, 각종 신용보증재단 등(이하 ‘신용보증기관’이라고 한다)이 발급한 신용보증서를 담보로 하여 고객들에게 금전을 대출한 사실, ② 위 신용보증에 적용되는 신용보증기관의 약관에는 ‘보증부대출채권액 중 미회수액에 보증비율을 곱한 금액으로 보증금액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원금과 이에 대한 보증채무 이행일까지의 약정이자율에 의한 미수이자액을 신용보증기관이 보증채무로 이행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공통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③ 원고 은행은 고객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하면 신용보증기관으로부터 보증채무이행금을 수령하여 보증비율 또는 보증한도에 따른 대출원금 채권과 대출이자 채권이 각 회수된 것으로 회계처리한 사실, ④ 반면 피고는 원고 은행이 변제충당의 순서에 관하여 약정한 사실이 없음에도 임의로 원금을 먼저 회수한 것으로 회계처리를 함으로써 이자수입을 누락하였다고 보고 이를 익금에 산입하여 원고들에게 법인세 등을 부과하는 이 사건 제1처분을 한 사실 등을 인정하였다.

그런 다음 원심은, 신용보증계약에 따라 보증채무의 총액이 보증비율 등에 따라 원금과 이자로 명확하게 특정되어 있고, 신용보증기관이 그 전액을 지급하였으므로, 법인세법 등의 변제충당 규정이 적용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가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자 전액이 우선적으로 회수된 것으로 회계처리를 하였을 경우 추가로 발생하였을 이자수입이 누락된 것으로 보아 이를 익금에 산입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용보증약관 등의 해석과 관련한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가. 구 법인세법(2013. 1. 1. 법률 제1160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3조 제1항 제1호 는 ‘ 소득세법 제127조 제1항 제1호 의 이자소득금액을 내국법인에 지급하는 자가 그 금액을 지급하는 경우에는 지급하는 금액에 100분의 14의 세율을 적용하여 계산한 금액에 상당하는 법인세를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4항 은 ‘원천징수의무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의 행위는 수권 또는 위임의 범위에서 본인 또는 위임인의 행위로 보아 제1항 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각 규정의 문언과 그 취지 등을 종합하면, 구 법인세법 제73조 제4항 에 따라 ‘원천징수의무자를 대리하거나 그 위임을 받은 자로서 그 수권이나 위임의 범위에서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는 자’는 같은 조 제1항 제1호 의 이자소득금액을 지급해야 할 자로부터 원천납세의무자에 대한 소득금액의 지급과 아울러 원천징수업무, 즉 원천납세의무자로부터 법인세를 원천징수하는 업무와 원천징수한 법인세를 관할 세무서에 납부할 업무 등을 수권 또는 위임받은 자를 말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원천징수업무의 위임은 묵시적으로 이루어질 수도 있으나, 원천징수의 성격과 효과 등에 비추어 볼 때 묵시적 위임이 있다고 하려면 명시적 위임이 있는 경우와 동일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위임 의사를 추단할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

나.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기업어음의 통상적인 발행과 지급 과정은 다음과 같다.

가) 발행기업은 단기자금 조달 목적으로 기업어음을 발행하여 증권회사를 비롯한 투자매매·중개업자 등(이하 ‘할인기관’이라고 한다)에 할인을 요청한다.

나) 할인기관은 할인된 어음금에서 자신의 수수료를 차감한 잔액을 발행기업에 지급하는데, 기업어음을 직접 인수한 경우에는 이를 만기까지 보유하거나 다른 투자자들에게 매출 형태로 이전한다.

다) 투자자들은 보통 기업어음 실물을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예탁결제원에 이를 예탁하고 그 권리행사를 위탁하는데, 한국예탁결제원은 기업어음의 만기가 도래하면 자신이 거래하는 일반 시중은행(이하 ‘제시은행’이라고 한다)에 기업어음을 지급제시한다.

라) 제시은행은 어음교환소를 통하여 발행기업의 당좌계좌를 개설한 지급은행들에 어음의 지급제시 사실을 알리고, 지급은행들은 당좌계좌의 잔액을 확인한 후 어음금을 인출하여 어음교환소의 전산 이체로 제시은행에 어음금을 지급한다.

마) 제시은행은 한국예탁결제원에, 한국예탁결제원은 할인기관에, 할인기관은 투자자에게 순차 어음금을 지급한다.

2) 원고 은행은 기업어음 발행기업들과 당좌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기업어음 발행기업들에게 기업어음용지를 교부한 지급은행이다.

3) 이 사건에서 기업어음의 소지인들은 앞서 본 통상적인 어음금 결제 과정과는 달리 어음의 만기 전에 한국예탁결제원에서 기업어음을 인출한 뒤, 한국예탁결제원을 거치지 않고 제시은행에 직접 지급제시하여 어음금을 지급받았다. 그리하여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의하여 어음할인에 따른 이자소득이 원천징수되지 않았다.

4) 피고는, 할인기관이 직접 투자하였을 뿐 다른 투자자에게 매출 형태로 이전하지 않은 이 사건 기업어음을 한국예탁결제원에 예탁하였다가 만기 전에 인출하여 지급제시함으로써 어음금을 지급받은 경우, 위 어음금 할인액(이하 ‘이 사건 할인액’이라고 한다)에 대한 원천징수의무가 지급은행인 원고 은행에 있다는 이유로, 원고들에 대하여 원천징수납부불성실 가산세 내지 지급명세서 미제출 가산세를 부과하는 이 사건 제2처분을 하였다.

다. 원심은, 원고 은행이 기업어음 발행기업들로부터 당좌예금계약상 이 사건 기업어음의 어음금 지급 외에 원천징수업무까지 명시적으로 위탁받은 바 없는 점, 원고 은행이 원천징수대상 소득인 이 사건 할인액 발생의 원인이 되는 이 사건 기업어음의 할인에 관여한 바 없고, 어음금 지급 위탁과 관련하여 발행기업으로부터 받은 수수료의 액수 등에 비추어 보아도 원천징수업무의 묵시적 위임 의사를 추단하기 어려운 점 등의 사정을 들어, 원고 은행이 발행기업으로부터 이 사건 할인액에 대한 원천징수업무를 수권 또는 위임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은행은 구 법인세법 제73조 제4항 에 따른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라. 앞서 본 규정과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구 법인세법 제73조 제4항 이 정한 원천징수의무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한편 원고 은행이 구 법인세법 제73조 제1항 에서 정한 이자소득금액을 지급하는 자에 해당하여 위 규정에 따른 원천징수의무를 부담한다는 취지의 나머지 상고이유는 상고심에 이르러 비로소 제기된 새로운 주장으로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기록을 살펴보아도 원고 은행이 자신의 채무이행으로서 이자소득금액을 지급하였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신(주심) 박상옥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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