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20노2129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복지시
설종사자등의아동학대가중처벌)
피고인
A
항소인
검사
검사
문지연(기소), 문호섭(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에스앤파트너스
담당변호사 손진홍
판결선고
2021. 7. 21.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각 언행은 객관적으로 보아 만 16세 또는 만 17세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로서 아동들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 및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해당함이 충분이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원심은, ① 부적절한 발언에 대한 만 16세 또는 만 17세 학생들의 민감도나 저항력이 비록 성인에 이를 정도는 아니나 어느 정도 비슷하게 형성되었다고 볼 여지가 있는 점, ②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가.항과 같이 만 16세 또는 만 17세의 C고등학교 2학년 6반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이 모두 있는 가운데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생리'라는 단어를 몇 차례 언급하며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에 관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생리'는 여성의 월경을 의미하는 용어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이고, 피고인은 2학년 6반 담임선생으로서 학기 초의 조회시간 또는 종례시간에 학생들의 출결관리와 관련하여,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즉, 교육활동 및 생활지도 차원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며,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를 요구하는 여학생들을 신뢰하지 아니하는 인상을 줌으로써 여학생들이 느꼈을 불쾌감은 이 사건 범죄 성립 여부와는 무관한 점, ③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나.항과 같이 C고 등학교 2학년 6반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이 모두 있는 가운데 '성희롱', '성폭행'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성희롱', '성폭행'은 성적인 비위행위 또는 성범죄의 유형을 표현하는 단어로, 피고인이 그러한 단어를 사용한 것만으로는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피고인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 발언 전후 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수업 시간에 농담의 취지에서 위와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의 위 발언이 여러 번 반복되지 않았던 점, ④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다.항과 같이 C고등학교 2학년 6반 여학생들과 남학생들이 모두 있는 가운데 '윤락'이라는 단어가 수회 포함된 발언을 한 사실은 인정되나, '윤락'의 사전적 의미는 '여자가 타락하여 몸을 망치게 되는 상태에 빠짐'으로, '성매매'의 의미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단어인데, 단어 그 자체가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피고인은 학생들이 3학년 때 듣게 될 사회과목 선택과목에 대해 설명하는 과정에서 언어유희로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보일 뿐, 특정 학생이나 여학생들을 성적 대상화하여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거나 성매매에 종사하는 여성 또는 여성을 비하하기 위해 위와 같은 발언을 하였다고 볼 증거는 없는 점, 피고인의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 발언 전후 상황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피고인이 '윤락'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여 한 위 발언이 만 16세 또는 만 17세인 여학생들 또는 남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수준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⑤ 교사인 피고인이 학생들을 상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발언을 한 것은 변화하는 시대에서 요구되는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경솔하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평가할 수는 있으나, 이를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난다거나 사회 윤리적 비난가능성이 매우 높은 정도에 이르렀다고까지 평가하기는 어려운 점을 이유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한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각 언행이 객관적으로 보아 만 16세 또는 만 17세인 여학생들 또는 남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말로서 피해아동들의 건강·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 발달 및 건전한 성적 가치관의 형성을 저해할 정도 혹은 그러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을 발생시킬 정도에 이르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면밀히 검토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나.항과 같이 발언한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위와 같은 발언의 직접 상대방이 남학생이었다는 사정은 피고인의 발언으로 인하여 학생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는지 여부와는 무관한 사정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김진만
판사 이화진
판사 김다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