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인터넷 링크를 하는 행위가 구 저작권법에 정한 복제, 전송 및 전시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2] 구 저작권법 제12조 제2항 본문에서 규정한 ‘저작물을 이용’한다는 것의 의미
[3]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된 경우, 온라인서비스제공자에게 위 게시물을 직접 게시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
참조판례
[1]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77405 판결 (공2010상, 15) [3]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공2009상, 626)
원고, 상고인
원고
피고, 피상고인
엔에이치엔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남문기외 2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직접 침해행위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의 부담 여부에 관하여
가. 복제권, 전송권 및 전시권 침해 여부
구 저작권법(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2조 제14호 는 ‘복제’는 인쇄·사진·복사·녹음·녹화 그 밖의 방법에 의하여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을 말하며, 같은 조 제9의2호 는 ‘전송’은 일반공중이 개별적으로 선택한 시간과 장소에서 수신하거나 이용할 수 있도록 저작물을 무선 또는 유선통신의 방법에 의하여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한편 구 저작권법은 같은 법 제19조 소정의 ‘전시’에 관하여는 별도의 정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그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위 법조에서 말하는 ‘전시’는 미술저작물·건축저작물 또는 사진저작물(이하 ‘미술저작물 등’이라 한다)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 등의 유형물을 일반인이 자유로이 관람할 수 있도록 진열하거나 게시하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그런데 이른바 인터넷 링크(Internet link)는 인터넷에서 링크하고자 하는 웹페이지나, 웹사이트 등의 서버에 저장된 개개의 저작물 등의 웹 위치 정보 내지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하여, 비록 인터넷 이용자가 링크 부분을 클릭함으로써 링크된 웹페이지나 개개의 저작물에 직접 연결한다 하더라도, 이는 구 저작권법 제2조 제14호 에 규정된 ‘유형물에 고정하거나 유형물로 다시 제작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또한 저작물의 전송의뢰를 하는 지시 또는 의뢰의 준비행위로 볼 수 있을지언정 같은 조 제9의2호 에 규정된 ‘송신하거나 이용에 제공하는 것’에 해당하지 아니함은 물론, 같은 법 제19조 에서 말하는 ‘유형물을 진열하거나 게시하는 것’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링크를 하는 행위는 구 저작권법이 규정하는 복제, 전송 및 전시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8다77405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온라인서비스제공자로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인 피고의 웹사이트를 개설·운영하고 있는 피고가 전자게시판 서비스, 이미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회원인 이용자들이 ‘블로그’, ‘카페’, ‘포토앨범’ 게시판에 올린(upload) 이 사건 사진(원고 사진의 복제물이다)에 관하여, 그 썸네일 이미지(thumbnail image, 이하 이미지 또는 그 전자파일을 ‘이미지’라고만 한다)를 원래의 이미지가 저장된 주소에 연결(link)하는 방법으로 그 판시의 상세보기 이미지를 제공하였다는 사유만으로는 원고의 복제권, 전송권 및 전시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와 같은 원심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구 저작권법상의 복제권, 전송권 및 전시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성명표시권 침해 여부
구 저작권법 제12조 제1항 은 ‘저작자는 저작물의 원작품이나 그 복제물에 또는 저작물의 공표에 있어서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본문은 ‘저작물을 이용하는 자는 그 저작자의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는 때에는 저작자가 그의 실명 또는 이명을 표시한 바에 따라 이를 표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법률조항의 입법 취지나 관련 법규정 등에 비추어 볼 때 구 저작권법 제12조 제2항 본문에서 규정한 ‘저작물을 이용’한다고 함은 같은 법에서 저작자의 권리로서 보호하는 복제, 전송, 전시 등과 같은 방식으로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가 이 사건 사진을 구 저작권법에서 저작자의 권리로서 보호하는 복제, 전송, 전시 등과 같은 방식으로 이용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피고가 위 사진에 대한 원고의 성명표시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성명표시권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2. 방조책임의 부담 여부에 관하여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온라인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한 인터넷 게시공간에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게시물이 게시되었고 그 검색 기능을 통하여 인터넷 이용자들이 위 게시물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곧바로 위 서비스제공자에게 저작권 침해 게시물에 대한 불법행위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다만 저작권 침해 게시물이 게시된 목적, 내용, 게시기간과 방법, 그로 인한 피해의 정도, 게시자와 피해자의 관계, 삭제 요구의 유무 등 게시에 관련한 쌍방의 대응태도, 관련 인터넷 기술의 발전 수준, 기술적 수단의 도입에 따른 경제적 비용 등에 비추어, 위 서비스제공자가 제공하는 인터넷 게시공간에 게시된 저작권 침해 게시물의 불법성이 명백하고, 위 서비스제공자가 위와 같은 게시물로 인하여 저작권을 침해당한 피해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게시물의 삭제 및 차단 요구를 받은 경우는 물론, 피해자로부터 직접적인 요구를 받지 않은 경우라 하더라도 그 게시물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게시물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나며, 또한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게시물에 대한 관리·통제가 가능한 경우에는, 위 서비스제공자에게 그 게시물을 삭제하고 향후 같은 인터넷 게시공간에 유사한 내용의 게시물이 게시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의무가 있으므로 ( 대법원 2009. 4. 16. 선고 2008다53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를 위반하여 게시자의 저작권 침해를 용이하게 하는 경우에는 위 게시물을 직접 게시한 자의 행위에 대하여 부작위에 의한 방조자로서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펴보면, 원고 사진의 복제물인 이 사건 사진의 내용, 일반 인터넷 이용자들의 전자게시판 서비스 등의 이용실태, 관련 인터넷 기술의 발전 수준 등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들에 의하면,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와 인터넷 이용이 대중화되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개인이나 동호인별 게시공간을 개설한 다음 스스로 촬영한 사진 등을 게시함으로써 회원들 상호간에 이를 자유로이 공유·교환하는 문화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피고로서도 저작권에 관한 아무런 표시가 없는 이 사건 사진이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인지 여부를 쉽게 알 수 없었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저작권 침해 게시물을 자동적으로 걸러내는 기술적 수단도 없었던 것으로 보이고, 그 밖에 피고가 회원들의 ‘블로그’, ‘카페’, ‘포토앨범’ 게시판에 이 사건 사진이 게시된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거나 그 존재를 인식할 수 있었음이 외관상 명백히 드러난다고 볼 만한 사정을 기록상 찾아 볼 수도 없어, 원고의 요청이 없더라도 이 사건 사진을 삭제하거나 그 게시를 차단할 의무가 있었다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피고가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하여 그 회원들의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었다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에서 피고에게 방조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자로서의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본 원심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방조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3. 사용자책임의 부담 여부에 관하여
불법행위에 있어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려면 사용자와 불법행위자 사이에 사용관계 즉 사용자가 불법행위자를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가 있어야 하는바( 대법원 1999. 10. 12. 선고 98다62671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피고가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이용자들을 실질적으로 지휘·감독하는 관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에서 피고로서는 회원들의 저작권 침해행위에 대하여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였음은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의 주장과 같은 사용자책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
4.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사진에 대한 복제권 등 침해로 인한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부정하였으므로, 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됨을 전제로 하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