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피치료감호청구인을 치료감호에 처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 겸 피치료감호청구인(이하 ‘피고인’이라고만 한다)에게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음에도 제1심은 이를 인정하여 판시와 같은 살인미수죄를 유죄로 판단함으로써 사실오인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심신미약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술에 취하여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
다. 양형부당 제1심이 선고한 형(징역 3년 6월, 몰수)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 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제1심은, 그 거시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범행의 도구인 부엌칼은 그 칼날 길이가 19cm에 달하여 사람을 죽이거나 치명상을 가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 점, ② 피고인은 위 부엌칼로 피해자의 명치 및 배 부위를 찔러 피해자에게 간과 대망(위 근처에 있는 기름조직)에 깊이 6~7cm 의 자상을 가하였는바, 간 부위에 대량출혈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이 상당하였고 부엌칼로 사람의 복부를 찌를 경우 생명의 유지에 필수적인 기관들이 손상되거나 과다출혈 등으로 사망의 결과에 이를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것을 피고인으로서는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던 점, ③ 피해자의 오른팔에 생긴 상처는 피고인이 부엌칼로 피해자의 명치 및 배 부위를 찌른 후 재차 피해자의 목 부위를 찌르려고 하자 피해자가 이를 막아내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범행이 비록 순간적인 충동에 의하여 우발적으로 일어난 것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가 사망할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에게는 적어도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