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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지방법원 2012. 11. 15. 선고 2012구합2468 판결
[기타(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미간행]
원고

원종시장정비사업조합설립추진위원회

피고

경기도지사

변론종결

2012. 10. 11.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09. 11. 20. 원고에 대하여 한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선정 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주1) .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부천시장은 2006. 8. 25. 사유지인 부천시 (주소 생략) 토지에 있는 원종시장을 구 재래시장 육성을 위한 특별법(2006. 4. 28. 법률 제7945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재래시장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나목 에 따른 인정시장으로 지정하였다.

나. 원종시장에서의 시장정비사업을 추진하기 위하여 설립된 원고는 2006. 10. 12. 부천시장으로부터 그 설립을 승인받은 다음, 같은 날 부천시장에게 구 재래시장법의 관련규정에 따라 원종시장을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으로 추천해 달라는 신청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신청’이라 한다).

이에 부천시장이 2006. 10. 27. 피고에게 원종시장을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으로 추천하였으나, 피고는 2007. 4. 26. 부천시장에게 추가 검토 후 재신청할 것을 요구하면서 추천서류 일체를 반환하였고, 부천시장은 보완작업을 거친 후 2008. 10. 23. 다시 피고에게 원종시장을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으로 추천하였다.

다. 한편 구 재래시장법은 2006. 4. 28. ‘재래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으로 전면 개정되고 이는 이 사건 신청 후인 2006. 10. 29.부터 시행되었는데(이하 위 개정 법률을 ‘개정 재래시장법’이라 한다), 개정 재래시장법 제31조 제1항 단서(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에는 구 재래시장법에 없던 내용, 즉 인정시장이 시장정비사업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 사업구역 안의 국·공유지 면적이 전체 토지 면적의 1/2 이상이어야 한다는 내용이 신설되었다.

라. 위와 같은 부천시장의 재추천에 따라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의 선정 및 그 사업추진계획의 승인에 관한 안건을 심의한 경기도시장정비사업심의위원회는 2009. 11. 2. 상가활성화 계획 및 임차상인 보상계획이 미흡하다는 등의 이유로 부결하였고, 피고는 2009. 11. 20. 부천시장을 통하여 원고에게 위와 같은 심의결과 및 그 이유를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이후 원고는 2010. 1. 8. 피고에게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하였으나, 피고는 2010. 1. 28. 부천시장을 통하여 원고에게 ‘경기도시장정비사업심의위원회에서는 동일 안건에 대해 재심의를 할 수 없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바. 이에 원고는 2010. 2. 2.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1. 11. 15. 그 심판청구를 기각하면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본문내 포함된 표
이 사건 조항에 의하면 인정시장이 시장정비사업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 사업구역 안의 국·공유지 면적이 전체 토지 면적의 1/2 이상이어야 하는데 원종시장은 이러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시장정비사업계획의 내용이 적정한지와 관계없이 이 사건 처분이 위법·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가 구 재래시장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신청을 하였으므로, 그 후에 개정 재래시장법이 시행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이 사건 신청에 대한 처분을 할 때에는 구 재래시장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랐어야 한다.

설령 피고가 당시 시행 중이던 개정 재래시장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처분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개정 재래시장법에 신설된 이 사건 조항은 원고의 권익을 소급하여 제한하는 것이어서 원고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원고에게 적용될 수 없는 법률에 근거한 것이어서 위법하다.

2) 피고는 이 사건 처분 전에 개정 재래시장법이나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요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 없이 구 재래시장법에 근거하여 여러 차례 원고에게 보완을 요구함에 따라 원고는 많은 비용을 들여 그 보완요구에 응하여 왔는데, 갑자기 피고가 이 사건 조항에서 정한 요건의 미비를 이유로 이 사건 신청을 거부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반된다.

나.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원고의 첫 번째 주장에 대하여

가) 행정처분은 그 근거 법령이 개정된 경우에도 경과규정에서 달리 정함이 없는 한 처분 당시 시행되는 개정 법령과 그에 정한 기준에 의하는 것이 원칙인바(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8두9324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이 사건 신청 이후 시행된 개정 재래시장법이 구 재래시장법에 따른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의 선정 신청 내지 그 추천에 관하여 어느 법을 적용할지 달리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피고는 개정 재래시장법에 근거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할 수 있고, 달리 아래에서 보듯이 구 재래시장법의 존속에 대한 원고의 신뢰가 개정 재래시장법의 적용에 관한 공익상의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가 있다고 인정되지도 않는다.

나) 한편 개정 재래시장법에 신설된 이 사건 조항에 따라 그 부지 중 국·공유지 면적이 전체 부지 면적의 1/2에 미치지 못하는 인정시장의 경우 시장정비사업의 대상으로 지정될 수 없게 되었으므로, 그 부지 전부가 사유지인 원종시장에 대하여 시장정비사업을 실시하고자 하는 원고의 입장에서는 이 사건 조항이 신설됨으로써 법률이 불이익한 방향으로 개정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신청에 따른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의 선정과 관련된 사실관계나 법률관계는 개정 재래시장법이 시행되기 전에 이미 완성되거나 종료되지는 않았으므로 개정 재래시장법은 이른바 부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하는데, 아래 사정들을 고려할 때 개정 재래시장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공익이 구 재래시장법의 존속에 대한 신뢰보다 보호가치가 더 크므로 개정 재래시장법은 소급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었다고 할 수 없다.

① 구 재래시장법 및 그 시행령의 관련 규정들에는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 선정의 요건 및 그 사업계획 승인의 심사기준이 추상적으로만 정해져 있을 뿐이므로, 시·도지사로서는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의 선정 및 그 사업계획의 승인에 있어 비교적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진다고 볼 수 있고, 반면 원고는 시장·군수·구청장을 통한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 선정의 신청권만을 가지고 있을 뿐이므로, 구 재래시장법이 시행되던 기간 중 원고가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 선정과 관련하여 어떠한 직접적·확정적인 권리를 가지고 있던 것은 아니다.

② 더욱이 개정 재래시장법은 개정 후 그 시행시기를 6개월 동안 유예함으로써 원고를 비롯한 국민들로 하여금 개정 재래시장법의 규정을 숙지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시간을 부여하였으므로 원고도 이 사건 신청을 하기 전에 개정 재래시장법의 내용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 나아가 원고는 개정 재래시장법의 시행일에 임박하여 구 재래시장법에 따라 이 사건 신청을 하였는데,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의 선정절차에 통상적으로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할 때 개정 재래시장법의 시행 전에는 이 사건 신청에 따른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의 선정절차가 사실상 완료될 수 없다는 것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

③ 반면 개정 재래시장법이 이 사건 조항을 신설하여 인정시장에 대하여 시장정비사업 대상의 범위를 축소한 것은 인정시장이 대체로 골목형 시장 등 소규모인 상황에서 지역주민이 재개발·재건축을 원할 경우 시장·군수·구청장이 시장정비사업의 승인추천을 거부하기 곤란하고, 그 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도시의 난개발 및 시장 인근 주민과의 마찰이 발생하는 문제점을 완화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공익상 필요가 인정된다.

다) 따라서 원고의 첫 번째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고의 두 번째 주장에 대하여

가) 일반적으로 행정상의 법률관계에 있어서 행정청의 행위에 대하여 신뢰보호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첫째 행정청이 개인에 대하여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인 견해표명을 하여야 하고, 둘째 행정청의 견해표명이 정당하다고 신뢰한 데에 대하여 그 개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어야 하며, 셋째 그 개인이 그 견해표명을 신뢰하고 이에 상응하는 어떠한 행위를 하였어야 하고, 넷째 행정청이 위 견해표명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그 견해표명을 신뢰한 개인의 이익이 침해되는 결과가 초래되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위 견해표명에 따른 행정처분을 할 경우 이로 인하여 공익 또는 제3자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어야 한다( 대법원 2006. 6. 9. 선고 2004두46 판결 등 참조).

나) 그런데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적극적으로 이 사건 신청과 관련하여 구 재래시장법을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적은 없고 단지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 지정에 필요한 여러 요건들을 심사·검토하는 과정에서 원고에게 필요한 자료 제출 등을 요구하였을 뿐이라는 것인데, 이러한 피고의 행동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신청에 대하여 구 재래시장법을 기준으로 심사·검토하고 있는지 아니면 개정 재래시장법을 기준으로 심사·검토하고 있는지 명확히 드러나지 않으므로, 피고가 그 적용법령에 관하여 어떠한 공적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이 사건 신청과 관련하여 개정 재래시장법이 적용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하므로 설령 원고가 피고의 위와 같은 행동을 통해 이 사건 신청과 관련하여 구 재래시장법이 적용된다고 신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신뢰에는 원고의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 결국 이 사건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이와 다른 원고의 두 번째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관계 법령 생략]

판사 장준현(재판장) 황재호 김이경

주1) 이 사건 소장의 청구취지에는 “피고가 2009. 11. 20. 원고에 대하여 한 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 불승인 이의신청 기각결정을 취소한다”고 기재되어 있지만, 아래에서 보듯이 청구취지 기재 ‘시장정비사업추진계획 불승인’은 관계법령상의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선정 거부처분’을 의미하고 그 처분일은 2009. 11. 20.인데, 원고는 청구취지에서 취소의 대상으로 삼은 처분의 일자를 ‘2009. 11. 20.’로 특정한 점, 한편 피고가 청구취지에 기재된 원고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날은 2010. 1. 8.이고 관계법령상 이의신청에 관한 규정이 없으므로 청구취지에 기재된 ‘이의신청 기각결정’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별도의 처분으로 보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소로써 다투고자 하는 처분은 피고의 2009. 11. 20.자 시장정비사업시행구역선정 거부처분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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