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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8. 12. 30. 선고 2008나9503 판결
[손해배상(기)및부당이득반환청구의소][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최병철)

피고, 항소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강남종합 담당변호사 이교림)

변론종결

2008. 11. 28.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한다.

2.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 1, 2(대법원 판결의 소외 2)와 연대하여 원고에게 2,2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02. 3. 16.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고가 제1심에서 피고에 대하여 22억원의 지급을 구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① 기망에 의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② 부당이득반환청구, ③ 반환약정에 의한 청구를 주장하였는데, 제1심 법원은 그 중 반환약정에 의한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를 기각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이 법원의 심판대상은 위 반환약정에 의한 청구 부분에 한정된다.

2. 기초사실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3. 당사자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피고에게 구권 화폐 교환 명목으로 합계 22억원(2000. 3. 28. 5억원 + 2000. 4. 2. 5억원 + 2000. 5. 25. 10억원 + 2002. 3. 16. 12억원 중 반환받지 못한 2억원)을 교부해 주었는데, 그 후 피고가 2005. 2. 5.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위 22억원을 반환해 주기로 약속하였고, 특히 2005. 6. 9.에는 직접 ‘변제확약서(갑 제20호증)’를 작성해 주면서 이를 반환해 주기로 약정하였므로, 피고는 위 반환약정에 따라 위 22억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원고는 2004. 5.경부터 피고에게 위 22억원의 반환을 요구하면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하였는데, 이에 피고는 2005. 2. 5. 원고가 더 이상의 폭력행위를 중단하고 정치자금 문제로 물의를 일으키지 않을 것을 조건으로 원고에게 원금을 반환하겠다는 제의를 하였으나, 원고가 도리어 250억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함에 따라 반환약정이 성립되지 않았으며, 2005. 6. 9.자 반환약정은 원고의 폭행, 협박, 감금 등으로 인한 강박상태에서 한 것으로 이미 이를 취소하여 그 효력이 없고, 설사 위 반환약정이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불법구권화폐 취득이라는 불법적 목적으로 금원을 제공한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반환 약정에 따른 반환을 청구하는 것도 불법원인급여에 대한 반환을 구하는 것이 되어 허용되지 않는다.

4. 판단

가. 원고가 피고에게 지급한 금원(32억원)의 성격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제1심 판결 이유 7면 아래에서 2행부터 9면 아래에서 3행까지의 ‘(가) 원고가 지급한 32억원의 성격’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약정금 지급의무의 발생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금원을 반환해 주겠다는 취지의 서신을 보낸 사실 및 갑 제25, 26, 29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및 당심 증인 소외 6의 각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는 위 22억원을 반환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표시했을 뿐만 아니라 특히 2005. 6. 9.에는 ‘변제확약서’ 작성을 통해 위 금원을 지급하겠다는 명시적인 약정을 하였으므로, 피고는 위 약정에 따라 원고에게 위 22억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1) 강박에 의한 취소 주장

이 법원에서 이 부분에 관하여 설시할 이유는, 당심에서 추가 제출된 증거로서 원고의 강박행위를 인정하기에 부족한 당심 증인 소외 3의 증언을 배척하는 이외에는 제1심 판결 이유 10면 아래에서 4행부터 11면 14행까지의 해당 부분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2) 불법원인급여에 관한 주장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여 재산을 급여하거나 노무를 제공한 때에는 민법 제746조 에 의하며 그 이익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으며, 나아가 그 급여물 내지 이에 갈음하여 다른 이익을 반환해 주기로 약정한 경우 그 약정 또한 결국 불법원인급여물의 반환을 구하는 범주에 속하는 것으로서 무효이다( 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51994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제1심 공동피고 2의 소개로 구 정치권이 불법으로 조성한 비자금인 구권화폐와의 교환 명목으로 피고에게 위 22억원을 지급한 것으로서 이는 그 목적이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위 제1심 공동피고 2는 자신이 직접 구권화폐 교환을 시도해 보겠다며 피고로부터 비용조로 금원을 가져가기도 하였는데 결국 이를 성사시키지 못하였고 피고 역시 달리 구권화폐 교환을 위한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가 그 무렵인 2003. 5.경부터 원고에게 위 22억원을 반환해 주겠다는 취지의 서신을 보낸 점 등에 비추어 피고는 구권화폐 교환이라는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더 이상 위 금원을 보유할 수 없게 되자 어쩔 수 없이 위 반환 약정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이므로 위 반환 약정에 이르게 된 경위 등을 종합해 보면 위 반환 약정에 기한 이 사건 청구 또한 불법원인급여물의 반환을 구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현수(재판장) 윤성식 김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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