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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고등법원 2014.10.31. 선고 2014누21578 판결
지원공상군경처분취소
사건

2014누21578 지원공상군경처분취소

원고피항소인

A

피고항소인

부산지방보훈청장

제1심판결

부산지방법원 2014. 6. 20. 선고 2013구합21336 판결

변론종결

2014. 10. 10.

판결선고

2014. 10. 31.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3. 9. 10. 원고에게 한 지원공상군경결정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1973. 7. 7. 육군에 입대하여 2008. 9. 30. 육군 준위로 전역하였다.

나. 원고는 2011. 7. 21. 피고에게 "원고가 1973. 8.경 육군 제2하사관학교에서 훈육을 받던 중 중대장 등으로부터 각목으로 눈 및 머리를 다쳤고, 그로 인하여 왼쪽 눈에 외상성 백내장(이하 '이 사건 상이'라 한다) 진단을 받게 되었다"라고 주장하면서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하였고, 피고는 2011. 12. 26. 원고에게 이 사건 상이의 발병이 군 공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등록을 거부하는 처분(이하 '종전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부산지방법원 2012구합2123호로 종전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2. 11. 8. 원고의 군 공무수행과 이 사건 상이의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됨을 이유로 종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위 판결은 2013. 6. 5. 피고의 항소가 기각(부산고등법원 2012누3880호)되고 피고가 상고하지 않음으로써 2013. 6. 26.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사건 확정판결'이라 한다).

라. 이에 피고는 다시 보훈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3. 9. 10, 원고에게 "조교 허락 하의 음주라고는 하나, 훈련병으로서 금지되어 있는 음주가 구타의 주요원인으로 확인되는바, 이 사건 상이는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이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경합되어 발생한 것'임을 전제로 원고를 구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2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73조의2 제1항의 지원공상군경의 요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결정한다는 내용의 지원공상군경결정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가)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국가유공자등록거부처분이 부산지방법원 2012구합2123판결로 취소되어 확정되었음에도 원고를 국가유공자로 등록하지 않고 지원공상군경으로 인정한 것은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어 위법하다.

나) 그렇지 않더라도, 원고가 소속 부대 상관인 중대장으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과정에서 이 사건 상이를 입은 것에 대하여 원고에게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지원공상군경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2) 피고의 주장

원고가 중대장으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은 원고가 훈련병에게 금지된 음주를 하였고 이에 대한 중대장의 추궁에 거짓말을 하였기 때문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상이를 입게 된 데에 원고의 과실이 경합된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원고가 조교의 허락 하에 음주하였을 뿐 강요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음주한 것이 아닌 이상 불가피한 사유도 없다고 보아야 하며, 이에 더해 법 제73조의2가 규정하고 있는 지원공상군경제도의 취지 등을 고려하면, 원고를 지원공상군경으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저촉되는지 여부

군복무 중 상이를 입은 경우 상이를 입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교육훈련 또는 직무수행과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하여 그것만으로 언제나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 등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거기에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 경합되었다는 등 법 제73조의2가 정한 사유가 존재할 경우에는 지원대상자 및 그 유족 등으로 인정될 수 있을 뿐이며, 국가보훈처장은 국가유공자 및 그 유족 등의 등록신청을 받으면 국가유공자 또는 지원대상자 및 그 유족 등으로 인정할 수 있는 요건을 확인한 후 그 지위를 정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법 제6조 제2항).

따라서 처분청으로서는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에 대하여 단지 본인의 과실이 경합되어 있다는 등의 사유만이 문제가 된다면 등록신청 전체를 단순 배척할 것이 아니라 그 신청을 일부 받아들여 지원대상자로 등록하는 처분을 하여야 할 것이고, 그럼에도 처분청이 등록신청을 전부 배척하는 단순 거부처분을 하였다면 이는 위법하여 그 처분 전부가 취소될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군복무 중의 직무수행과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국가유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등록신청을 배척한 단순 거부처분은 상이를 입게 된 것이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인한 것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취소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그 처분의 취소가 곧바로 국가유공자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 수는 없고,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인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국가유공자 또는 지원대상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3두240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종전 처분이 원고의 군 복무 중 직무수행과 이 사건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음을 이유로 원고의 국가유공자등록신청을 단순 거부한 것이고, 이 사건 확정판결은 그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종전 처분을 전부 취소한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사건 확정판결에 의한 종전 처분의 취소가 곧바로 원고가 국가유공자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인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국가유공자 또는 지원대상자로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확정판결의 취지에 따라 원고의 군 복무 중 직무수행과 이 사건 상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만, 이 사건 상이에 '불가피한 사유 없이 원고의 과실이 경합'된 것으로 판단하여 원고를 지원공상군경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이 사건 처분을 한 것이 이 사건 확정판결의 기속력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지원공상군경 요건 해당 여부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공상군경 등에 대한 보상 규정인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73조의2 제1항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의 공상군경 등에 해당하는 자 중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인하여 사망 또는 상이를 입은 자를 국가유공자에서 제외하되 국가유공자에 준하여 물질적으로 보상하고자 마련된 규정이고(대법원 2011. 3. 10. 선고 2010두23309 판결 등 참조), 그 상이가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로 입은 것'이라는 사정, 즉 지원대상자 요건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국가유공자 등록신청에 대하여 지원대상자로 등록하는 처분을 하는 처분청이 증명책임을 진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1두26589 판결 등 참조).

갑 제1호증의 1, 갑 제3호증, 갑 제4호증의 1, 3, 을 제1호증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1973. 8.경 교육생으로서 야간에 독도법 교육을 받고 중대로 복귀하던 중 다른 교육생들과 함께 조교의 허락을 받아 음주를 한 사실, 소속 중대장은 교육생들의 음주 사실을 알게 되자 1소대 선임 하사 국장인 원고를 비롯한 선임 하사 부국장 등 교육생들 대표를 불러 음주사실을 추궁한 사실, 불려간 교육생들이 술을 마시지 않았다고 하자 중대장은 실제 술을 먹고 적발된 사람이 있는데 거짓말을 한다고 화가 나서 야구방망이나 각목으로 교육생들을 찌르거나 구타한 사실, 원고는 그 과정에서 머리와 왼쪽 눈을 각목으로 찔려 왼쪽 눈꺼풀 상단이 약 1cm 찢어지는 등 상처를 입은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 및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중대장은 음주를 한 교육생들 전원을 불러서 폭행한 것이 아니라 원고 등 대표 교육생들을 불러 음주사실을 추궁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 등이 거짓말을 하였다는 이유로 화를 참지 못하고 원고 등을 구타하였으므로, 원고가 음주를 한 것을 폭행의 직접적인 이유로 보기 어려운 점, ② 비록 원고가 중대장의 추궁에 대해 사실대로 이야기를 하지 않고 거짓말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추궁 내지는 질책행위가 통상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을 넘어 각목과 야구방망이 등을 사용한 일방적인 구타행위로까지 나아간 점, ③ 원고가 중대장으로부터 구타를 당한 것이 1973. 8.경으로 당시 시대적 · 상황적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중대장의 각목과 야구방망이 등을 사용한 일방적인 구타행위는 정당화되기 힘든 점, ④ 원고는 상관인 중대장의 구타를 피할 방법도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원고가 중대장의 구타행위에 대해 물리적으로 저항하는 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상이를 입게 된 것이라는 등 이 사건 상이의 발생과정에 원고의 직접적인 행위가 개입되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는 점, ⑥ 비록 1997. 1. 13. 법률 제5291호로 법이 개정되면서 지원공상군경 제도가 도입된 취지는 "군인·경찰 기타 공무원의 경우 폭행·교통사고 등으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상이를 입은 때에도 국가유공자로 하고 있으나, 앞으로는 이들을 국가유공자와 구분하여 물질적 보상만 행함으로써 국가유공자의 위상을 높이기 위함"이지만(정부의 개정안 제안이유), 그 적용요건은 법에 규정된 바에 따라 "불가피한 사유 없이 본인의 과실이나 본인의 과실이 경합된 사유"가 있는 지 여부이므로 위 요건을 기준으로 지원공상군경 해당여부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점[위 제안이유에서 지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1. 9. 15. 법률 제11041호로 법이 개정되면서 국가유공자가 될 수 있는 공상군경을 "국가의 수호·안전보장 또는 국민의 생명·재산 보호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직무수행이나 교육훈련 중 상이(질병을 포함한다)를 입고 전역하거나 퇴직한 사람"으로 제한하고, 위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 보훈보상대상자를 지원하기 위하여 2011. 9. 15. 법률 제11042호로 보훈보상대상자 지원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다(2012. 7. 1. 시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고가 중대장으로부터 구타를 당하여 이 사건 상이를 입은 것에 원고의 과실이 개입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상이를 입은 것에 불가피한 사유 없이 원고의 과실이 경합하였음을 이유로 원고를 지원공상군경으로 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고,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제1심 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박효관

판사 장수영

판사 황인성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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