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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0. 5. 30. 선고 98다47443 판결
[수입신용장대금][공2000.7.15.(110),1522]
판시사항

[1] 취소불능 화환신용장에 부가된 "최종매수인이 선하증권의 선적일로부터 75일 내에 신용장에 언급된 상품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인수된 어음과 서류들은 만기일에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특수조건이 신용장 첨부서류에 의하여 조건의 성취 여부를 판정할 수 없는 비서류적 조건에 해당하지만 사적자치의 원칙상 유효하다고 한 사례

[2] 취소불능 화환신용장에 부가된 "최종매수인이 선하증권의 선적일로부터 75일 내에 신용장에 언급된 상품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인수된 어음과 서류들은 만기일에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특수조건의 의미는 문언 그대로 그 조건이 불성취되는 경우 신용장개설은행은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지 상당 기간 그 지급 만기를 연장할 권한을 유보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취소불능 화환신용장에 부가된 "최종매수인이 선하증권의 선적일로부터 75일 내에 신용장에 언급된 상품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인수된 어음과 서류들은 만기일에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특수조건이 신용장 첨부서류에 의하여 조건의 성취 여부를 판정할 수 없는 비서류적 조건에 해당하지만 사적자치의 원칙상 유효하다고 한 사례.

[2] 취소불능 화환신용장에 부가된 "최종매수인이 선하증권의 선적일로부터 75일 내에 신용장에 언급된 상품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인수된 어음과 서류들은 만기일에 지급하지 않는다."라는 특수조건의 의미는 문언 그대로 그 조건이 불성취되는 경우 신용장개설은행은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는 것이지 상당 기간 그 지급 만기를 연장할 권한을 유보한 것에 불과하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주식회사 대구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우방 담당변호사 윤호일 외 10인)

피고,상고인

주식회사 한일은행의 소송수계인 주식회사 한빛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미합동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유경희 외 8인)

피고보조참가인

효성 아메리카 인코포레이티드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 담당변호사 강종구 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 및 피고보조참가인의 각 상고이유를 함께 본다.

1.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신용장상의 특수조건 (5)항의 유효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단하였다.

즉, 제4차 신용장 통일규칙에서 신용장의 조건을 서류적 조건으로 한정하고 있지 않아 모든 비서류적 조건이 반드시 무효이거나 무시되어야 한다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신용장 통일규칙 제3조, 제4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신용장의 독립성의 원칙, 제10조에서 신용장 대금의 지급 등은 원칙적으로 제시된 서류가 신용장 조건에 일치하는지 여부에만 의존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신용장의 비서류적 조건의 내용은 명확하여야 할 뿐만 아니라 신용장의 기능을 본질적으로 저해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되고, 적어도 그 조건의 성취 여부가 신용장의 수익자 또는 매입은행의 책임 하에 있거나 통제 가능한 경우에 한하는 등으로 제한적으로 인정되어야 하며, 신용장에 불명료한 점이 있는 경우에 그로 인한 불이익은 신용장개설은행이 부담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에 어긋나는 신용장의 조건은 위 신용장통일규칙 하에서 무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신용장의 문면이나 형식 등에 비추어 취소불능의 화환신용장임에 틀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최종매수인이 선하증권의 선적일로부터 75일 내에 신용장에 언급된 상품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인수된 어음과 서류들은 만기일에 지급되지 않는다."라는 특수조건을 부가한 것은, 위 조건의 내용이 최종매수인이라고 할 수 있는 신용장개설의뢰인의 의사에 따라 좌우될 여지가 있는 상품대금 지급의 유무만을 문제삼을 뿐 그 지급을 할 수 없는 사유, 예를 들어 수출상품의 품질이 계약의 내용과 다르다거나 약정된 기일 내에 상품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유에 관한 객관적인 기준을 결여하고 있어 그 내용이 반드시 명확하다고 할 수 없고, 또 이 때의 법률적인 효과가 만약 신용장개설은행인 피고 은행의 신용장대금의 지급거절이라면, 취소불능신용장이야말로 신용장개설의뢰인의 신용과는 관계없이 신용장개설은행의 신용으로 매입은행 등이 수출업자에게 그 대금을 어음할인 등의 방법으로 지급하게 하여 수출업자의 금융의 편의를 도모함과 함께 매입은행에 대하여 그 지급을 확약하는 것인데, 이와는 달리 이 사건 신용장은 분명 취소불능신용장임에도 신용장개설의뢰인의 대금지급 여부에 신용장 대금의 지급 여부가 좌우되는 것이 되어 신용장 본래의 기능이 완전히 말살되는 동시에 신용장개설은행은 취소불능신용장을 발행하여 놓고는 거기에 다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하나의 조건을 삽입하여 신용장개설은행으로서의 의무를 회피하려는 것으로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도 반하게 된다 할 것이며, 나아가 이 사건 특수조건의 성취에 관하여 수익자나 매입은행이 전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는 반면 신용장개설의뢰인의 의사에 좌우될 여지가 있는 것이므로, 이 사건에서 문제된 특수조건 (5)항은 무시되어야 할 조건이다.

나아가 가사 위 특수조건 (5)항을 유효한 조건으로 본다고 하더라도, 피고 은행이 원고 은행에게 화환어음 및 선적서류들의 인수사실 및 만기일을 통보하였던 점, 최종매수인이 기일 내에 상품대금을 납입하지 못하자 피고 은행은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하지 않고 오히려 원고 은행에 이 사건 신용장의 특수조건 (5)항에 기하여 화환어음 및 선적서류들의 만기를 연장하여 줄 것을 요청하여 만기가 연장되었던 점 및 한국은행 은행감독원장은 전 금융기관에 대하여 이러한 특수조건은 신용장의 본질에 저촉되거나 해석상 혼란의 소지가 있으므로 신용장에 위와 같은 특수조건을 부여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던 점에 비추어, 위 특수조건 (5)항은 신용장개설은행을 위한 신용장대금지급의무의 면제를 위한 조건이 아니라 오히려 최종매수인이 기일 내에 물품대금을 입금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단지 피고 은행이 상당한 기간 그 지급 만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권한을 유보한 조건에 불과하다고 봄이 상당할 것인데, 이 사건의 경우 문제된 거래는 모두 그 만기가 상당한 기간 연장되었으므로 피고 은행은 더 이상 위 특수조건 (5)항을 들어 신용장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먼저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피고보조참가인의 신용장 개설의뢰에 따라 소외 주식회사 코드(이하 '코드'라 한다)를 수익자로 하여 개설한 이 사건 신용장에는 최종매수인이 선하증권의 선적일로부터 75일 내에 신용장에 언급된 상품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인수된 어음과 서류들은 만기일에 지급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특수조건 (5)항이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신용장에 위와 같은 특수조건 (5)항이 삽입된 것은 코드가 미국 회사인 소외 웨어훼브 인코퍼레이티드(이하 '웨어훼브'라고 한다)에게 벨벳 등의 직물류를 생산 수출함에 있어 그 대금의 지급은 위 웨어훼브가 이를 현지에서 수입 통관하여 판매 수금한 후에 정산하기로 약정되었으나, 당시 한국 정부의 대미 섬유쿼터 운용 효율화를 위한 정책상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은 인기 품목의 경우에는 신용장 및 단순송금방식에 의한 수출만이 허용되고 지급도조건(DP) 및 인수도조건(DA)에 의한 수출은 허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위 웨어훼브의 요청에 따라 신용장개설의뢰인이 된 피고보조참가인이 피고에게 신용장개설을 의뢰함에 있어 위 원래의 대금지급 방법에 관한 약정을 신용장상에서 구현하기 위하여 이 사건 신용장의 수익자인 코드와 개설은행인 피고, 개설의뢰인인 피고보조참가인, 미국 수입회사인 웨어훼브 사이에 합의가 이루어져 위와 같은 특수조건 조항을 삽입하게 된 사실, 한편 이 사건 신용장 특수조건 (1)항 및 (2)항에서는 모든 원본서류들은 각 선적일로부터 2일 내에 개설의뢰인에게 보내야 하고, 같은 취지의 수익자 확인서도 요구되며, 선적서류들의 매입은 사본으로도 가능하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이와 같은 특수조건 (5)항은 비록 신용장 첨부서류에 의하여 조건의 성취 여부를 판정할 수 없는 비서류적 조건에 해당하는 것이지만 그 내용이 신용장 기재의 문언 자체에 의하여 완전하고 명료하다고 할 것이고, 수익자를 포함한 이 사건 신용장 개설 당사자 사이에 그 조건에 따르기로 합의가 성립되어 있으며, 나아가 비록 이 사건 신용장의 수익자인 코드가 위 특수조건 (5)항 조건의 성취에 관하여 책임이 있거나 통제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코드는 이 사건 특수조건 (1)항 및 (2)항에 의하여 선적서류 원본들은 개설의뢰인에게 보내고 개설은행으로 하여금 선적서류 사본에 의한 신용장 거래를 하도록 하는 대신 특수조건 (5)항에 의하여 최종매수인의 상품대금 지급을 신용장 대금 지급의 조건으로 규정하여 개설은행의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신용장 개설시부터 그러한 사정을 알고 이를 용인하면서 이 사건 수출 거래나 신용장 거래에 임하여 온 사정을 알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신용장 개설 및 비서류적 특수조건이 삽입된 경위, 비서류적 특수조건의 내용, 수익자가 그 비서류적 특수조건을 응락하였는지의 여부, 그 특수조건의 성취에 관하여 수익자가 관여할 수 없는 사정을 용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신용장에 부가된 이와 같은 비서류적 특수조건은 신용장의 본질에 비추어 바람직하지 않기는 하지만 사적자치의 원칙상 이를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고 할 것이고, 일단 그 유효성이 인정되는 한 그 이후에 그와 같은 조건의 존재를 인식하거나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던 신용장 매입은행에게도 그 특수조건의 효력은 미친다고 볼 것이다.

따라서 신용장 매입은행인 원고가 이와 같은 특수조건이 성취되었다는 사실을 주장·입증하지 못하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신용장 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할 것이고, 나아가 이처럼 특수조건이 유효하다고 인정되는 한 이에 기하여 피고가 그 특수조건의 불성취를 주장하면서 신용장 대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신의칙이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다.

나.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특수조건 (5)항의 문언 내용 자체에 의하거나, 혹은 이 사건 신용장 거래 당사자들이 위와 같은 내용의 특수조건 조항을 넣게 된 경위, 그리고 특수조건 (1)항 및 (2)항에서 선적서류 원본은 개설의뢰인에게 송부하고 개설은행은 사본만으로 거래하도록 함으로써 물건에 대한 직접적인 권리를 개설은행이 아닌 개설의뢰인이나 수입회사에게 넘긴 이상, 개설은행으로서는 75일의 기간을 허용한 후 그 때까지 자금의 입금이 없으면 신용장 대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것이 형평의 관념에도 부합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위 특수조건 (5)항의 의미는 원래 문언의 취지에 따라 그 조건이 불성취되는 경우 신용장개설은행으로 하여금 신용장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음을 인정하는 특수조건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는 이를 최종매수인이 기일 내에 물품대금을 입금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단지 피고 은행이 상당한 기간 그 지급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을 유보한 조건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신용장 특수조건 (5)항은 무시되어야 할 조건이고, 가사 유효하다고 하더라도 최종매수인이 기일 내에 물품대금을 입금하지 못하는 경우에 대비하여 단지 피고 은행이 상당한 기간 그 지급 만기를 연장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권한을 유보한 조건에 불과한 것인데 문제된 거래에서는 모두 그 만기가 상당 기간 연장되었으므로 피고 은행은 특수조건 (5)항을 들어 신용장 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므로, 이에는 신용장의 비서류적 특수조건의 유효성에 관한 법리오해, 비서류적 특수조건의 내용에 관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서성(재판장) 신성택(주심) 유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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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8.8.19.선고 95나39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