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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법원 2012.7.16.선고 2012고합57 판결
강도살인,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부착명령
사건

2012고합57, 224(병합) 강도살인, 성폭력범죄의 처벌및피해자보호

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

2012 전고 4(병합) 부착명령

피고인겸피부착명령

청구자

A

검사

김지연(기소), 박건영(공판), 김태훈(기소, 공판)

변호인

변호사 B, C(국선)

판결선고

2012. 7. 16.

주문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피고인에 대한 정보를 10년간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공개하고, 고지한다(다만, 공개 및 고지되는 성범죄의 요지는 판시 제2죄에 한한다).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2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의 부착을 명한다. 피부착명령청구자에 대하여 별지 기재와 같이 준수사항을 부과한다.

이유

범죄 사 실

피고인 및 피부착명령청구자(이하 '피고인' 이라 한다)는 2005. 5, 11, 대전지방법원에서 살인미수죄 등으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같은 해 9. 5. 위 판결이 확정된 사람이다. 1. 강도살인

피고인은 2004, 12. 5. 02:00경 대전 서구 D 앞 도로에서, 피해자 E(여, 42세)이 그곳에 주차된 피해자의 F 쏘나타 승용차 안에서 G과 서로 끌어안고 애무를 하는 것을 발견하고 피해자가 G과 불륜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여 이를 빌미로 피해자를 쫓아가 피해자를 협박하여 금품을 강취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04. 12. 5. 02:51 경 대전 동구 H아파트 107동 주차장에서, 피해자에게 다가가 "얘기 좀 하자."라고 말하면서 위 소나타 승용차 조수석에 승차한 다음 피해자에게 "네 연놈들이 하는 것을 다 봤으니 신랑을 내려오라고 해라. 그것을 무마하려면 돈을 내놓아라."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피해자가 완강히 저항하며 이를 거절하자 피고인은 자신의 I 그랜저 승용차로 가 그곳 대시보드 안에 보관하고 있던 회칼(총길이 38cm, 칼날길이 25cm)을 가지고 와 피해자에게 들이밀며 500만 원 가량의 돈을 요구하였고, 피해자가 “이거나 갖고 꺼져라. 별 미친 새끼 다 봤다.” 라고 말하며 위 소나타 승용차 안에 있던 종이쇼핑백 내 핸드백에서 40만 원가량을 꺼내보이자 이를 건네받았다.

피고인은 돈과 핸드백이 든 종이쇼핑백을 들고 피해자의 승용차에서 내리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피고인의 옷을 잡아당겨 뒤로 넘어지게 되자 순간적으로 화가 나 들고 있던 회칼로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2회 찌르고, 왼쪽 어깨 부위를 5회 찌르고, 오른쪽 옆구리 부위를 1회 찔러 즉석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다발성 자창에 의한 과다출혈로 사망하게 하여 피해자를 살해하였고, 곧바로 그곳에 있던 피해자 소유인 현금 40만 원이 들어있던 시가 미상의 핸드백 1개를 빼앗아 가 이를 강취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살해하고 재물을 강취하였다.

2. 성폭력범죄의 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

피고인은 도박 빚 등으로 생활이 어려워져 채무자들에게 돈을 받으러 찾아다니던 중 우연히 피해자 J(여, 당시 37세)이 그랜저XG 차량을 타고 다니는 것을 보고, 피해자를 상대로 금원을 강취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은 2004. 12. 6. 13:10경 자신의 차량 내에 들어 있던 감귤 상자를 어깨에 메고 대전 서구 K빌라 101호에 있는 피해자의 주거지에 이르러 현관문을 두드리며 “L (피해자 남편의 이름)씨 댁 맞죠? 귤 배달 왔어요.”라고 얘기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현관문을 열게 하여 피해자의 주거에 침입하였다.

피고인은 범행을 눈치 챈 피해자가 소리를 지르며 도망가려 하자 피해자를 붙잡아 방으로 끌고 들어간 다음 피해자에게 “너 죽어야겠구나."라며 양손으로 목을 조르고, 계속하여 “내가 이런 사람이다”라며 오른쪽 다리에 착용하고 있던 흉기인 회칼(총길이 38cm, 칼날길이 25cm)을 꺼내 보여주고, 미리 준비한 청테이프로 피해자의 입을 막고 양손을 뒤로 묶어 피해자가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피해자에게 현금을 요구하였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의 금원을 강취하려 하였으나 마침 피해자가 소지하고 있는 현금이 없고 신용카드도 손상되어 사용할 수 없어 미수에 그치게 되자 피해자를 강간하여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못하게 하기로 마음먹고, 피해자를 침대 위에 눕히고 상하의를 모두 벗긴 다음 피해자의 가슴을 입으로 빨고 피해자를 간음하려 하였으나 피해자가 다리에 힘을 주며 반항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부착명령청구 원인사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 E으로부터 현금이 들어있는 핸드백을 강취하고 피해자를 살해함으로써 살인범죄를 저지른 사람으로,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인정된다.

신상정보 등록

피고인에 대하여 등록대상 성폭력범죄인 판시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 한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에 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에 해당하게 되어 같은 법 제3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증거의 요지

[범죄사실 제1항]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피해자를 협박하여 현금 40만 원이 들어있는 핸드백을 빼앗고, 피고인을 붙잡는 피해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피해자를 칼로 찌른 사실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

1. M, N, G, 0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1. 검찰 수사보고(칼 구입 장소 위치확인보고), 수사보고(공판기록 확인보고)의 각 기재 1. 경찰 검증조서, 변사사건 발생보고 및 지휘건의의 각 기재

1. 구급활동 일지, 범죄현장 지문감정결과 회신, 사체부검의뢰에 대한 회보의 각 기재 1. 의사 P이 작성한 시체검안서의 기재

1. F 차량 내에서 발견된 칼집의 현존

1. 각 현장사진, 시체사진, 현장검증사진의 각 영상

[범죄사실 제2항]

1. 피고인의 법정진술

1. J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의 진술기재

1.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중부분소장의 감정의뢰회보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장의 감정의뢰회보의 각 기재

[판시 전과]

1. 범죄경력조회서, 검찰 수사보고서 (동종사건 판결문 사본 편철)의 각 기재

[판시 재범의 위험성]

1. 판시 재범의 위험성 : 앞서 든 각 증거 및 청구전조사서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인은 피고인과 원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죽이려는 목적으로 회칼을 구입하여 소지하고 있던 중, 피고인과 아무 관계도 없는 피해자 E을 표적으로 삼아 위 회칼을 사용하여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을 저지른 점, 또 피고인은 그로부터 불과 2주일 후에 위 회칼을 사용하여 피고인의 채권자인 피해자 Q을 상대로 판결이 확정된 살인미수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에 대한 정신병질자 선별도구 평가(PCL-R) 실시 결과 17점으로 정신병 질성향이 '중' 수준으로 평가되었고,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척도(KORAS-G) 적용 결과 14점으로 재범위험성이 ‘상’ 수준으로 평가된 점, 피고인이 비록 위 살인미수 범행 등으로 수감된 후 교도소에서 별 문제 없이 수형생활을 하였고, 가석방 이후 배관 및 용접공으로 일하면서도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나, 피고인에게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 상황에 노출되면 자기 통제력을 상실하고 극단적인 행위로 나아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이 있어 상황에 따라 그 위험성이 다시 발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그 밖에 이 사건 범행의 수단 및 결과,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행동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장래에 다시 살인범죄를 범하여 법적 평온을 깨뜨릴 상당한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38조 전단 (강도살인의 점, 무기징역형 선택), 구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4. 15. 법률 제10261호로 폐지되기 전의 것) 제12조, 제5조 제2항, 제342조, 제334조 제2항, 제333조, 제297조(특수강도강간미수의 점, 유기징역형 선택)

2. 경합범 처리

3.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1호, 제50조(형이 더 중한 강도살인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4. 공개명령

5. 고지명령

6.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명령 및 준수사항 부과

1. 살인의 고의가 없다는 주장에 관하여

가.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 당시 핸드백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저항하는 피해자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칼을 정신없이 휘두르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칼로 찌른 사실은 있지만, 피해자를 죽이려는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나. 판단, 무릇 살인죄에 있어서 살인의 범의는 반드시 살해의 목적이나 계획적인 살해의 의도가 있어야 인정되는 것은 아니고, 자기의 행위로 인하여 타인의 사망의 결과를 발생시킬 만한 가능성 또는 위험이 있음을 인식하거나 예견하면 족한 것이고 그 인식이다. 예견은 확정적인 것은 물론 불확정적인 것이라도 이른바 미필적 고의로 인정되는 것인바, 피고인이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는 없었고 단지 상해 또는 폭행의 범의만 있었을 뿐이라고 다투는 경우에 피고인에게 범행 당시 살인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피고인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범행의 동기, 준비된 흉기의 유무 종류 용법, 공격의 부위와 반복성, 사망의 결과발생 가능성 정도 등 범행 전후의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642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을 저지르기 2주 전에 피고인과 평소에 원한관계에 있는 R 등을 만나 이들을 죽일 생각으로 대전 대덕구 S시장 맞은편의 그릇가게에서 위 범행에 사용한 판시 회칼을 구입하였는바, 이와 같이 피고인은 위 회칼을 처음부터 사람을 해칠 용도로 마련하였던 점, ② 위 회칼은 총길이 38cm, 칼날길이 25cm의 끝이 매우 예리한 칼로, 평상시에 주방 등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칼보다 위험성이 매우 큰 점, ③ 피해자의 오른쪽 가슴에 형성된 자창은 2회의 자입(入)에 의하여 형성된 것으로 칼이 갈비뼈와 횡경막, 간,폐 등을 지나 등쪽으로 관통하여 그 깊이가 약 20cm에 달하고, 그 외에도 어깨 부위를 관통한 자창, 왼쪽 가슴 부위에서 갈비뼈를 지나 심장과 횡경막까지 형성된 자창, 소장이 체외로 흘러나올 정도로 크게 형성된 오른쪽 배 부위의 자창은 피고인이 피해,자를 칼로 있는 힘껏 찌르지 않고서는 도저히 생길 수 없는 상처들인 점, ④ 피고인은 피해자가 더 이상 저항할 수 없는 상태가 될 때까지 피해자를 찔렀고, 피해자를 위한 아무런 구호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범행 현장을 이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를 칼로 찌르면 피해자가 사망할 수 있으리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하고도 이를 감수 내지 용인하고 피해자를 칼로 찌른 것으로 인정되므로, 이 사건 범행 당시 피고인에게 살인의 범의가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심신미약 주장에 관하여 1)

가.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나. 판단

일반적으로 피고인에 대한 음주감경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피고인의 평소 주량과 범행 당시 마신 술의 종류 및 양, 범행의 동기나 원인, 범행의 경위 및 그 수단과 태양, 범행의 전후 과정에서 보인 피고인의 태도, 범행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기 위한 행위 여부, 범행과 그 전후 상황에 대한 기억의 유무 및 그 정도, 피고인의 성장배경. 학력·가정환경·사회경력 등을 통하여 추단되는 피고인의 지능 정도, 피고인에게 알 코올중독증 등의 병력이 있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2. 11. 8. 선고 2002도510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이 마신 술의 정확한 양을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어 피고인의 진술에만 기대어 피고인이 마신 술의 양과 주취 정도를 판단하기는 곤란한 점, ② 피고인이 피해자 E의 차량을 목격한 후 차량 내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차량 주변을 3, 4차례에 걸쳐 배회하였고, 피해자 E의 차량이 출발하자 그 뒤를 계속 미행하였던 점, ③ 피고인이 위와 같이 피해자를 미행하는 도중 아무런 사고도 내지 않고 차량을 정상적으로 운전하였던 점, ④ 피고인은 피해자를 칼로 찌른 상황에 대하여는 만취 상태여서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피해자의 차량을 처음 발견한 때부터 피해자로부터 핸드백을 강취하고 피해자의 차를 떠나려고 하던 때까지의 상황에 대하여는 약 8년 전의 일임에도 불구하고 상세하게 기억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당시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할 정도로 술에 취한 상태에 이르지 아니하였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은, 피고인이 강도 범행의 대상으로 점찍은 피해자 E을 미행하여 위 피해자의 주거지 앞까지 따라간 다음 위 피해자를 위협하여 현금을 강취하고, 피고인이 미리 소지하고 있던 칼로 현금을 강취당하지 않으려는 위 피해자를 8차례나 무참하게 찔러 살해하고 위 현금을 가져간 것으로, 그 범행동기가 특히 비난할 만하고 범행수법이 잔혹하며, 위 피해자의 소중하고 존엄한 생명을 앗아간 행위로 어떠한 이유로도 합리화할 수 없는 반사회적 행위이다. 피고인은 돈을 앗기지 않으려 극렬히 저항하던 피해자 E이 더 이상 저항하지 못하고 축 늘어지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런 구호조치를 취하지 않고 위 피해자를 그대로 둔 채로 현장에서 도주하였다. 그런데 피고인은 이와 같은 엄청난 범행을 저지르고도, 돈을 더 마련하여 평상시에 복수를 하려고 벼르고 있었던 사람들을 쏘아 죽일 수 있는 총을 구입하겠다는 생각으로, 바로 다음날 미리 강도 범행의 대상으로 물색해 두었던 피해자 J의 주거에 침입하여 전날 피해자 E을 살해한 것과 같은 칼로 피해자 J를 협박하여 금전을 강취하고자 하였고, 이에, 실패하자 범행을 숨기기 위하여 피해자 J에 대한 강간을 시도하기까지 하였다. 피고인은 이에 그치지 아니하고 2주 후에 같은 칼로 피고인을 따라다니던 채권자를 찌르는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의 이와 같은 참혹한 범행으로 평범한 한 명의 가정주부가 억울하게 목숨을 빼앗겼고, 위 피해자의 유족들은 아내와 어머니를 잃고 그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지 못한 채 8년이라는 긴 시간을 보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피고인이 이제 와서 아무리 참회하고 뒤늦은 용서를 구한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와 그 유족들의 삶을 이전의 평범한 삶으로 되돌릴 수도 없을 것이고, 유족들에게 아무런 위로도 되지 않는다. 또한 특수강도강간미수 범행의 피해자 J이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피해를 입었음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편, 피고인은 뒤늦게나마 담당 경찰관에게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에 관하여 자수를 하였다는 점을 양형에 참작하여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형법이 자수를 한 피고인에 대하여 형을 감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국가의 형사 사법절차에 소요되는 노력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정책적 고려와 함께, 자신의 범죄를 회오하고 개전의 정을 표시하는 피고인은 통상의 경우보다 비난가능성이 약하다는 점을 근거로 하는 것인데, 피고인의 경우 범행 시점으로부터 8년이 지나 지문 감식 결과에 따라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의 범인으로 밝혀진 이후에 어쩔 수 없이 수사기관에 범죄사실을 실토한 것이어서 위 두 가지 점 중 어느 것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고인이 형식적으로는 이 사건 강도살인 범행에 관하여 자수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형의 감경사유로 삼거나 양형에 있어서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된다.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 판결이 확정된 살인미수죄 등과 동시에 판결을 선고하였을 경우와의 형평, 배심원들의 양형 의견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배심원 평결과 양형 의견

1. 유무죄에 대한 평결

배심원 6명 : 전부 유죄

배심원 1명 : 강도살인죄 무죄(강도치사죄를 유죄로 인정),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특수강도강간등)죄 유죄

2. 양형에 대한 의견

배심원 4명 : 무기징역

배심원 2명 : 징역 20년

배심원 1명 : 징역 15년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안병욱

판사홍진영

판사김병훈

주석

1) 피고인의 변호인은 공판준비기일에서 음주 만취로 인한 심신미약 주장을 하였다가 공판기일에 이르러 음주 만취로 인한 범행

임을 정상 사유로만 주장한다는 취지로 심신미약 주장을 철회하였다. 그러나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의 심신미약 여부가 실질적

인 쟁점이 되었으므로, 심신미약 주장에 관하여 판단을 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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