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한약제제를 조제할 수 있는 한의사의 경우 한방원리에 의해 제조된 한약제도 직접 판매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이 사건 의약품은 물파스의 일종으로 한방원리에 의하여 제조된 한약제제인바, 한의사가 환자에게 집에 가서 바르라고 알려주고 판매한 행위는 약사법에서 허용되는 행위, 즉 한의사가 직접 개봉하여 환부에 발라주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보아야 하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양형(벌금 300,000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한방원리에 따라 조제된 것이라고 할지라도 피고인이 판매한 이 사건 케이엠씨프겔은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있는 점, 한약사 제도 및 의약분업이 시행되고 있는 현 제도 하에서는 약사 또는 한약사만이 약국을 개설하여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점, 제약회사가 제조하여 약국을 통해 판매하고 있는 이 사건 의약품을 한의사가 직접 개봉하여 환부에 발라주는 행위와 개봉하지 않은 채 환자에게 판매하는 행위를 동일시할 수는 없는 점, 의약분업 하에서는 이 사건 의약품도 환자가 약국에서 구입하도록 처방전을 발행하여야 했던 점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외에 처벌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각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 및 경위 등을 고려할 때 형을 선고하지 않더라도 피고인이 다시 범행을 저지르지 않으리라는 사정이 현저하게 기대되는 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