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국민연금법시행령의 위임에 따라 장애등급판정기준을 정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국민연금장애심사규정의 법적 성질(=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
판결요지
[1]장애등급판정기준을 정한 국민연금관리공단의 국민연금장애심사규정은 국민연금법시행령 제41조 의 위임에 의하여 마련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업무처리상의 편의와 법규해석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상위법규의 해석기준을 제시하는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법규로서의 효력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장애의 구체적 부위와 상태에 비추어 위 심사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그에 불구하고 국민연금법과 같은법시행령의 규정 내용 및 취지에 비추어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1] 국민연금법 제58조 , 국민연금법시행령 제41조 [2] 국민연금법 제58조 , 국민연금법시행령 제41조
원고
서정일
피고
국민연금관리공단
변론종결
2004. 3. 23.
주문
1. 피고가 2002. 9. 27. 원고에 대하여 한 장애연금수급권 미해당 결정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3호증, 을 제3, 4, 5, 7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는 1999. 4. 1. 국민연금 지역가입자가 되었는데, 양족거종결합증을 원인으로 3중관절융합술을 시행받고도 장애가 존속한다는 이유로 2000. 12. 28. 피고에게 장애연금청구를 하였다.
나.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01. 2. 19. 원고의 질환은 국민연금 가입중에 발생한 질병 또는 부상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장애연금수급권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처분을 하였다.
다. 이에 원고는 양족 중 좌족거종결합증은 2000. 3.경에 증상이 발생되어 국민연금 가입중에 발생한 질병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법원 2001구34566호로 장애연금수급권미해당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이 법원이 2002. 6. 28. 좌족거종결합증은 국민연급 가입중에 발생한 질병임을 인정하여 위 처분을 취소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라. 그 후 피고는 원고의 좌족거종결합증으로 인한 장애정도에 관하여 심사를 한 결과 좌측발목 관절 운동각도가 장애등급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2002. 9. 27. 원고에 대하여 장애연금수급권 미해당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나. 인정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 제6호증의 1 내지 3, 을 제8호증의 1, 2,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더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원고는 국민연금가입 전인 1995. 7. 11. 지방공사 강남병원에서 우족거종결합증으로 우족3중관절유합술을 시행받았고, 국민연금가입 후인 2000. 4. 7. 같은 병원에서 좌족거종결합증으로 좌족3중관절유합술을 시행받아 2000. 8. 7.경 그 증상이 고정되었다.
(2) 이 법원 2001구34566호 소송에 있어서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에 따라 원고의 장애상태를 감정한 담당 의사는, 거종결합증은 족부를 구성하고 있는 거골과 종골이 관절을 형성하지 못하고 하나의 덩어리로 존재하고 있어서 이로 인한 족부 운동장애와 동통을 유발하는 질환으로서 그로 인하여 주변 관절인 종골-입방골관절 및 거골-주상골관절에 무리가 가 이들 관절에 퇴행성 변화로 동통을 유발하는 경우에 거골-종골관절, 종골-입방골관절, 거골-주상골관절의 3관절을 유합시켜 거골-종골-주상골-입방골을 하나의 뼈로 만드는 시술이 3중관절유합술이라고 하면서, 원고에게 족부의 영구적 운동장애가 예상되는데 그 장애상태는 국민연금법시행령 제41조 제1항 [별표 3]에 해당하는 항목은 없으나 4급 8호를 준용함이 타당하다는 회보를 하였다.
(3) 원고를 치료한 지방공사강남병원의 담당 의사는 양 족부의 외반 및 내반 운동이 완전 소실되어 AMA(American Medical Association) 지침에 의한 장애율표상 23%의 노동능력을 상실하였고, 좌족부의 장애만을 기준으로 하면 12%의 노동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하였다.
(4) 위 판결 확정 후 원고의 장애상태를 평가한 서울대학교병원에서는 좌측 발목관절의 운동범위를 굴곡 20도(정상범위 40도), 신전 15도(정상범위 20도), 외반 0도(정상범위 20도), 내반 0도(정상범위 30도)로 진단하면서 역시 AMA 지침에 의한 장애율표상 12%의 노동능력을 상실하였다고 평가하였고, 피고의 자문의 역시 좌측 발목관절의 운동범위를 위와 같이 진단하면서 좌측발목관절의 내외반 운동이 0도로 제한되어 울퉁불퉁한 길을 보행할 때에 심한 장애가 예상된다는 소견을 밝혔다.
(5) 한편, 피고가 마련한 국민연금장애심사규정에는, 장애등급 4급 6호를 적용할 '다리의 관절을 쓸 수 없도록 장애가 남은 자'라 함은 "① 관절이 완전강직된 자, ② 운동가능영역이 정상운동가능영역의 3/4 이상 제한된 자, ③ 인공골두 또는 인공관절을 삽입, 치환한 자, ④ 관절동요가 심하여 항상 보조기를 착용하여야 하는 자"를 말하고, 다리의 장애로 인하여 장애등급 4급 9호를 적용할 경우는 "① 한 다리가 5㎝ 이상 단축된 자, ② 한 다리의 대퇴골이나 경골에 가관절(가관절)이 남은 자, ③ 한 다리의 3대 관절 모두의 운동가능영역이 정상운동가능영역의 1/2 이상씩 제한된 자, ④ 한 발의 발가락 모두를 쓸 수 없도록 장애가 남은 자"로 제한하고 있는데, 피고는 원고의 좌측 발목관절의 운동범위 합계가 35도로서 정상범위 합계 110도의 3/4 이상 제한에 해당하지 않고 그 밖에 4급 8호나 4급 9호에 관한 위 심사규정 어느 항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다. 판 단
국민연금법 제58조 제1항 의 규정상 장애연금 수급대상이 되기 위하여는 질병 또는 부상이 국민연금 가입중에 발생하여야 하는 것인데, 양족 중 우족거종결합증은 국민연금 가입 전에 발생한 질병이므로 장애연금 수급권 여부의 기준이 되는 장애등급 결정에 있어 그 장애정도를 좌족거종결합증으로 인한 장애와 함께 고려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어서(위 서울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결과는 양족의 장애정도를 모두 고려하여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장애등급은 좌측 발목관절의 장애정도만을 기준으로 하여 관계 법령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장애등급판정기준을 정한 피고의 국민연금장애심사규정은 국민연금법시행령 제41조의 위임에 의하여 마련된 것이라 하더라도 이는 업무처리상의 편의와 법규해석의 통일성을 기하기 위하여 상위법규의 해석기준을 제시하는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법규로서의 효력은 없다고 할 것이므로, 장애의 구체적 부위와 상태에 비추어 위 심사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특별히 불합리한 경우에는 그에 불구하고 국민연금법과 동법시행령의 규정 내용 및 취지에 비추어 그 해당 여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살피건대, 국민연금법시행령 [별표 3]의 4급 6호 또는 4급 8호에 관한 위 심사규정은 특별히 불합리한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여 원고의 장애상태는 그에 해당하지 않음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나, 다리 장애로 인하여 4급 9호의 '신체의 기능이 노동에 제한을 가할 필요가 있는 정도의 장애를 입은 자'에 해당하는 경우를 정한 위 심사규정은 합리적 근거 없이 지나치게 제한적으로 규정된 것으로 보이므로, 위 장애등급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다리 장애의 구체적 부위와 상태에 비추어 장애연금을 지급할 필요성이 있을 정도로 실제로 노동능력이 제한되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지 위 심사규정 항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적용대상에서 쉽사리 제외할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인바,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원고의 좌측 발목관절의 장애상태 및 그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정도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경우는 위 4급 9호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이와 다른 전제에서 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