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이의가 있는 회생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존재하는 경우,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4조 제1항 이 적용되는지 여부(소극)
[2] 의료법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정관을 변경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정하고 있는 의료법 제48조 제3항 이 강행규정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70조 제1항 에 따르면, 이의가 있는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이하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할 때는 ‘이의채권 등’이라 한다)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이의채권 등을 보유한 권리자가 그 권리의 확정을 위하여 이의자를 상대로 채권조사확정의 재판을 신청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의채권 등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그 권리자는 곧바로 강제집행에 착수할 수 있었거나 기판력 있는 재판 또는 적어도 권리의 존재에 관하여 고도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재판을 받았으므로,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없는 이의채권 등을 보유한 권리자에 비하여 유리한 지위에 있다. 이에 채무자회생법 제170조 제1항 단서, 제174조 제1항 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이의채권 등을 보유한 권리자의 절차적 지위를 존중하여 권리자가 먼저 채권조사확정의 재판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이의자로 하여금 예컨대 청구이의의 소나 채무부존재확인의 소 등과 같이 채무자가 할 수 있는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만 이의를 주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의가 있는 회생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권리자가 회생담보권 확정절차에서 다른 회생담보권자보다 유리한 절차적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어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이 적용되지 않는다. 회생담보권은 회생채권 중에서 유치권 등의 담보권에 의하여 담보된 범위의 채권을 의미하므로, 회생담보권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피담보채권의 존부 및 범위뿐만 아니라 담보권의 존부 등에 대하여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2] 의료법 제48조 제3항 은 “의료법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정관을 변경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의료법인이 그 재산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경영에 필요한 재산을 항상 갖추고 있도록 하여 의료법인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고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건강을 보호증진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조항으로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참조조문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1조 제1항 , 제170조 제1항 , 제174조 제1항 [2] 의료법 제48조 제3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다304380, 304397 판결 (공2021상, 490) [2]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77157 판결 (공2022상, 86)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나영주)
피고,피상고인
채무자 의료법인 도일의료재단의 관리인 ○○○의 소송수계인 의료법인 은광의료재단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경섭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2021. 4. 29. 선고 (전주)2020나11815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제출기간이 지난 서면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소외인은 2015. 4. 15. 의료법인인 피고에게 320,000,000원을 투자 및 대여하면서 투자기간 동안 피고가 운영할 예정인 요양병원의 운영수익금 중 일부를 지급받고 투자기간 종료 시 원금을 반환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소외인은 위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고와 요양병원의 의료장비, 주방기구, 사무용 집기 등 유체동산(이하 ‘이 사건 유체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양도담보계약(이하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2015. 8. 3. 소외인에게 차용증서, 투자계약서 및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서를 첨부하여 ‘피고가 소외인에게 2020. 5. 15.까지 320,000,000원을 변제하기로 하고, 위 금전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때에는 즉시 강제집행을 당하여도 이의가 없음을 인낙한다.’는 내용의 금전소비대차계약 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주었다. 소외인은 2016. 3. 9. 이 사건 공정증서에 관한 집행문을 부여받았다.
다. 피고는 2017. 7. 17. 회생절차개시결정을 받았다. 소외인은 회생법원에 이 사건 공정증서를 첨부하여 이 사건 유체동산을 목적으로 한 ‘원금 320,000,000원, 투자수익금 472,969,500원 합계 792,969,500원 및 원금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일부터 지연손해금’을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였다. 피고의 관리인은 ‘공증내역 부실기재’를 이유로 회생담보권 신고액 전부를 부인하였다.
라. 소외인은 피고 관리인을 상대로 회생담보권에 관한 조사확정재판(이하 ‘이 사건 조사확정재판’이라 한다)을 신청하였다. 원고는 소외인으로부터 대여금 등 반환채권과 이 사건 양도담보권을 모두 양수한 후 이 사건 조사확정재판에 승계참가를 하였고, 소외인은 재판절차에서 탈퇴하였다.
마. 위 법원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회생담보권은 30,370,029원, 회생채권은 400,635,971원임을 확정한다.”라고 결정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이 사건 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2. 제1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금전채무의 불이행 시 강제집행을 수락하는 공정증서를 작성함과 동시에 동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양도담보설정계약을 체결한 다음 채무자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경우, 채권자는 양도담보권자로서 회생담보권을 신고할 수도 있고,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로서 회생채권을 신고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담보권이 아닌 피담보채권에 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을 가진 채권자가 회생담보권으로 신고하고 그 회생담보권에 관한 이의가 있는 경우, 채권자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70조 제1항 에 따라 회생담보권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는지, 아니면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이 적용되어 이의자는 채무자가 할 수 있는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만 다툴 수 있는지가 이 부분의 쟁점이다.
나. (1) 채무자회생법 제170조 제1항 에 따르면, 이의가 있는 회생채권 또는 회생담보권(이하 회생채권과 회생담보권을 구별하지 않고 사용할 때는 ‘이의채권 등’이라 한다)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이의채권 등을 보유한 권리자가 그 권리의 확정을 위하여 이의자를 상대로 채권조사확정의 재판을 신청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의채권 등에 관하여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경우에는 그 권리자는 곧바로 강제집행에 착수할 수 있었거나 기판력 있는 재판 또는 적어도 권리의 존재에 관하여 고도의 개연성을 부여하는 재판을 받았으므로,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없는 이의채권 등을 보유한 권리자에 비하여 유리한 지위에 있다. 이에 채무자회생법 제170조 제1항 단서, 제174조 제1항 은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이의채권 등을 보유한 권리자의 절차적 지위를 존중하여 권리자가 먼저 채권조사확정의 재판을 신청하는 것이 아니라 이의자로 하여금 예컨대 청구이의의 소나 채무부존재확인의 소 등과 같이 채무자가 할 수 있는 소송절차에 의하여서만 이의를 주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
(2) 이의가 있는 회생담보권의 피담보채권에 관하여만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 또는 종국판결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그 권리자가 회생담보권 확정절차에서 다른 회생담보권자보다 유리한 절차적 지위를 갖는다고 볼 수 없어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이 적용되지 않는다. 회생담보권은 회생채권 중에서 유치권 등의 담보권에 의하여 담보된 범위의 채권을 의미하므로 (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다304380, 304397 판결 참조), 회생담보권으로 확정하기 위해서는 피담보채권의 존부 및 범위뿐만 아니라 담보권의 존부 등에 대하여도 심리·판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
다.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정증서의 효력은 대여금 채권에 관하여만 미칠 뿐이어서 이의가 제기된 원고의 회생담보권에 집행력 있는 집행권원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이 적용되지 않고, 회생담보권을 보유한 권리자인 원고가 이 사건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한 것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채무자회생법 제174조 제1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제2, 3, 5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소외인이 신청한 부동산 강제경매의 경매개시결정이 피고에게 도달한 날을 투자수익금 발생의 종기로 정하고, 제1심법원의 감정촉탁 결과 등을 토대로 이 사건 유체동산의 내역과 가액을 산정하여 회생담보권을 확정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관련 법리와 기록에 따라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판단을 누락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제4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의료법 제48조 제3항 은 “의료법인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정관을 변경하려면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이는 의료법인이 그 재산을 부당하게 감소시키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경영에 필요한 재산을 항상 갖추고 있도록 하여 의료법인의 건전한 발달을 도모하고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건강을 보호증진하게 하려는 데 목적이 있는 조항으로서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77157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에 담보목적물로 포함된 의료장비의 처분과 관련하여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았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 중 의료장비에 관한 부분은 무효라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유 설시에 일부 적절해 보이지 않는 부분이 있으나, 피고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의 의료시설 대부분을 차지하는 위 의료장비에 관한 양도담보권 설정행위는 의료법 제48조 제3항 에 따라 시·도지사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재산 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 이 사건 양도담보계약 중 의료장비에 관한 부분을 무효라고 인정한 결론은 옳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의료법 제48조 제3항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참조판례
- [1]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다304380, 304397 판결
- [2]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77157 판결
참조조문
- [1]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41조 제1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4조 제1항
- [2] 의료법 제48조 제3항
본문참조판례
대법원 2021. 2. 4. 선고 2018다304380, 304397 판결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다277157 판결
본문참조조문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
-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174조 제1항
원심판결
- 광주고법 2021. 4. 29. 선고 (전주)2020나11815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