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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7. 3. 10. 선고 81도2026 판결
[업무상배임][집35(1)형,653;공1987.5.1.(799),680]
판시사항

자본구조가 취약하고 상환자원이 부족한 기업에 대한 신규여신 행위와 업무상 배임죄의 범의

판결요지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죄의 범의가 있어야 할 것인바, 부정한 사례금의 수수나 정실관계 등이 개제되지 않았고 또 기업의 도산을 막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원해 주려는 것 외에 별다른 범죄의 동기가 없었다면 자본구조가 취약하고 상환자원이 부족하며 기업경영이 위기에 처해 있었던 기업에 대하여 신규여신을 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은행장에게 업무상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및 검사

변 호 인

변호사 문인구

주문

원심판결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변호인과 검사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1976.2.10부터 서울신탁은행을 주거래은행으로 하여 금융거래를 계속해온 율산실업주식회사 등 9개의 율산계열기업은 모든 자본구조 및 신용상태가 극히 불실하고 수익성이 적으며(1978.1.-6.까지의 율산주력 6개 회사의 경상수지 적자가 125억원에 달함) 사업전망이 어두워 1978.6.에 이르러서는 도산위기에 직면, 정상적인 기업경영이 어려워지게 되어 이른바 은행의 타입대(타입대)로 근근히 부도를 막아 왔으며 그리하여 전 거래은행의 총여신액이 급증함으로써 1978.9.30경의 율산계열기업에 대한 위 은행의 총여신액은 586억 6천 800만원, 전거래은행의 총여신액은 1,620억 4천 200만원인데 반해 제공된 담보는 모두 425억 2천만원에 불과하여 이미 그 차액인 1,195억 2천 200만원은 전거래은행의 원리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태에 이르렀고 주거래은행장인 피고인으로서도 그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으므로 율산계열기업에 이미 대출한 대출금을 회수할 적절한 대책을 강구함은 물론, 신규대출시에는 율산계열기업에 대한 모든 거래은행의 총여신액과 담보물, 율산계열기업의 재무구조, 사업전망, 경영실태 및 상환능력을 비롯한 신용상태등을 조사, 확인하여 동 대출금의 회수가 확실한 경우에 한하여 새로운 대출을 하여야 하며, 사업전망이 불투명하거나 경영 및 신용상태가 악화되었거나 담보가 부족하여 정상적인 방법으로 대출금의 회수가 곤란할 경우에는 그 이상의 여신을 중지하던지 또는 그 정도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러한 조사 등을 전혀 함이 없이 위 임무에 위배하여 이미 586억 6천 800만원에 달하는 서울신탁은행의 과다한 여신을 종합상사를 지원한다는 미명하에 합리화 하고, 율산계열기업 및 그 경영자신 선호의 이익을 도모할 의도하에 율산계열기업에 대하여,

(1) 1978.9.30 서울신탁은행을 비롯한 한일은행, 제일은행, 조흥은행등 4개 은행의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서울신탁은행의 공동융자분담액 16억원중 13억9천만원은 원심판결의 별표 1기재와 같이 같은해 8.25부터 같은해 9.26까지 사이에 이미 대출해 준것을 위 결의에 따라 대출해준 것으로 정당화 하고 같은해 9.30 율산알미늄주식회사에 금 2억 1천만원을 대월하고,

(2) 1978.10.19 위 4개 은행의 공동융자결의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하여 율산건설주식회사에 대하여 금 13억원을 대월하고,

(3) 1978.10.31부터 같은해 12.23까지 사이에 같은 별표 3기재와 같이 도합 4건 합계 금 17억 1천 7백만원의 일반자금 및 신탁자금대출을 해주고,

(4) 당좌거래에 있어서는 같은 별표 4기재와 같이 1978.10.30부터 1979.1.29까지 사이에 (가) 도합 6건 합계 금 44억 6천 5백만원을 일시 당좌대월하고, (나) 도합 57회 합계 금 104억 3천 2백만원을 타입대의 방법으로 대월하고,

(5) 수출지원 관련금융에 있어서는 (가) 1978.11.10부터 1979.1.7까지 사이에 같은 별표 5기재와 같이 도합 8건 합계 금 2억 2천 6백만원의 생산집하 자금을 대출하고, (나) 1978.10.2부터 1979.2.7까지 사이에 같은 별표 6기재와 같이 도합 455건 86억 3천 5백만원 상당의 내국신용장 또는 원자재수입신용장을 개설하여 동액상당의 보증채무를 인수하고,

(6) 지급보증중 수출지원관련 지급보증을 제외한 기타 지급보증에 있어서는같은 별표 7기재와 같이 입찰보증, 공사차액보증, 주택은행 융자담보 등 도합 3건 합계 금 11억 5천 1백만원 상당의 지급보증을 함으로써, 모두 실대출금 138억 8천 5백만원 및 지급보증 97억 8천 6백만원을 합한 합계 금 236억 7천 1백만원의 신규여신을 하여 율산계열 기업에 동액 상당의 이익을 취득케 하고 서울신탁은행에 동액상당의 손해를 가한 것이라는 요지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그중 (1), (3), (4)의 ㉮, ㉯, (5)의 ㉯, (6)항의 각 공소사실 및 (5)의 ㉮ 중 1978.12.23자 금 3천만원의 생산집하자금 대출 부분에 있어서는 기본적으로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었고, 그 밖에 새로운 손해발생의 여지나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없다거나 또는 정부의 중화학공업육성책, 해운진흥정책, 군납촉진정책, 해외건설 및 주택건설촉진정책 등에 부응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정책금융이어서 위법성이 없다는 등의 사유를 추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그 나머지 공소사실 제2항 및 제5항의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무죄를 선고한 1978.12.23자 금 3천만원 대출 부분 제외)에 대하여는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이 채택한 증거들 및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위 공소사실들을 그대로 인정하고 이를 업무상 배임죄로 의율처단하고 있다.

2.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본인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죄의 범의가 있어야 할 것인바 계속적으로 이루어진 일년의 이 사건 각 여신행위에 있어서 이를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인에게 은행장으로서의 임무에 위배하여 율산계열회사 또는 그 대표자인 신선호에게 이익을 주고 위 은행에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이 있었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보면 원심이 적절히 지적한바와 같이 원래 민족자본의 형성이 이루어지지 않고 자원부족, 인구과밀, 내수시장의 협소 등으로 경제적인 면에서 후진국을 면하지 못하던 우리나라가 1960년대에 들어와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고 국민의 생활수준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대전제하에 제1차 경제개발계획이 수립 실시되면서부터 1970년대말까지 정부의 강력한 주도아래 상품수출, 건설수출주도형으로 경제발전을 지속시켜왔고, 1970년대 후반부터는 중화학공업을 육성시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방향으로 경제정책이 강력하게 추진되어 왔을 뿐 아니라 재정, 금융, 건설, 무역등 제반관계법령이 이와 같은 경제성장을 지향하는 형태로 제정 시행되어 왔으며 특히, 금융면에서는 한국은행이 모든 은행의 여신을 총괄조정(한국은행법 제4장 제3절)하는 한편 한국은행 은행감독원이 은행의 여신업무를 감독하게 되어 있고( 한국은행법 제30조 ), 당시 시행의 금융기관에 대한 임시조치법(1963.10.14. 법 제1414호) 제3조 제2항 에 의하면, 한국은행 은행감독원장에게 금융기관에 대한 업무감사의 결과 "공익위배의 정도"가 현저할 경우에는 금융기관의 임원을 파면시킬 권한까지 인정하는 등 은행(소위 제2금융권 제외)의 목표로서 단순한 이윤추구보다는 공익성이 강조되고, 이에 따른 은행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지도로 정부의 수출정책, 중화학공업육성책 등에 따른 관련산업에 대한 저리의 과감한 금융지원, 또는 특혜금융이 이루어져 왔으며 이와 같은 정부의 기본정책에 따른 관계법령의 제정시행 및 정부의 지도로 오늘날 괄목할 만한 경제성장과 수출증대를 이룩하여 온 것은 공지의 사실이라 할 것이고, 원심은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율산그룹의 모 기업인 율산실업주식회사는 위 회사 대표이사인 공소외 신 선호가 1975.6.17 자본금 100만원을 출자하여 수출입업 및 해운업을 목적으로 설립하여 1977.12.20경 수출고 1억 6천 5백만불을 달성하고 정부로부터 수출탑까지 수상하고 1978.2.경 상공부로부터 종합수출업체인 종합상사로 지정받았으며 그후 서울신탁은행은 1978.4.경 율산계열기업에 대한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되고, 198.1.부터 1978.9.까지 율산실업주식회사의 수출실적이 1억 5천 3백 만불(약 800억원)에 달한 사실, 서울신탁은행은 율산실업주식회사와 금융거래를 시작한 1976.부터 1978.까지의 3년간 외환부문 수익의 55퍼센트 이상을 율산실업주식회사와의 금융거래에서 얻었고 다른 은행들도 우리나라의 수출증대로 외환부문 수익이 상당한 비율로 늘어나, 시중은행들이 종합상사들에 대한 거래유치 및 신용과다, 여신부여 등 경쟁이 이루어진 사실, 당시 우리나라 재벌기업들의 대부분이 자기자본 비율이 낮아 은행대출자금에 대한 담보능력이 빈약하여 금융기관으로부터의 기업들에 대한 신용담보대출이 많이 이루어져 1978.12.말 현재 시중은행 및 10개 지방은행의 대출총액 4조 2천 7백만원중 신용대출이 1조 7천 1백 13억원 이상으로 총대출의 약 40퍼센트로서 1977.말의 37.5퍼센트 보다 2.6퍼센트가 증가된 사실, 그래서 서울신탁은행은 1978.4. 주거래 은행으로 지정받아 은행수익의 증대를 예상하고 거래자중 유일한 종합상사인 율산에 대하여 많은 신용과 기대를 걸어 왔는데, 1978.초부터 정부의 금융정책 변경으로 긴축금융이 실시되어 대기업들이 일시에 자금난에 봉착되었을 뿐 아니라, 당시 율산건설이 사우디에서 부정한 상행위를 하여 축출된다는 보도가 있어 율산계열기업에 여신을 공여한 단자금융회사들이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하고 아울러 정부의 내수용품 공급을 원활히 하기 위한 정책변경으로 율산의 주종 수출품목인 철강, 세멘트, 합판 등의 수출을 제한하여 율산실업주식회사의 수출 및 경영에 압박을 받게 된 사실, 이런 상황에서 율산계열기업에 1978.8.부터 자금부족현상이 일어나자 피고인은 이와 같은 현상이 일시적인 정부의 정책변경으로 인한 자금압박이라고 생각하고, 정부의 경제정책에 순응하고, 아울러 율산그룹의 부도로 인하여, 국내외에 미치는 심대한 영향을 고려하여 금융기관의 공신력 추락을 방지하기 위하여 거래선인 율산그룹을 회생시켜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하고 있는 바, 위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해서 검토하여 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고, 공소사실에서도 지적한 바와 같이 서울신탁은행이 율산계열기업에 대하여 이 사건 신규여신을 시작할 당시인 1978.9.30경의 율산계열기업에 대한 위 은행의 총여신액이 586억 6천 800만원, 모든 거래은행의 총여신액이 1,620억 4천 200만원이고 제공된 담보는 425억 2천만원에 불과하였으니 율산그룹의 도산은 은행의 공신력을 추락시키고 사회, 경제적으로 많은 문제를 야기할 뿐만 아니라 서울신탁은행은 물론 모든 거래은행은 이미 대출한 금액의 회수가 불가능하게 되어 큰 손해를 입게 될 것임은 자명한 이치로서 피고인으로서는 회생가능성만 있다면 도산을 막고 회생시켜 주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었던 입장이라 할 것이고, 서울신탁은행이 이 사건 신규여신을 해준 율산계열기업들은 그 당시 정부에서 특별히 지원 육성하고 있는 수출, 해운, 해회건설, 중공업, 군납 등의 사업을 담당하고 있던 회사들이었는 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은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제정책, 은행의 공익성, 율산실업주식회사의 성장과정 및 자금난에 이르게 된 과정, 율산계열기업의 사업내용, 당시 재벌기업의 자본실태와 은행의 신용대출상황, 율산그룹의 도산을 막고 기업을 회생시키는 것이 옳다고 본 피고인의 판단, 이 사건 신규여신이 이루어지기 직전의 서울신탁은행 및 기타 전거래은행의 율산계열기업에 대한 여신총액 및 담보정도 등 제반사정을 종합해 보면, 부정한 사례금의 수수나 정실관계 등이 개제되었다는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율산계열기업의 도산을 막고 정상적인 영업활동을 지원해주려는 것 이외에 별다른 범죄의 동기가 발견되지 아니한 이 사건에 있어서 율산계열기업의 자본구조가 취약하고 상환자원이 부족하며 기업경영이 위기에 처해 있었는데 이 사건 신규여신을 하였다는 점만으로는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다만 피고인이 율산그룹의 장래의 회생가능성에 대한 상황 판단을 잘못한 은행장으로서의 은행경영에 관한 책임이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그밖에 원심이 유죄부분에 대하여 채택한 증거들이나 검사가 지적한 증거들 및 기타 이 사건에 나타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아도 피고인에게 이 사건 각 여신을 함에 있어 업무상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를 발견할 수 없다.

3. 더 나아가 업무상배임죄의 범의에 관하여 이사건 여신행위의 유형별로 개별적 검토를 해 보아도

(1) 공소사실 제1항기재의 대출은 위 4개 은행의 제1차 융자결의에 따라 이루어진 율산계열기업에 대한 구제금융이고 원심이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율산그룹을 회생시킬 방안으로 위 신선호의 호소대로 약 40억원 정도를 지원하면 그 거래선의 자금사정이 호전될 수 있고 기업의 도산보다는 회생으로 기존대출금의 회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4개 은행의 융자결의를 거쳐 기대출금의 정당화 및 2억 1천만원의 신규대출을 해 준 사실을 인정한 조처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는 바,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 이루어진 위 대출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 할 수 없고(기대출금의 정상화는 실질적으로 새로운 대출이 아니어서 은행으로서는 새로운 손해가 발생할 여지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따라서 위 부분은 이 점에 있어서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될 수 없다),

(2) 공소사실 제2항의 13억원(제2차 공동융자분)의 당좌대월은 율산건설주식회사의 부도를 막기 위하여 한 급속을 요하였던 여신이어서 피고인이 4개 은행의 융자결의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하여 한 것인데 이 부분에 대하여는 원심이 유죄로 판단하고 있으나, 피고인은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을 해 줄 때와 같은 생각으로 율산그룹의 도산을 막고 회생시킬 의도로 재무부측과의 협의하에 대월해 준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고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아도 위 당좌대월은 공동융자결의(위 결의는 그 다음날인 같은달 20에 이루어졌음)가 있기 전에 피고인이 단독으로 한 것이고 재무부의 지시를 받은 증거가 없다는 점만 알 수 있을 뿐 그밖에 피고인에게 업무상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할 만한 자료는 전혀 발견되지 아니하는 바, 피고인의 판단이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의 경우와 같고 공동융자결의를 받는 것을 전제로 한 이상 원심이 지적하고 있는 사정들 즉,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이 있은후 불과 19일만에 이루어 졌다거나, 공동융자결의가 있기 전에 피고인이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거나 은행감독원이나 재무부와의 협의 내지 승인이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사정만으로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의 경우와 달리 보아 피고인에게 업무상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것은 아니고 더우기 위 대월 이후에 원심도 인정한 바와 같이 그 다음날의 제2차 4개 은행 공동융자결의로 13억원의 구제금융이 결정되었고(서울신탁은행 부담분 5억 2천만원), 같은해 10.24 금 18억원의 4개 은행 제3차 공동융자결의가 이루어졌으며(서울신탁은행 부담분 7억 2천만원, 공판기록 제1223정에 편철된 율산실업주식회사에 대한 긴급융자취급의 건이라는 제명의 제일은행의 기안문등 참조), 같은해 10.24 재무부장관이 결재한 재무부작성의 율산계열의 자체정비계획(수사기록 2901정 이하), 은행감독원이 1979.1. 작성한 율산그룹의 운영현황과 대책(수사기록 2929정 이하)등을 보아도 재무부나 은행감독원이 율산계열기업이 경영위기에 봉착하게 된 여러가지 문제점을 분석하여 율산계열기업의 도산을 막고 이를 회생시키기 위한 여러가지 대책이 강구되고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는바 위 대월이후의 이와 같은 일련의 사실들은 위 제1차 공동융자결의에 따른 대출뿐만 아니라 위 금 13억원의 당좌대월에 있어서도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었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할 것이고,

(3) 원심이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공소사실 제3항 중 1978.10.31자 적금 대출 5억 1천 2백만원 및 일반자금대출 7억 2천만원은 공소사실 제2항의 13억원의 당좌대월의 대환을 위해 이루어진 것이어서 실질적으로 이중계산된 것이라고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이에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의 잘못이 없으므로 위 13억원의 당좌대월에 있어서 배임죄의 범위가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상 위 각 대출에 있어서도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었다 할 것이고(새로운 손해발생의 여지도 없으므로 이 점에서도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4) 위에서 본 바와 같이 2차례에 걸친 4개 은행 공동융자분의 구제금융에 있어서 피고인에게 배임죄의 범의가 없다고 한 이상 공소사실 제3항중 일반자금 1억 4천 2백만원은 율산실업주식회사가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선박의 선가상환자금지원을 위해 금 3억 4천 3백만원의 채권담보 대출은 군납등록업체인 광성피혁주식회사에 대한 군납자금지원을 위해 각 대출한 것이고, 공소사실 제4항 (가)의 일시 당좌대월은 중화학공업에 진출한 율산중공업주식회사 및 율산알미늄주식회사와 해외건설에 진출한 율산건설주식회사에 대하여 중화학공업의 육성 및 해외건설진출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고, 공소사실 제5항 (가)의 생산집하자금 대출은 율산실업주식회사 등이 외국으로 수출하기 위한 물품을 집하해 준 국내 중소업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대금을 융자해 준 것으로서 수출지원금융이고, 공소사실 제6항의 기타 지급보증 중 입찰보증은 율산실업주식회사에 대한 수출입찰보증이고, 공사차액보증은 율산건설주식회사가 착공한 삽교천농업종합개발사업 제3공구 동부지구 공사의 공사비차액을 보증해준 것이고, 주택은행 융자담보는 율산건설주식회사가 소라아파트 신축공사자금으로 주택은행으로부터 융자받은 금 10억원에 대한 지급보증으로서 율산계열기업을 회생시키기로 하였다면 위와 같은 여신들은 율산계열 기업의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도와주기 위하여 필요 불가결한 것일 뿐만 아니라 모두 당시 정부가 정책적으로 특별히 지원하고 있는 해운진흥, 군납촉진, 중화학공업의 육성, 해외건설진출, 수출증대, 주택건설촉진 등을 지원하기 위하여 이루어진 정책금융이므로 더우기 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고, 특히 원심은 위 각 여신중 생산집하자금대출에 있어서는 타은행의 지급보증서를 받고 대출한 3천만원 부분만 배임죄의 범의가 없다고 인정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유죄를 선고하였으나, 타은행의 지급보증서를 담보로 받고 대출한 경우는 손해발생의 위험이 거의 없으므로 더욱 업무상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그러한 담보가 없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기본적으로 생산집하자금대출은 수출지원금융으로서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금융이므로 위의 다른 여신들과 달리 볼 것은 아니며 원심이 채택한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아도 특히 다른 여신의 경우와 달리 배임죄의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고,

(5) 공소사실 제4항 (나)의 타입대에 관하여 보면 타입대를 전면금지하는 외국의 경우와는 달리 당시 우리나라 금융기관에서는 직무전결 규정으로 타입대를 일부 인정하고 있었고, 이를 금지하는 법적근거는 없으며 1978.1.13 시행의 우리나라 금융단협정 225호 에서도 이를 인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당시의 서울신탁은행의 직무전결 규정에서도 이를 인정하여 그 타입대 액수에 따라 이를 지점장 또는 본점 상무의 전결사항으로 정하고 있었으며, 원심이 그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적법해 인정한 바와 같이 당시의 우리나라 금융 현실이 1979.2월말 현재 각 은행별 타입대 취급액의 월말잔액은 조흥은행이 78억 4천만원, 상업은행이 108억 8천 4백만원, 제일은행이 139억 6천 2백만원, 한일은행이 123억 1천 2백만원, 서울신탁은행이 2억 5천만원으로서 이상 5개 시중은행의 위 1개월간 취급하고 결제한 후 남아 있는 위 1979.2월말 현재의 잔액기준 타입대취급액(결국 1일 대월잔액)이 총 452억 4천 8백만원에 이르렀으므로 이와 같이 막대한 타입대가 관례상 인정되고 있던 당시의 금융현실이나 타입대는 그 다음날 결재되는 것이어서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1회에 국한된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특히 불량한 타입대가 아닌한, 타입대가 있다하여 곧 바로 배임죄의 범의가 있다고 할 수 없고, 서울신탁은행의 자산규모나 위 은행이 금융기관으로서 점하고 있는 위치 및 종합상사로서의 율산계열기업의 역할 등을 고려해 볼 때 율산계열기업을 회생시키기로 한 이상 이 사건 타입대가 통상 행해지던 타입대와 달리 특히 불량한 것이라고 볼 것은 아니므로 (융통수표로 타입대가 이루어졌다는 것만으로 특히 불량한 타입대라고 볼 것은 아니다) 이 사건 타입대에 있어서도 다른 여신의 경우와 같이 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 할 것이고,

(6) 공소사실 제5항 (나)의 수입신용장 및 내국신용장개설에 관하여 보면, 수입신용장 및 내국신용장의 개설은 수출입회사의 영업활동을 도와주기 위하여는 필요, 불가결한 것이며 수입신용장개설의 경우는 신용장개설은행이 담보로서 상환이 끝날 때까지 수입화물에 대한 선하증권을 보관하게 되므로 수입화물이 최소한의 담보가 되고, 내국신용장개설의 경우도 개설은행이 견질로 받은 원신용장과 국내원자재 공급업자 등이 공급한 수출용 원자재나 수출상품이 최소한의 담보가 되므로 다른 담보가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여신의 경우보다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별로 없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수입신용장 및 내국신용장개설의 경우에는 더우기 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니,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각 공소사실 전부에 대하여 업무상배임죄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배임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다.

4. 따라서 유죄를 선고한 부분의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위배에 의한 사실오인 내지는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의 배임의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한 피고인의 상고논지는 이유있으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하고, 원심판결중 유죄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인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하기로 하고, 원심이 공소사실중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처는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에 의한 사실오인이나 업무상배임죄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으므로 검사의 상고논지는 그 이유없어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일영(재판장) 최재호 김달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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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형사지방법원 1981.4.20선고 79노7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