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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6. 9. 20. 선고 96누6882 판결
[감정평가사시험불합격결정처분취소][공1996.11.1.(21),3217]
판시사항

[1] 감정평가사시험위원회의 운영에 관한 규정인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시행령 제20조 가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지 여부(소극)

[2] 감정평가사시험의 합격기준 선택이 행정청의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인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감정평가사시험위원회는 그 구성원의 임명절차, 지위 및 임기 등에 비추어 감정평가사시험 실시기관인 행정청을 보조하여 위 시험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설치된 것이고, 따라서 그 심의사항이나 회의절차에 관한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시행령 제20조 도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하는 것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다.

[2]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시행령 제18조 제1항 , 제2항 은 감정평가사시험의 합격기준으로 절대평가제 방식을 원칙으로 하되, 행정청이 감정평가사의 수급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상대평가제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감정평가사시험을 실시함에 있어 어떠한 합격기준을 선택할 것인가는 시험실시기관인 행정청의 고유한 정책적인 판단에 맡겨진 것으로서 자유재량에 속한다.

원고,상고인(선정당사자)

원고 1 외 6인

피고,피상고인

건설교통부장관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가 1994. 11. 30. 제5회 감정평가사시험의 합격자 공고시에 위 시험의 제2차시험에 응시하였던 원고 등 선정자들(이하 '원고들'이라 한다)이 합격점수에 미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불합격자로 결정하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한 사실, 그런데 이 사건 제5회 감정평가사시험계획을 심의하기 위하여 1994. 5. 11. 감정평가사시험위원회(이하 '시험위원회'라 한다)가 개최되었으나 위원장을 포함한 8인의 위원 중 4인이 불참하여 개의정족수에 미달하는 바람에 같은 달 5. 13. 위 시험계획에 대한 각 위원의 의견을 가(가), 부(부)로 묻고 별개의 의견이 있는 경우에는 그 옆에 이를 기재하는 방식으로 서면심의를 한 결과 재적위원 8인 중 6인의 찬성으로 위 심의안이 의결됨에 따라 제1·2차시험을 실시하였으며, 이에 대한 합격자 결정시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시험위원회의 서면심의를 거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시행령 제20조 제1항 , 제6항 에 감정평가사시험 합격자결정은 시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고 시험위원회의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여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도, 피고는 시험위원회의 의결 없이 시험위원들의 서면결의에 의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니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지가공시및토지등의평가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14조 제1항 은 감정평가사의 자격으로 감정평가사 제1차시험 및 제2차시험에 합격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간 이상의 실무수습을 마친 자를 규정하고 있고, 제2항 은 감정평가사 제1차시험·제2차시험 및 실무수습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를 받은 법 시행령 제15조 법 제14조 의 규정에 의한 감정평가사자격시험은 건설교통부장관이 실시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이에 따라 건설교통부장관은 시험시행을 공고하고( 법 시행령 제19조 ) 합격자가 결정된 때에는 관보에 이를 공고하며( 법 시행령 제21조 ) 법 시행령상의 합격기준에 따라 합격자를 결정한다고 규정하고( 법 시행령 제18조 ), 시험의 응시자격, 시험방법, 시험문제의 출제 및 시험합격자의 결정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기 위하여 건설교통부에 시험위원회를 두고( 법 시행령 제20조 제1항 ), 시험위원회는 건설교통부장관이 건설교통부 소속 1급공무원 중에서 지명한 위원장과 건설교통부장관이 부동산의 감정·평가에 관하여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자 중에서 임명 또는 위촉한 9인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법 시행령 제20조 제2 , 3항 ), 시험위원회의 회의는 재적위원 과반수의 출석으로 개의하고 출석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한다( 법 시행령 제20조 제6항 )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들을 종합하면 시험위원회는 그 구성원의 임명절차, 지위 및 임기 등에 비추어 감정평가사시험 실시기관인 피고를 보조하여 위 시험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하기 위하여 설치된 것이고, 따라서 그 심의사항이나 회의절차에 관한 위 규정도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하는 것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니라 할 것 인바,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제5회 감정평가사 제2차시험의 합격자를 결정함에 있어 서면으로 각 위원들의 의견을 취합하는 방식으로 시험위원회의 서면심의를 거친 것은 법 시행령의 취지에 비추어 적절하다고 보여진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계 증거와 법령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원고들은 원심에서, 피고가 이 사건 제5회 감정평가사 제2차시험의 한 과목인 감정평가 및 보상법규의 채점위원들에게 사법시험 및 행정고시 수준으로 답안지를 채점하라는 위법한 지시를 하였는바, 이 사건 처분은 위 지시에 의한 결과로서 역시 위법하다는 주장을 하는 외에, 시험문제의 출제에 관한 사항은 시험위원회의 심의사항인데도 불구하고 피고가 이에 관한 시험위원회의 심의를 거침이 없이 출제위원들에게 위 시험을 사법시험 및 행정고시 수준으로 출제하라고 지시함으로써 출제수준에 영향을 미쳤는바, 이 사건 처분은 피고의 위 위법한 지시에 따른 결과이므로 위법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였는데, 원심은 피고가 채점위원들에게 사법시험 및 행정고시 수준으로 문제를 채점할 것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다만 출제위원 위촉시에 참고사항으로 시험문제의 출제수준을 사법시험 및 행정고시 수준으로 요청하였으나 시험문제의 채점은 출제위원들이 공동으로 작성한 채점기준에 따라 자율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채점위원들에 대한 피고의 위법한 지시에 기한 것으로서 역시 위법하다는 원고들의 주장만을 배척하였으니, 원심에는 원고들의 주장 중 위 일부에 대한 판단을 유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제1회 감정평가사시험 시행 당시부터 우수한 인재를 감정평가사로 확보하기 위하여 제2차시험 출제위원 위촉시에 출제위원들에게 참고사항으로 시험문제의 출제수준을 사법시험 및 행정고시 수준으로 할 것을 요청하였고, 이 사건 제5회 감정평가사 제2차시험에 있어서도 동일한 방식으로 시험문제에 대한 출제가 이루어진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원심이 적법히 판단한 바와 같이 시험위원회는 감정평가사시험 실시기관인 피고를 보조하기 위하여 설치된 것이고, 따라서 그 심의사항이나 회의절차에 관한 규정도 행정청 내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하는 것에 불과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은 없는 것인 이상, 감정평가사시험 실시기관인 피고가 시험 출제위원 위촉시에 시험위원회의 심의를 거침이 없이 출제위원들에게 참고사항으로 시험문제의 출제수준을 사법 및 행정고시 수준으로 할 것을 요청한 것을 무권한자의 지시로서 위법하다고 할 것은 아니므로 위 판단유탈의 위법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볼 것이다. 논지는 이유 없다.

3. 제3점에 대하여

법 시행령 제18조 제1 , 2항 은 감정평가사시험의 합격기준으로 절대평가제 방식을 원칙으로 하되, 피고가 감정평가사의 수급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상대평가제 방식으로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감정평가사시험을 실시함에 있어 어떠한 합격기준을 선택할 것인가는 시험실시기관인 피고의 고유한 정책적인 판단에 맡겨진 것으로서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 증거에 의하여 피고는 1990년부터 1992년까지 매년 시행된 제1회 내지 3회 감정평가사시험에 있어서는 토지공개념제도의 확립과 이를 뒷받침하는 데 필요한 부족한 감정평가사를 조기에 안정적으로 공급할 목적으로 상대평가제 방식으로 합격자를 선발하기로 하여 시험시행공고시에 선발예정인원을 각 100명으로 공고하고 각 102명을 합격시켰는데, 위 3회에 걸친 시험 결과 어느 정도 감정평가사의 수급이 안정되었다고 판단하고 1993년에 시행된 제4회 시험에서는 합격인원을 개방하여 능력 있는 감정평가사를 확보하기 위하여 시험시행공고시에 선발예정인원을 공고하지 않고 절대평가제 방식으로 합격자를 결정한 결과 종전보다 많은 130명이 합격되자, 1994년에 시행된 이 사건 제5회 시험에서도 1994. 5. 17. 자 시험시행공고시에 선발예정인원을 밝히지 않고 합격기준으로 제1, 2차시험 모두 절대평가제 방식에 의한다는 취지를 공고한 후 이에 따라 합격자를 결정하였으나 예상외로 19명만이 합격자로 선발된 사실, 한편 제1회 감정평가사 시험이 시행된 1990년부터 이 사건 제5회 시험시행 당시인 1994년까지 국내의 감정평가사 1인당 표준지 조사필지는 과다하여 감정평가사의 수급불균형 현상을 보이고 있었던 사실, 피고는 1995년에 시행된 제6회 시험에서는 합격예정인원을 공고하지 않은 채 절대평가제를 원칙으로 하되 상대평가제를 병행하여 실시하여 합격자를 결정한 결과 102명을 합격시킨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감정평가사시험의 합격기준 선택은 시험실시기관인 피고의 고유한 정책적인 판단의 문제로서 자유재량에 속하는 것이므로 피고가 정책적인 고려에 의하여 합격기준으로 절대평가제 방식 또는 상대평가제 방식을 선택한 다음 그 기준에 따라 합격자를 결정한 이상, 그 선택된 합격기준 자체의 적용에 있어서 잘못을 탓함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의 합격기준 선택에 있어서의 잘못을 탓할 수는 없다 할 것인바, 이 사건 제5회 시험시행공고 당시 피고가 선발예정인원을 밝히지 않고 절대평가제 방식에 의하여 합격자를 결정할 것을 공고하고 위 합격기준에 따라 제2차시험의 합격자를 선발한 이상 이는 적법하다 할 것이고, 피고가 이 사건 제5회 감정평가사시험의 합격기준을 제1회 내지 제3회 시험의 경우와 달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합격자 수가 예년보다 훨씬 적은 19명에 불과하였고 위 시험 당시에도 감정평가사에 대한 수급의 불균형이 계속 존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위에서 본 이 사건 제5회 감정평가사시험의 합격기준 선택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합격기준을 절대평가제 방식으로 선택하여 실시한 위 시험의 결과인 이 사건 처분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재량권을 남용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다.

관계 증거와 법령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인정,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판단유탈,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 할 수 없다. 논지도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박만호 박준서(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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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6.3.28.선고 95구84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