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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7. 11. 선고 2016두46458 판결
[시정명령등취소][공2018하,1613]
판시사항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 에서 정한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후 조사에 협조한 자로서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두 번째의 자’가 과징금 감경의 대상이 되기 위한 요건 / 위 같은 항 제1호 (다)목 에서 정한 성실협조의무의 발생 시점 / 자신신고 또는 조사협조 이전에 증거인멸 행위 등이 있었던 경우,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자체를 불성실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 적극)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5조 제1항 에서 정한 1순위 조사협조자가 되기 위한 요건

판결요지

[1]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22조의2 제1항 제2호 , 제4항 ,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 , (나)목 , 제1호 (다)목 의 문언과 내용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후 조사에 협조한 자로서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두 번째의 자’가 감경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성실협조의무는 원칙적으로 자진신고 시점 또는 조사에 협조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발생한다고 봄이 논리상 당연하다. 그런데 위 성실협조의무는 또한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가 위반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함을 당연한 전제로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의 위반행위와 관련한 증거인멸 행위 등이 자진신고나 조사협조 개시 이전에 이루어졌더라도 그 증거인멸 행위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될 자료나 진술할 내용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행위의 성실성 여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이전에 증거인멸 행위 등이 이루어졌더라도 그로 인하여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개시 시점에 불충분한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그 자체가 불성실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35조 제1항 에서 정한 1순위 조사협조자가 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거나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에 협조하였어야 하고,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였어야 하는 등 감면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2호 (가)목 , (나)목 , 제1호 (다)목 ].

원고, 상고인

주식회사 고려노벨화약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담당변호사 박해식 외 2인)

피고,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담당변호사 박시준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2순위 조사협조자 감면을 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상고이유 제1, 2, 4점)

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은 증거제공 등의 방법으로 조사에 협조한 자에 대하여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제22조의2 제1항 제2호 ), 그 감경 또는 면제되는 자의 범위와 감경 또는 면제의 기준·정도 등에 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22조의2 제4항 ). 그 위임에 따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후에 조사에 협조한 자로서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입증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두 번째의 자가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였을 것’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춘 경우에는 과징금의 100분의 50을 감경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35조 제1항 제3호 (가)목 , (나)목 , 제1호 (다)목 ].

나. 이와 같은 관계 법령의 문언과 내용에 의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시작한 후 조사에 협조한 자로서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단독으로 제공한 두 번째의 자’가 감경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여야 한다. 이와 같은 성실협조의무는 원칙적으로 자진신고 시점 또는 조사에 협조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발생한다고 봄이 논리상 당연하다. 그런데 위 성실협조의무는 또한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가 위반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해야 함을 당연한 전제로 한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자진신고자 또는 조사협조자의 위반행위와 관련한 증거인멸 행위 등이 자진신고나 조사협조 개시 이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 증거인멸 행위 등은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될 자료나 진술할 내용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행위의 성실성 여하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이전에 증거인멸 행위 등이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개시 시점에 불충분한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면,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그 자체가 불성실한 것으로 판단될 수 있다.

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1) 원고의 직원 소외 1은 지시를 받아 피고의 현장조사일인 2012. 4. 9. 이 사건 공동행위 관련 자료가 저장된 자신의 컴퓨터를 포맷하여 자료를 삭제하였다.

(2) 피고의 현장조사 직후, 원고의 임원이었던 소외 2는 함께 공동행위에 가담한 주식회사 한화의 직원 소외 3을 만나, 피고가 현장조사를 통해 각 사업자로부터 공동행위와 관련된 어떤 자료를 확보하였는지에 관한 정보를 교환하였다.

(3) 주식회사 한화는 1순위로 자진신고 감면신청을 하였고, 그 뒤를 이어 원고는 위 증거인멸 행위 등이 있었던 때로부터 한 달 남짓 지난 2012. 5. 18. 2순위로 자진신고 감면신청을 하였다.

라.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직원이 부당공동행위와 관련한 증거인멸 행위 등을 한 것은 향후 가까운 시일 내에 조사협조를 할지 구체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시점에서 이루어졌고, 이후 근접한 시기에 실제로 원고의 자진신고가 있었다. 나아가 그 증거인멸 행위 등으로 인하여 자진신고를 하면서 불충분한 증거를 제출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진신고 또는 조사협조 행위 그 자체가 불성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증거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마. 원심의 이 부분에 관한 이유 설시에 다소 부적절한 점이 있으나,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결론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자진신고와 관련한 성실협조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2. 1순위 조사협조자 지위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 위법한지 여부(상고이유 제3점)

가. 1순위 조사협조자가 되기 위해서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지 못하였거나 부당한 공동행위임을 증명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조사에 협조하였어야 하고,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하였어야 하는 등 감면요건을 모두 갖추어야 한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2호 (가)목 , (나)목 , 제1호 (다)목 ].

나. 원심은, 공정거래위원회는 원고의 감면신청 당시 이미 현장조사와 주식회사 한화의 증거제출을 통해 이 사건 공동행위를 증명하는 데 필요한 증거를 충분히 확보한 상태였을 뿐만 아니라 원고가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원고가 1순위 조사협조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다. 관련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1순위 조사협조자의 요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김신 이기택 박정화(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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