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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6.3.24.선고 2015도9604 판결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사건

2015도9604 도로교통법위반 ( 음주운전 )

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의정부지방법원 2015. 6. 3. 선고 2014노1410 판결

판결선고

2016. 3. 24 .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도로교통법 제44조 제2항에 따라 경찰공무원이 운전자가 술에 취하였는지를 알아 보기 위하여 실시하는 측정은 호흡을 채취하여 그로부터 주취의 정도를 객관적으로 환산하는 측정방법, 즉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을 말한다. 한편 도로교통법 제44조 제3항에 따라 운전자가 경찰공무원에 대하여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결과에 불복하여 혈액 채취의 방법에 의한 측정을 요구할 수 있는 것은 경찰공무원이 운전자에게 호흡측정의 결과를 제시하여 확인을 구하는 때부터 상당한 정도로 근접한 시점에 한정된다. 따라서 운전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위 시점부터 상당한 시간이 지난 후에야 호흡측정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혈액 채취의 방법에 의한 측정을 요구하는 경우에는 이를 정당한 요구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경찰공무원이 혈액채취의 방법에 의한 측정을 실시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호흡측정기에 의한 측정의 결과만으로 음주운전 사실을 증명할 수 있다 ( 대법원 2002. 3. 15. 선고 2001도7121 판결 참조 ) .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혈중알코올농도 0. 05 %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

3.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 ( 1 ) 원심과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의 각 사실을 알 수 있다 .

① 피고인은 2014. 3. 5. 00 : 32경 경기 일산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에 의하여 호흡측정 방식에 의한 음주측정을 당하였고, 그 결과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 142 % 로 측정되었다 .

② 위와 같은 호흡측정 방식에 의한 음주측정 당시 피고인은 구강청정제를 사용하지 않았고, 입을 헹군 이후 음주측정에 응하였다 .

③ 피고인을 단속한 경찰관은 그 당시 피고인의 발음이 부정확하고 약간 비틀거리면서 보행하였으며 혈색이 약간 붉었다는 취지의 주취운전자 정황보고서 및 음주운전단속사실결과조회서를 각 작성하였고, 피고인도 측정결과 및 위 주취운전자 정황보고서의 내용을 확인하고 직접 서명하였다 .

④ 또한 피고인은 단속 경찰관으로부터 측정결과가 부당할 경우 혈액 채취에 의한 측정을 할 수 있음을 고지받았으나 이를 요구하지 아니하였다 .

⑤ 경찰청 교통단속처리지침 제40조에 따르면 음주측정기는 주취측정결과의 정확도 유지를 위하여 지방청별로 4개월 이내에 기기에 대한 검정 및 교정을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음주측정기는 위 음주측정일로부터 약 3개월 전인 2013. 12. 2. 그 프로그램의 교정이 이루어졌다 .

⑥ 피고인은 위와 같이 음주측정을 하고 약 2시간 정도가 지난 후 경기 일산경 찰서를 찾아가 혈액채취의 방법에 의한 음주측정을 요구하였으나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거절당하였다 .

⑦ 이에 피고인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을 방문하여 위와 같이 음주측정을 한 때부터 약 3시간 40분 정도가 지난 2014. 3. 5. 04 : 10경 혈액 채취 방식에 의하여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하였는데, 그 수치가 0. 011 % 로 나타났다 .

1⑧ 한편 당시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에서는 혈중알코올농도 측정을 하는 경우 피검사자 본인이 인적사항 등을 기재한 접수증을 제출받아 담당의사와 상담을 한 후 간호사실에서 채혈을 하고, 검사실에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는데, 피검사자로부터 접수증을 제출받을 때 신분증을 제출받아 이를 피검사자 본인과 대조하여 피검사자 본인이 맞는지 여부까지 확인하지는 않았다 .

( 2 )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피고인이 호흡측정 후 그 측정결과에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다가 호흡측정기로 인한 음주측정을 한 때부터 2시간 정도가 지난 후에야 비로소 혈액 채취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은 정당한 요구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이 임의로 병원을 찾아가 얻은 혈액채취 방식에 의한 음주측정결과는 그 검사과정에서 피검사자 본인 확인 절차도 엄격히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등 혈액의 채취 또는 검사과정에서 인위적인 조작이나 관계자의 잘못이 개입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

한편 호흡측정 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음주측정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고, 그 음주측정결과가 잘못 측정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 .

결국 호흡측정 방식에 의하여 이루어진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음주측정결과에 따르면 피고인은 적어도 혈중알코올농도 0. 05 % 이상의 술에 취한 상태로 자동차를 운전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

( 3 ) 그럼에도 원심은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운전 당시 피고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0. 05 % 이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음주측정절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이상훈

대법관김창석

주 심 대법관 조희대

대법관박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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