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99. 9. 17. 선고 99추30 판결
[울진군발전소주변지역지원산업시행에관한조례무효확인청구의소][공1999.11.1.(93),2226]
판시사항

[1] 지방자치단체가 기관위임사무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개별 법령에서 기관위임사무 중 일정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받아 제정하는 이른바 위임조례의 제정 한계

[3] 기관위임사무 해당 여부의 판단 기준

[4] 발전소주변지역지원에관한법률상의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이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5]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지역단체가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 울진군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시행에관한조례안이 발전소주변지역지원에관한법률시행령 제30조 제1항, 제36조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1] 헌법 제117조 제1항지방자치법 제15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으나 이 때 사무란 지방자치법 제9조 제1항에서 말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와 법령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속하게 된 단체위임사무를 가리키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자치사무와 단체위임사무에 한하므로, 국가사무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국가기관의 지위에서 수행하는 사무일 뿐 지방자치단체 자체의 사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치조례의 제정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2] 기관위임사무에 있어서도 그에 관한 개별 법령에서 일정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경우에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조례 제정권과 무관하게 이른바 위임조례를 정할 수 있다고 하겠으나 이 때에도 그 내용은 개별 법령이 위임하고 있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서 개별 법령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야만 하고, 그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위임조례로서의 효력도 인정할 수 없다.

[3] 법령상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무가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에 관한 법령의 규정 형식과 취지를 우선 고려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외에도 그 사무의 성질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사무인지 여부나 그에 관한 경비부담과 최종적인 책임귀속의 주체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4] 발전소주변지역지원에관한법률은 지역개발 외에 전원개발의 촉진과 발전소 및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의 원활한 운영 도모를 그 목적에 포함시키고 있고(제1조), 위 법상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은 한국전력공사가 전국의 각 주변지역에 대한 장기계획을 각각 수립하여야 하며(제9조), 지원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외에 위 공사도 그 시행주체가 되어(제11조), 지원사업의 내용에 따라 각각 나누어 시행하게 되어 있고(같은법시행령 제19조 내지 제25조), 사업시행에 필요한 경비는 기본적으로 위 공사가 출연하여 운용·관리하는 기금에 의하여 충당하게 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제4조 내지 제7조), 위 법상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능력에 따른 차등이 없이 통일적으로 시행하여야 할 국가사무에 해당하나 다만 당해 지역의 사정과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다른 복지시책과 밀접한 관련하에서 시행할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시행을 위임한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한다.

[5]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의 일부를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지역단체가 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한 울진군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시행에관한조례안이 발전소주변지역지원에관한법률시행령 제30조 제1항, 제36조의 위임 범위를 벗어나 무효라고 본 사례.

참조조문
원고

울진군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태웅)

피고

울진군의회

변론종결

1999. 9. 3.

주문

피고가 1999. 3. 5.에 한 울진군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시행에관한조례안에 대한 재의결은 그 효력이 없다.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이 사건 조례안에 대한 재의결과 그 요지

갑 제1 내지 4호증, 갑 제5호증의 1, 2 및 갑 제7호증의 4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피고는 1998. 12. 26. 제76회 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울진군발전소주변지역지원사업시행에관한조례안(이하 '이 사건 조례안'이라고 한다)을 의결하여 같은 달 28. 원고에게 이송하였다가, 원고가 1999. 1. 16. 그 중 제2조 제1호와 제3조 제1항 및 제7조 제1항이 법령에 위반된다는 사유로 재의를 요구하자, 1999. 3. 5. 제78회 임시회에서 당초 원안과 동일하게 재의결(이하 '이 사건 재의결'이라고 한다)을 하였다.

나. 이 사건 조례안은 그 제1조에서 발전소주변지역지원에관한법률(이하 '법'이라고 한다) 제11조와 법시행령 제30조 제1항 및 제36조의 규정에 따라 울진군 발전소 주변지역 지원사업의 시행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함을 그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한 다음, (1) 제2조 제1호에서 "지역단체라 함은 당해 지원사업과 직접 이해관계가 있는 해당 읍·면을 대표하는 단체로 해당 읍·면의 주민 전체의 구성과 합의에 의하여 운영되는 번영회 또는 지역발전협의회 등 이와 유사한 용어의 단체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2) 제3조 제1항에서 "울진군수는 지방재정법 제14조 제1항 제4호에 의거 지원사업의 효율적 추진 및 관리상 지역단체 등이 직접 시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업은 보조사업으로 시행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는 한편, (3) 제7조 제1항에서 "지역단체는 해당 읍·면의 주민복지와 지역발전 및 주민소득증대 등 공동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당해 지역 전체 주민들로 구성된 협의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원고가 재의요구에서 적시한 위 3개 조항을 '이 사건 계쟁 조항'이라고 한다).

2.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법에 따른 지원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하여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할 수 없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조례안은 그에 관하여 규정하면서 이 사건 계쟁 조항에서 법 제11조와 법시행령 제30조 제1항 및 제36조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사항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그 제정을 위한 이 사건 재의결은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3. 이 사건 조례안의 법령 위반 여부

가. 헌법 제117조 제1항지방자치법 제15조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그 사무에 관하여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으나 이 때 사무란 지방자치법 제9조 제1항에서 말하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사무와 법령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에 속하게 된 단체위임사무를 가리키므로 지방자치단체가 자치조례를 제정할 수 있는 것은 원칙적으로 이러한 자치사무와 단체위임사무에 한한다. 그러므로 국가사무가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위임된 기관위임사무와 같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국가기관의 지위에서 수행하는 사무일 뿐 지방자치단체 자체의 사무라고 할 수 없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치조례의 제정범위에 속하지 않는다 (대법원 1992. 7. 28. 선고 92추31 판결, 1995. 12. 12. 선고 95추32 판결 등 참조).

다만, 기관위임사무에 있어서도 그에 관한 개별법령에서 일정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조례 제정권과 무관하게 이른바 위임조례를 정할 수 있다고 하겠으나 이 때에도 그 내용은 개별 법령이 위임하고 있는 사항에 관한 것으로서 개별 법령의 취지에 부합하는 것이라야만 하고, 그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는 위임조례로서의 효력도 인정할 수 없다 .

그리고 법령상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사무가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에 관한 법령의 규정 형식과 취지를 우선 고려하여야 할 것이지만 그 외에도 그 사무의 성질이 전국적으로 통일적인 처리가 요구되는 사무인지 여부나 그에 관한 경비부담과 최종적인 책임귀속의 주체 등도 아울러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

나. 이 사건에 있어서도 앞서 인정한 바에 의하면, 이 사건 조례안 중 이 사건 계쟁 조항은 법에 따른 지원사업의 시행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음이 명백하므로 법상의 지원사업이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할 경우에는 이 사건 조례안에 대하여 자치조례로서의 효력은 이를 인정할 여지가 없고, 그 제정에 관하여 별도의 위임법령이 있고 또 이 사건 계쟁 조항이 그 위임법령에서 위임된 사항에 관하여 위임의 취지에 따라 정하여진 경우에 한하여 위임조례로서의 효력만을 인정할 수 있을 따름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법은 지역개발 외에 전원개발의 촉진과 발전소 및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의 원활한 운영 도모를 그 목적에 포함시키고 있고(제1조), 법상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은 한국전력공사(이하 '공사'라고 한다)가 전국의 각 주변지역에 대한 장기계획을 각각 수립하여야 하며(제9조), 지원사업은 지방자치단체의 장 외에 공사도 그 시행주체가 되어(제11조), 지원사업의 내용에 따라 각각 나누어 시행하게 되어 있고(법시행령 제19조 내지 제25조), 사업시행에 필요한 경비는 기본적으로 공사가 출연하여 운용·관리하는 기금에 의하여 충당하게 되어 있는 점을 고려할 때(제4조 내지 제7조), 법상의 발전소 주변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재정능력에 따른 차등이 없이 통일적으로 시행하여야 할 국가사무에 해당하나 다만 당해 지역의 사정과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다른 복지시책과 밀접한 관련하에서 시행할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하여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 시행을 위임한 기관위임사무에 해당한다 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가 법상의 지원사업에 관하여 조례를 제정하기 위하여는 법령의 규정상 별도의 위임근거가 있어야만 할 것인데, 법시행령 제30조 제1항은 그 제19조의 기본지원사업 및 제22조의 특별지원사업의 시행에 따른 시설물의 취득 및 관리에 관하여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고, 또 법시행령 제36조는 지원사업의 시행에 관하여 법시행령이 정한 것 이외에는 당해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하고 있으므로 법상의 지원사업 시행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이 사건 계쟁 조항의 내용이 위 각 법시행령 규정의 위임범위 내에서 그 취지에 따라 정하여진 것이라면 이를 포함한 이 사건 조례안도 위임조례로서 그 효력을 인정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시행령 제30조 제1항은 그 소정의 지원사업의 시행에 따른 시설물의 취득·관리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또 법시행령 제36조 역시 소득증대사업과 공공시설사업 등 그 소정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시행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그 시행에 관한 세부적인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을 뿐, 그 어느 규정도 지원사업의 내용이나 주체에 관한 사항을 조례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 아니함이 그 내용상 분명하다.

그런데 이 사건 계쟁 조항은 그 규정 내용 등에 비추어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시행하게 되어 있는 지원사업의 일부를 그 소정의 지역단체가 시행할 수 있게 하는 규정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를 포함한 이 사건 조례안은 결국 법시행령 제30조 제1항이나 제36조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사항을 규정하고 있는 법령 위배의 조례에 해당한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따라서 그 제정을 위한 이 사건 재의결도 그 효력을 인정할 수가 없다고 할 것이다.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원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 론

그러므로 이 사건 재의결의 효력 부인을 구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소송비용은 패소자인 피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이돈희 송진훈 변재승(주심)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