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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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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1. 16. 선고 2013고합73,588(병합)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일부예비적죄명: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검사

김영미, 주민철(기소), 김성동(공판)

변 호 인

법무법인 율촌 외 2인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위한 연대보증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 주위적 공소사실인 공소외 4 주식회사의 신축 건물에 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과 이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은 각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6. 1. 26. 서울 서초구 (주소 3 생략) △△△타워빌딩에 있는 공소외 1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 사무실에서 위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회사 자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정관에 별도의 성과급 지급 근거 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주주총회와 이사회 결의를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 10억 원을 성과급 명목으로 받아 사용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공소외 5, 공소외 11, 공소외 6, 공소외 13, 공소외 12, 공소외 2, 공소외 8, 공소외 9의 각 일부 법정진술

1. 공소외 14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1. 주주총회 의사록( 2013고합73호 사건의 수사기록 25~26쪽), 이사회 의사록(같은 수사기록 25~29쪽), 회계전표(같은 수사기록 52~53쪽), 특별상여 지급대장, 연도별 상여금 지급내역, 2006년 비서 다이어리, 2005. 상여금 지급대장, 연도별 손익계산서, 연도별 배당금 지급내역, 피고인의 ◇◇은행 계좌, 공소외 4 회사 법인계좌, 공소외 4 주식회사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학원매출실적, 법인등기부등본(공소외 1 주식회사, 공소외 15 회사, 공소외 16 회사, 공소외 17 회사), 공소외 1 주식회사 정관, 공소외 18 회사(공소외 4 회사) 지분 변동내역, 공소외 15 회사 주식등변동상황명세서, 기안문, 매출액 비교 전산자료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작량감경

1. 집행유예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정식 주주총회나 이사회 결의 없이 10억 원을 성과급으로 받아간 것은 사실이나,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과 그 가족들이 주주로 구성된 이른바 ‘가족회사’로서 당시 나머지 주주들의 허락을 받았고, 다른 직원들도 함께 성과급을 받았으며, 정식으로 회계처리를 하였고, 10억 원이라는 금액도 피해자 회사에 대한 기여도와 업계 관행에 비추어 볼 때 적정한 것이며, 이를 계열회사를 위해 사용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성과급 10억 원을 받은 것을 횡령행위라 평가할 수 없고, 횡령의 범의도 없었다.

2. 이 법원의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피고인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지배력, 지급 절차의 적법성 여부, 지급 여부와 규모의 결정 경위, 지급 규모의 적정성 여부, 지급 이후의 정황, 사용처 등에 관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에서 10억 원을 성과급으로 받아간 것은, 대표이사의 보수 수령에 관하여 통상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 대표이사의 지위와 피해자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이용하여 실질적으로는 피해자 회사가 아닌 자신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자기 소유인 것처럼 사용·처분한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업무상 횡령행위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는 이에 대한 범의 역시 있었다고 인정된다.

가. 피고인의 피해자 회사에 대한 지배력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피해자 회사의 발행주식 중 45%를 소유한 최대주주였고(그 외에도 남편 공소외 5가 25%를, 딸 공소외 6, 공소외 2가 각 15%씩을 소유하고 있었다), 1994년 이래 10년 이상 대표이사로 재직해 왔으며, 남편 공소외 5는 일선 경영활동보다는 외부 활동에 치중하고 있었고, 주주들 사이에 별다른 분쟁이 있던 것도 아니었으므로, 피고인은 최대주주와 대표이사의 지위에 기초하여 법률상으로는 물론 사실상으로도 피해자 회사에 대하여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다.

나. 지급 절차의 적법성 여부

피해자 회사에서 이사의 보수는 주주총회 결의로 정하여야 하나( 상법 제388조 , 피해자 회사의 정관 제37조 제1항), 피해자 회사는 주주총회로 이를 정한 바 없었고, 내부 규정으로도 성과급 지급 근거를 마련해 놓지 않았으며,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가 성과급 지급에 관한 구체적인 약정을 한 사실도 없고, 종래 피해자 회사 내부에서는 특정인에게 10억 원이라는 거액을 성과급으로 지급한 사례가 없었음에도, 피고인이 10억 원을 성과급으로 받아갈 당시 피해자 회사 내에서 주주총회는 물론 이사회조차 개최된 적이 없었다.

다. 지급 여부와 규모의 결정 경위

1) 피고인이 1998년 15억 원을, 2002년 32억 원을 피해자 회사에 몇 달간 무이자로 대여한 적이 있고, 피고인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를 무렵까지 피해자 회사의 매출이 늘어나는 등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성장에 일정 부분 이바지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 사건에서 위 10억 원의 수령 명목은 ‘2005년 하반기’의 성과급이었고(수사기록 585쪽), 피고인을 비롯한 임직원들은 기존에도 비정기적으로나마 성과급을 수령해 왔으므로, 그와 같이 몇 년간에 걸친 피고인의 공적이 존재한다 하여 이 사건에서 10억 원을 한꺼번에 성과급으로 받아간 것이 정당화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2) 또한, 성과급은 조직 구성원이 달성한 성과를 기준으로 하여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보수를 의미하므로, 성과급 지급은 성과에 대한 평가를 전제로 하고, 더욱이 이 사건과 같이 10억 원에 이르는 돈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경우에는 그러한 평가가 더욱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임에도,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성과는 객관적 기준에 의하여 평가된 적이 전혀 없었다.

3) 피고인은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2006. 1. 21.경 공소외 8, 공소외 9, 이재호와의 회의에서 성과급 지급 여부와 그 규모를 결정했다고 변소하고 있으나, 그 이전에 동록된 2005. 12. 31.자 회계전표(수사기록 110쪽)에 이미 위 10억 원을 포함한 것으로 보이는 1,126,750,000원이 ‘본점 2005년 하반기 인센티브’라는 명목으로 미지급금 항목에 계상되어 있으므로 그와 같은 변소 자체를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고, 그러한 변소가 사실에 부합한 것이라 하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에 대한 강력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점, 당시 회의에 참여한 4명 중 이사는 피고인과 공소외 8 2명에 불과하고, 공소외 8 역시 피고인 다음으로 많은 성과급인 2천만 원을 받아간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 대한 성과급 10억 원의 지급은 최대 이해당사자인 피고인을 비롯하여 일부 임직원이 자의적으로 결정한 것이라고 보기에 충분하다.

라. 지급 규모의 적정성 여부

1) 피고인이 성과급으로 받아간 10억 원은 피고인의 연간 보수 2억 원의 5배에 해당하고, 임직원 전체의 연간 보수 45억 원의 약 22%를 상회하며, 2005년 당기 순이익 약 72억 원의 약 1/7에 이르는 금액이므로, 10억 원은 피해자 회사의 규모나 경영상태에 비추어 특정 1인에게 일시에 지급하는 성과급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인 규모라 할 것이다.

2) 또한, 피고인이 성과급으로 10억 원을 받아갈 당시 피해자 회사의 다른 임직원들도 성과급을 수령한 것은 사실이나, 피고인과 함께 성과급을 받은 86명 전체의 수령액 합계는 126,750,000원 정도로서 피고인이 받아간 금액의 1/10 정도에 불과하고, 피고인의 10억 원 다음으로 많은 성과급 액수는 이사 공소외 8의 2천만 원이므로, 다른 임직원과의 형평성 측면에서도 지나치게 불합리하고, 성과급 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10억 원을 받아간 것이라는 피고인의 변소와도 부합하지 않는다.

3) 실제로 피고인과 가족들이 이 사건 범행을 전후하여 각 수억 원씩의 배당금을 받아간 적이 있으나, 이는 회사의 주주로서 상법에 따른 이익을 주식 비율에 따라 배당받아간 것이므로, 회사의 대표이사가 업무에 대한 보수를 받아간 것과는 구별되어야 한다.

마. 지급 이후의 정황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성과급 10억 원을 받아갈 당시 정당한 절차를 거친 바 없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사후에 이사 보수의 한도액을 40억 원으로 정하는 내용의 2005. 3. 30.자 주주총회 의사록, 성과급 지급 기준이 마련되었다는 2005. 3. 30.자 이사회 의사록, 그리고 피고인이 위 성과급 지급 기준을 충족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10억 원을 성과급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의 2005. 11. 2.자 이사회 의사록을 한꺼번에 허위로 소급하여 작성해 놓기도 하였다.

바. 사용처

피고인은 성과급 중 세금을 제외한 나머지 7억 원을 공소외 4 주식회사(상호가 공소외 15 주식회사였다가, 2005. 11. 1. 공소외 18 주식회사로, 2010. 1. 20. 현재와 같이 각 변경되었다. 이하 ‘공소외 4 회사’라 한다)에 가수금 명목으로 입금하였는데, 당시 공소외 4 회사는 피고인과 피고인의 딸 공소외 2가 발행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었으므로 피해자 회사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피고인이 대표이사로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었으며, 피고인은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7억 원의 가수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어 장래에 이를 변제받을 수 있게 된 것이므로, 위 성과급은 피해자 회사를 위하여 사용된 것이 아니라, 공소외 4 회사 또는 피고인 자신을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이다.

양형의 이유

1. 양형기준의 적용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군, 제3유형(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처벌불원 또는 상당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감경요소, 행위자/기타 인자)

[권고형의 범위] 징역 1년 6개월 이상 3년 이하

2. 선고형의 결정 및 그 이유

가. 선고형 및 집행유예: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나. 이유

성과급 명목으로 횡령한 액수가 10억 원으로 거액이나, 횡령한 10억 원 전부를 피해자 회사에 반환한 점,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약 20여 년간 피해자 회사를 운영하면서 일정 부분 이바지한 것은 사실인 점, 피고인에게 동종 전과는 없고, 사회적 유대관계도 분명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여 법정형을 감경한 범위 내에서 형을 정하고,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무죄부분

1. 공소외 3 주식회사를 위한 연대보증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 2013고합588 )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06. 5. 24.경부터 부동산 매매업 및 건물신축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한 공소외 3 주식회사(이하 ‘공소외 3 회사’라 한다)를 인수하여 위 회사를 운영하던 중, 공소외 3 회사 운영은 피해자 회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었고, 공소외 3 회사로부터 아무런 담보를 받지도 아니하였으며, 피해자 회사의 주주총회, 이사회 결의 등을 거치지도 아니하였음에도, 피해자 회사 대표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를 위배하여 위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3 회사가 2010. 5. 17. ◇◇은행으로부터 10억 원을 대출받을 때와 2011. 4. 20. 다시금 위 10억 원 및 기존 대출금 33억 4,000만 원에 대하여 대출을 연장할 때 공소외 3 회사의 대출금반환채무에 대하여 각 연대보증을 하게 함으로써, 공소외 3 회사로 하여금 연대보증액 합계 43억 4,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3 회사를 위하여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는 동안 대출금을 상회하는 액수의 예금채권이 ◇◇은행에 담보로 제공되었고, 공소외 3 회사는 다수의 미분양상가를 보유하고 있어 대출금반환채무를 변제할 자력도 충분했으므로, 현실적인 손해는 물론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성을 초래한 것도 아니어서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인에게는 배임의 고의도 없었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회사의 대표이사가 타인의 채무를 회사 이름으로 지급보증 또는 연대보증함에 있어 그 타인이 만성적인 적자로 손실액이나 채무액이 누적되어 가고 있는 등 재무구조가 상당히 불량하여 이미 채무변제능력을 상실한 관계로 그를 위하여 지급보증 또는 연대보증을 할 경우에 회사에 손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이에 나아갔다면 그러한 지급보증 또는 연대보증은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나, 그 타인이 단순히 채무초과 상태에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그러한 지급보증 또는 연대보증이 곧 회사에 대하여 배임행위가 된다고 단정할 수 없다( 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520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3 회사는 서울 서초구 (주소 1 생략) 일대 토지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프라자’ 상가를 건축하여 분양하는 사업을 하면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아 사용하였고, 2010. 4. 30. 당시 대출금반환채무액은 총 33억 4,200만 원이었던 사실, 그러한 상황에서 공소외 3 회사는 2010. 5. 17. ◇◇은행으로부터 추가로 10억 원을 대출받고, 2011. 4. 20. 위 10억 원의 채무 및 기존 33억 4,200만 원의 채무에 대하여 대출을 연장하였는데, 이때마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위 각 대출금반환채무를 연대보증하게 하였고, 위 연대보증은 2012. 2. 15.까지 유지된 사실, 한편, 공소외 3 회사는 피고인과 딸 공소외 2가 발행주식 전부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로서 피해자 회사가 연대보증을 하기 이전인 2008년 14억 6천만 원의, 2009년 19억 7천만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사실,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3 회사의 대출금반환채무를 연대보증할 당시 피해자 회사에서 정식으로 주주총회나 이사회가 개최된 적은 없으며, 피해자 회사가 당시 공소외 3 회사로부터 연대보증에 대한 어떠한 이익 제공 약속도 받은 적이 없고, 담보도 제공받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가 아닌 공소외 3 회사만의 이익을 위하여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연대보증을 하게 하였고, 이는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를 위배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있다.

나) 그러나 피고인을 업무상 배임으로 처벌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의 행위로 인하여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어야 하고,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고 있었어야 할 것인데, 같은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역시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3 회사의 대출금반환채무를 처음 연대보증하기 이전인 2010. 4. 20. ◇◇은행에 위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잔액 합계 약 43억 3천만 원의 예금채권에 대하여 질권을 설정해 주었고, 그와 같은 질권은 피해자 회사가 연대보증인의 지위에서 벗어난 2012. 2. 15. 이후까지 유지되었으며, 질권이 설정된 예금채권의 잔액은 약 43억 3천만 ~ 46억 원 정도로서 항상 위 대출금 합계를 초과하거나 근소하게 미달하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증 제17호증의 1~3).

2) 공소외 3 회사는 2008년과 2009년에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였으나, 피해자 회사가 연대보증을 하기 시작한 2010년에는 매출이 증가하여 15억 7천만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기도 하였다(수사기록 328~331쪽).

3) 또한, 공소외 3 회사는 ◇◇은행에 대한 대출금반환채무를 부담하는 동안 ☆☆☆프라자의 미분양상가를 아무런 제한물권의 부담이 없는 상태로 보유하고 있었는데, 위 상가의 예정 분양가액 합계는 약 179억 9천만 원이었고(수사기록 442쪽), 2012. 8. 27.까지 미분양된 위 상가의 감정평가액 합계는 약 76억 1천만 원이었으며, 이를 기초로 ◇◇은행이 담보인정가액으로 평가한 액수는 약 45억 6천만 원이었다(수사기록 444~448쪽).

4) 공소외 3 회사는 피해자 회사가 연대보증을 한 기간 동안 ◇◇은행에 위 대출금의 이자를 지체함이 없이 제때에 변제하였다(수사기록 991~997, 1,002~1,007쪽).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3 회사의 채무를 연대보증할 당시 ◇◇은행에 충분한 물적 담보가 제공된 상태였으므로, 거래관념상 ◇◇은행이 담보권을 먼저 실행하지 않고 피해자 회사에 연대보증채무의 이행을 구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점, 만일 ◇◇은행의 청구에 따라 피해자 회사가 연대보증채무를 이행한다 하더라도, 피해자 회사는 나중에 공소외 3 회사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하거나 변제자대위 법리에 의하여 담보권을 실행할 수 있는 점, 2010년 당시 공소외 3 회사의 경영실적은 과거보다 개선된 상태였고, 보유 중이던 미분양상가의 평가가치를 고려하더라도, 공소외 3 회사의 변제자력은 충분하다고 보이는 점, 결과적으로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도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3 회사를 위하여 연대보증을 하게 한 것이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한 것으로서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거나 피고인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2. 주위적 공소사실인 공소외 4 회사의 신축 건물에 관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과 이에 대한 예비적 공소사실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 2013고합588 )

가.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의 요지

1) 주위적 공소사실

피해자 회사는 2002년 무렵부터 ◎◎지점에 임대차시설의 분산 및 공간적 협소함, 임대차비용의 상승 등의 문제가 있자 피해자 회사 명의로 토지를 취득하여 건물을 신축하거나 건물을 매수하여 그 건물에서 ◎◎지점을 운영하기로 하였으므로, 대표이사인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지급하여 토지 또는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하도록 해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역시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토지를 매수하여 건물을 신축하기로 마음먹고, 우선 2004. 11. 30. 및 2005. 7. 1. 피해자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공소외 4 회사의 지분 일부를 각 이전하여 피고인 자신과 공소외 2가 공소외 4 회사의 지분 전부를 보유하게 하였다.

이어서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연대보증 하에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2005. 9. 14.부터 2006. 1. 20.까지 합계 231억 8,600만 원을 대출받아 위 대출금으로 2005. 8. 30.부터 2006. 1. 10.까지 서울 종로구 관철동 (지번 2 생략) 등 9개 필지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 및 그 지상 건물을 총 29,989,557,790원에 매수하고, 그 무렵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다음, 2006. 5. 16.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4 회사와 임대차보증금 선지급 약정을 체결하여 2006. 5. 24.부터 2007. 2. 13.까지 공소외 4 회사에 임대차보증금 선지급금 명목으로 합계 130억 원을 지급하게 하고, 이를 공소외 4 회사의 ◇◇은행에 대한 대출금반환채무를 변제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10. 4.경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공소외 7 주식회사와 총 공사대금 156억 6,400만 원에 이 사건 토지 지상에 지상 15층, 지하 3층의 건물과 주차장(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신축하는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공사를 개시하여 2011. 10.경 건물을 준공하고, 그 무렵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마치는 한편, 그 과정에서 2010. 2.경 위 선지급금 130억 원을 차용금으로 처리한 후, 2010. 2. 16.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다시 공소외 4 회사와 임대차보증금의 선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새로운 약정을 체결하여 공소외 4 회사에 2010. 2. 16.부터 2011. 9. 30.까지 임대차보증금 선지급금 합계 124억 원을 지급하게 한 후, 이를 건물신축공사의 공사대금채무 등을 변제하는 데에 사용하였다.

위와 같이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이 사건 토지 매수계약과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계약을 피해자 회사가 아닌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체결하여 위 토지 및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공소외 4 회사에 귀속시킴으로써 공소외 4 회사로 하여금 합계 45,653,557,790원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액수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2) 예비적 공소사실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던 공소외 4 회사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는 과정에서 위 은행으로부터 피해자 회사의 연대보증 등을 요구받게 되었다.

그러나 위 사업의 수익은 공소외 4 회사가 얻는 것이고, 이는 결국 공소외 4 회사의 실질 소유자인 피고인 개인의 이익으로 돌아가는 것이어서 위 사업 추진이 피해자 회사를 위하는 것이 전혀 아니었으며, 이에 관한 피해자 회사의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결의도 없었고, 공소외 4 회사로부터 별다른 담보를 받지도 아니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대표이사로서의 업무상 임무에 위배하여 공소외 4 회사가 2005. 9. 14. ◇◇은행으로부터 150억 원, 2005. 10. 20. 46억 원, 2005. 11. 3. 4억 원, 2006. 1. 20. 31억 8,600만 원을 대출받거나 사채를 발행할 때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합계 231억 8,600만 원의 채무에 대하여 연대보증을 하도록 함으로써 공소외 4 회사로 하여금 위 보증액에 상당하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피해자 회사에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피고인은 2006. 5. 16.경 피해자 회사 사무실에서 회사 자금을 업무상 보관하던 중, 공소외 4 회사 운영 자금이 부족하자, 위 1)항 기재와 같이 이 사건 건물이 착공조차 되지도 않았음에도,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4 회사로부터 건물을 임차하는 것처럼 ‘부동산입주를 위한 약정서’를 작성한 후,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2006. 5. 24. 공소외 4 회사에 임대차보증금 선지급 명목으로 40억 원, 2007. 1. 12. 같은 명목으로 40억 원, 2007. 2. 13. 같은 명목으로 50억 원을 각 지급하게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의 자금 합계 130억 원을 횡령하였다.

나.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1) 주위적 공소사실 관련

피고인에게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취득하게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고 할 수 없고,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거나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된 것도 아니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배임행위에 해당하지 않고, 배임의 고의도 없었다.

2) 예비적 공소사실 관련

가) 배임의 점에 대하여

공소외 4 회사의 ◇◇은행에 대한 대출금반환채무에 관하여는 충분한 담보가 제공되어 있었으므로, 피해자 회사가 위 대출금채무를 연대보증하더라도 손해발생의 위험성이 없어 배임행위라 할 수 없고, 배임의 고의도 없었다.

나) 횡령의 점에 대하여

이 사건 건물을 유리한 조건에 임차하기 위하여 임대차보증금을 먼저 지급한 것이고, 이를 그대로 회계처리를 하였으며, 위 건물의 완공이 늦어지자 대여금으로 전환하여 역시 제대로 회계처리를 하였고, 나중에는 그 이자까지 지급하였으므로, 횡령행위라 할 수 없다.

다. 기초 사실관계

먼저, 이 부분 각 공소사실과 관련하여서는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공소외 4 회사의 설립 및 2004. 11. 30.까지의 지분 변동

가) 공소외 4 회사는 본래 외국인강사 1명이 수강생 1명을 맡아 일대일로 외국어를 교육하는 사업을 하기 위하여 2000. 4. 1. 설립되었다.

나) 공소외 4 회사는 설립 당시 피해자 회사가 그 발행주식 총수의 30.59%, 피고인이 11.76%, 공소외 5가 17.65%, 공소외 19 외 8명이 합계 40%를 소유하고 있었으나(증 제17호), 그 후 주주들 간에 분쟁이 발생하여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19 등의 주식을 매수하거나 신주가 발행되는 등 여러 차례의 지분 변동 과정을 거쳐 2004. 11. 30. 당시 피해자 회사가 그 발행주식 총수의 60.51%, 피고인이 24.34%, 공소외 2가 15.15%를 각 소유하게 되었다.

2) 공소외 4 회사의 2004. 11. 30. 이후의 지분 변동

피고인은 2004. 11. 30.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위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공소외 4 회사에 대한 지분 60.51% 중 40.51%를 딸인 공소외 2에게 이전하도록 하고, 2005. 7. 1. 나머지 지분 20%를 피고인 자신에게로 이전하도록 하였고, 이로써 2005. 7. 1.부터 공소외 4 회사의 발행주식 중 55.66%를 공소외 2가, 나머지 44.34%를 피고인이 각 소유하게 되었다.

3) 이 사건 토지의 매수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종로△△△학원 강의실이 여러 건물에 흩어져 있고 그 건물 시설이 낙후된 점 등을 문제로 여기고, 위 회사 임직원들과 해결 방안을 모색한 끝에, 서울 종로구 ◇◇동 및 ☆☆동 일대에 있는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그 지상에 학원 건물을 신축하기로 하고, 2005. 8. 30.부터 2006. 1. 10.까지 이 사건 토지 및 그 지상 건물을 공소외 4 회사 명의로 총 29,989,557,790원에 매수하였다.

4) △△△타워의 대출 및 사채 발행과 피해자 회사의 연대보증

공소외 4 회사는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고 그 지상에 이 사건 건물을 신축할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① 2005. 9. 14. ◇◇은행으로부터 120억 원을 대출받고, 같은 날 40억 원의 사채를 발행하여 ◇◇은행에 이를 인수시켰으며, ② 2005. 10. 20. ◇◇은행으로부터 46억 원을 대출받고, ③ 2005. 11. 3. 4억 원의 사채를 발행하여 ◇◇은행에 이를 인수시켰으며, ④ 2006. 1. 20. ◇◇은행으로부터 31억 8,600만 원을 대출받았고, 피해자 회사는 공소외 4 회사의 위 각 대출일 또는 사채발행일마다 그 대출금반환채무 및 사채상환채무를 연대보증하였다.

5) 피해자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1차 선지급

가) 피해자 회사와 공소외 4 회사는 이 사건 건물 착공 이전인 2006. 5. 16. 공소외 4 회사가 피해자 회사에 이 사건 건물을 우선하여 임차하고 피해자 회사는 공소외 4 회사에 임대차보증금 130억 원을 선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하였고(수사기록 286~287쪽), 이에 따라 피해자 회사는 2006. 5. 24.부터 2007. 2. 13.까지 3회에 걸쳐 공소외 4 회사에 임대차보증금 합계 130억 원을 선지급하였다.

나) 그런데 이 사건 토지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는 등의 이유로 착공이 계속 지연되었고, 이에 피해자 회사와 공소외 4 회사는 2007. 4.경 위 130억 원을 대여금으로 전환하기로 하고, 이에 관한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다(수사기록 288~289쪽).

6) 피해자 회사의 임대차보증금 2차 선지급

그 후 공소외 4 회사와 피해자 회사는 2010. 2. 16. 앞서 본 2006. 5. 16.자 약정과 유사한 내용의 약정을 새로 체결하였고, 이에 기초하여 피해자 회사는 대여금으로 전환된 130억 원과는 별도로 2010. 2. 16.부터 2011. 9. 30.까지 공소외 4 회사에 합계 124억 원을 임대차보증금 선지급금 명목으로 지급하였으며, 이는 대부분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공사대금으로 사용되었다(수사기록 723, 726~728, 733~735쪽).

7) 이 사건 건물의 완공

그러나 이 사건 건물은 문화재 발굴 등을 이유로 계속하여 착공이 지연되었고, 2010. 4. 1.에야 비로소 공소외 4 회사와 공소외 7 주식회사가 이 사건 건물 신축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결국 이 사건 건물은 2010. 4. 2. 착공되어 2011. 10.경 완공되었다.

8) 피해자 회사와 공소외 4 회사의 정식 임대차계약 체결

공소외 4 회사와 피해자 회사는 이 사건 건물이 완공된 직후인 2011. 10. 17. 이 사건 건물 중 지하 1, 2층 및 지상 3~12, 14, 15층에 관한 임대차계약(임대차보증금 약 148억 원, 차임 월 약 5,400만 원, 임대기간 5년)을 체결하였고(수사기록 764~775쪽), 피해자 회사는 2011. 10. 31. 및 2011. 11. 18. 2회에 걸쳐 나머지 임대차보증금 약 24억 원을 지급하였으며, 현재까지 위 임대차계약이 유지되고 있다.

9) 대출금 상환

한편, 공소외 1 주식회사는 2005. 9. 14.자 대출금 120억 원에 대하여는 2007. 2. 13. 50억 원을, 2012. 7. 19. 70억 원을 각 반환하였고, 2005. 9. 14.자 사채 30억 원에 대하여는 2010. 8. 16. 상환하였으며, 2005. 10. 20.자 46억 원 대출금에 대하여는 2012. 7. 9. 반환하였고, 2005. 11. 3.자 사채 4억 원은 2010. 8. 16.에 상환하였으며, 2006. 1. 20.자 대출금 31억 8,600만 원은 2009. 2. 16. 반환하였다(수사기록 272쪽).

10) 공소외 4 회사의 130억 원 원리금 변제

공소외 4 회사는 대여금으로 전환된 130억 원을 2011. 11. 18. 피해자 회사에 변제하였고, 2012. 1. 26. 위 130억 원의 이자 34억 1,718만 원을 한꺼번에 지급하였다(다만, 2012. 3. 13. 초과 입금된 1,266만 원은 반환되었다, 수시기록 290~291쪽).

라.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1) 쟁점

먼저,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피해자 회사가 취득하도록 해야 할 업무상 임무를 위반한 것이고, 피고인에게 공소외 4 회사에 이익을 주고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하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던 것인지 본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1) 배임죄에 있어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령의 규정, 계약의 내용 또는 신의칙상 당연히 하여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말아야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의미한다(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등 참조).

(2) 경영상의 판단과 관련하여 기업의 경영자에게 배임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일반적인 업무상배임죄에 있어서 고의의 입증 방법과 마찬가지의 법리가 적용되어야 함은 물론이지만, 문제된 경영상의 판단에 이르게 된 경위와 동기, 판단대상인 사업의 내용, 기업이 처한 경제적 상황, 손실발생의 개연성과 이익획득의 개연성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자기 또는 제3자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다는 인식과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미필적 인식을 포함)하의 의도적 행위임이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배임죄의 고의를 인정하는 엄격한 해석기준은 유지되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인식이 없는데 단순히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묻거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는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도4229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기초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은 피고인과 공소외 2가 지분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공소외 4 회사가 취득하였으나, 본래 피해자 회사가 종로에서 학원 사업을 능률적으로 영위하기 위하여 매수 또는 신축된 것이고, 피해자 회사의 연대보증이 공소외 4 회사가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의 매수 또는 신축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으며, 사실상 피해자 회사가 선지급한 임대차보증금이 공소외 4 회사의 대출금 반환이나 공사대금 지급의 중요한 재원이 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위 관련 법리에 기초하여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앞서 본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 매수계약과 이 사건 건물 신축공사계약을 반드시 피해자 회사 명의로 체결하여 위 토지 및 건물을 피해자 회사에 귀속시켜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다거나, 공소외 4 회사에 이익을 주고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하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먼저, 이 사건 토지 및 건물과 같이 합계 수백억 원대에 이르는 거액의 부동산을 직접 취득하는 경우, 토지 매수 및 건물 신축을 위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하여 거액을 대출받아 수년간 대출금반환 및 이자지급채무를 부담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부동산 시장의 변화에 따른 토지와 건물의 시가 하락 위험도 피할 수 없으며, 건물의 경우 지속적인 관리비용이 지출되는 등의 문제가 있으므로, 위와 같은 경제적 위험과 이로 인한 경영상의 부담을 배제한 채, 부동산을 직접 취득하여 자산을 증대하는 것이 제3자가 취득한 부동산을 유리한 조건으로 임차하는 것보다 항상 유리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② 실제로 피해자 회사의 입장에서 볼 때, 공소외 4 회사와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은 피해자 회사가 종전에 사용하던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과 비교하여 건물의 입지와 상태, 가격 조건 등의 측면에서 상당한 합리성을 갖고 있다고 인정되는 반면, 공소외 4 회사는 당초 설립 목적이자 주요 사업 분야였던 일대일 영어교육사업을 양도하고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임대업만을 주요 사업으로 한 기간인 2010년에는 약 5억 2천만 원의 손실을, 2011년에는 약 44억 8천만 원의 손실을, 2012년에는 약 12억 1천만 원의 손실을 기록하였다.

③ 게다가 피해자 회사와 공소외 4 회사는, 단순히 ‘△△△’라는 동일한 상호를 사용하고 있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두 회사 모두를 주요 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실질적 지배를 하고 있고, 주요 임원진의 구성도 유사하며, 피해자 회사의 임직원들이 공소외 4 회사의 매출 실적을 분석하고 경영 방안을 마련하는 등 공소외 4 회사의 운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있으므로, 두 회사가 이른바 ‘모자회사’의 관계에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서로의 협력관계를 부정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4 회사에 지속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고 볼 여지도 충분하다.

④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직접 취득하지 않음으로써 장래 피해자 회사가 이를 지속적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될 가능성은 있으나, 이 사건 건물의 구조와 규모에 비추어 위 건물은 처음부터 피해자 회사의 학원 강의실로 사용하기 위하여 설계·시공되었으므로, 피해자 회사와 같은 대형 학원사업체에 최적화되어 있는 점, 피고인의 객관적 행적에 비추어 보더라도, 처음부터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강의실 건물로 사용할 계획으로 이 사건 건물 신축을 주도하였고, 그 이후에도 한국학원총연합회 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등 학원 사업을 계속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공소외 4 회사가 향후 이 사건 건물을 제3자에게 매도하거나 임대할 가능성은 상당히 낮아 보인다.

⑤ 또한, 피고인이 소유하고 있는 피해자 회사 주식은 피고인의 재산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피해자 회사의 성장과 자산 증대는 피고인의 이익과 직결되어 있는 점, 최근에 이르러 피해자 회사의 주주인 피고인, 공소외 2, 그리고 공소외 5, 공소외 6 사이에 분쟁이 발생하였을 뿐 이 사건 토지의 매수 및 이 사건 건물의 신축을 계획할 당시 주주들 사이에 어떠한 분쟁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없는 점,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기 전 세무사로부터 피해자 회사가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직접 취득할 경우 중과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있다는 조언을 듣기도 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굳이 피해자 회사의 이익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공소외 4 회사의 이익만을 추구했을 만한 동기도 뚜렷하지 않다.

3) 소결론

따라서 피고인이 이 사건 토지 및 건물을 피해자 회사가 취득하도록 해야 할 업무상 임무를 위반하였다거나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운 이상, 이 부분 주위적 공소사실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마. 예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가) 먼저, 예비적 공소사실 중 공소외 4 회사를 위한 연대보증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이 부분 공소사실에서 검사가 배임행위라고 주장하는 것은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4 회사의 대출금반환채무를 연대보증하도록 한 행위’이므로, 앞서 공소외 3 회사를 위한 연대보증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에 관하여 살펴본 법리에 기초하여 공소외 4 회사를 위한 연대보증이 피해자 회사에 손해를 가한 것인지 본다.

나) 이 부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서는 앞서 기초 사실관계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실 이외에도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공소외 4 회사가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사채를 발행하여 인수시킬 때마다 그 대출금반환 및 사채상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은행에 다음 표 기재와 같이 여러 부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 325억 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다.

본문내 포함된 표
순번 일자 채무액 담보 제공 부동산 감정가액 담보 소유자
1 2005. 9. 14. ① 120억 원(대출) 서울 종로구 (지번 1 생략), (지번 2 생략), (지번 3 생략), (지번 4 생략), (지번 5 생략), (지번 6 생략) 118억 1,500만 원 공소외 4 회사
서울 종로구 (지번 7 생략) 및 지상 건물 95억 300만 원 피고인 및 공소외 5
② 30억 원(사채)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주소 2 생략) 외 3필지 지상 ▽▽▽▽▽텔 301호, 401호, 501호 65억 9,000만 원 피고인
2 2005. 10. 20. 46억 원(대출) 서울 종로구 (지번 8 생략) 20억 9,400만 원 공소외 4 회사
3 2005. 11. 3. 4억 원(사채) 서울 종로구 (지번 9 생략) 5억 7,000만 원 공소외 4 회사
4 2006. 1. 20. 31억 8,600만 원(대출) 서울 종로구 (지번 10 생략) 19억 1,600만 원 공소외 4 회사
채무액 합계 231억 8,600만 원 감정가액 합계 324억 8,800만 원

② 또한, 위 표 기재 각 부동산 중 이 사건 토지 즉, 서울 종로구 (지번 1 생략), 같은 동 (지번 2 생략), 같은 동 (지번 3 생략), 같은 동 (지번 4 생략), 같은 동 (지번 5 생략), 같은 동 (지번 6 생략)(이상 같은 동 (지번 1 생략)을 제외한 나머지 토지는 2009. 7. 3. 위 (지번 1 생략) 토지에 합병되었다), 같은 동 (지번 8 생략), 같은 동 (지번 9 생략), 같은 구 (지번 10 생략) 및 당시 지상에 있던 건물의 매입가액 합계는 약 299억 8천만 원이었다(그 중 위 각 건물에 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액의 합계는 약 23억 9천만 원에 불과하다).

③ 피고인은 ◇◇은행에 대한 위 대출금반환 및 사채상환 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2005. 9. 14.부터 2006. 1. 4.까지 총 6개의 예금채권에 대하여 ◇◇은행에 질권을 설정해 주었고, 그 잔액 합계는 69억 4,200만 원에 이르렀다(증 제28호증의 2).

④ 피고인은 위 각 대출 또는 사채발행 당시 개인의 지위에서도 연대보증을 하였는데, 최초 대출 이전인 2005. 8. 31. 당시 ◇◇은행에 대하여 약 51억 원의 예금채권을 가지고 있었고(수사기록 919쪽), 2006년 초반을 기준으로 약 56억 5,000만 원 상당의 예금 등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평가가치가 약 252억 4,500만 원에 이르는 피해자 회사에 대한 주식 70,42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⑤ 공소외 4 회사는 ◇◇은행에 위 각 대출금에 대한 이자를 연체하지 않고 제대로 지급하였고, 피고인은 이 사건 건물이 완공되자 2011. 11. 16. 피해자 회사와 공소외 4 회사의 연대보증계약을 해지하고(수사기록 271쪽), ◇◇은행에 위 건물에 대하여 1순위 근저당권을 설정해 주었으며(증 제20호), 2012. 6. 기준 위 건물의 감정가액은 약 509억 5천만 원에 이른다(증 제22호).

다) 위와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4 회사를 위한 연대보증을 할 당시 주채무에 대하여는 충분한 인적·물적 담보가 확보되었다고 볼 수 있고, 공동 연대보증인인 피고인이나 주채무자인 공소외 4 회사 역시 상당한 변제자력을 가지고 있었다고 보이며, 결과적으로도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로 하여금 공소외 4 회사의 채무를 연대보증하도록 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현실적인 손해가 발생하였다거나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를 인식하였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이 부분 공소사실은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2) 횡령의 점

가) 다음으로, 예비적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관하여 본다.

나) 앞서 본 기초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해자 회사는 임대차보증금 130억 원을 이 사건 건물이 착공되기도 전에 지급하였고, 이는 공소외 4 회사의 대출금반환채무변제에 사용되었으며, 이후 대여금으로 관리되면서도 계속 원리금이 전혀 변제되지 아니하다가, 새로운 임대차보증금이 마지막으로 지급된 날인 2011. 11. 18.에야 비로소 원금이 반환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검사는 이러한 사정들에 근거하여 피고인이 위 130억 원을 공소외 4 회사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횡령한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 법원에 제출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해자 회사가 공소외 4 회사에 임대차보증금을 선지급하고 공소외 4 회사가 이를 재원으로 하여 이 사건 토지 매수 및 이 사건 건물 신축을 위한 자금을 조달한다는 것은 공소외 4 회사가 대출받기 이전부터 계획되어 있었던 점, ② 앞서 주위적 공소사실에 관한 판단 부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입장에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임대차계약은 상당한 합리성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이를 위하여 임대차보증금을 선지급한다는 것이 피해자 회사의 이익과 무관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③ 피고인은 위 130억 원의 지급 명목을 피해자 회사의 회계장부에 정확하게 기재하였고, 이는 2006년도 감사보고서에도 반영된 점, ④ 피해자 회사가 위 130억 원을 지급한 이후 이 사건 토지에서 문화재가 발굴되는 우연하고도 후발적인 사정으로 이 사건 건물의 착공이 늦어졌고, 당시 실제 임대차계약 체결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희박했다고 볼 만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는 점, ⑤ 이 사건 건물의 착공이 늦어지자, 피고인은 위 130억 원을 임대차보증금 선급금에서 일정한 이율이 정해진 대여금으로 전환하여 관리하기도 한 점, ⑥ 대여금으로 전환된 위 130억 원의 원금 반환과 이자 지급이 지체된 것은 사실이나, 이는 이 사건 건물 신축이 늦어지는 등의 후발적인 사정을 이유로 한 채무불이행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위 130억 원을 사실상 자신의 소유인 것처럼 처분할 의사로 공소외 4 회사에 지급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그렇다면, 이 부분 공소사실 역시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종호(재판장) 안경록 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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