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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7.7.25. 선고 2017고합379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인정된죄명사기)
사건

(인정된 죄명 사기)

피고인

A

검사

방봉혁(기소), 박철(공판)

변호인

변호사 B(국선)

판결선고

2017. 7. 25.

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이유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은 2016. 11. 25. 의정부지방법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5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고 2016. 12. 3.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2. 7.경부터 캠핑용 돔하우스 등을 시공하는 주식회사 C(대표이사 D, 이하 'C'라고 한다)의 실제 경영자인 E과 상의하여 피고인이 C의 운영자금 등을 부담하고 C의 경영에 참여하려고 하였으나, 자금을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평소 알고 지내던 피해자 F을 기망하여 금원을 편취하기로 마음먹었다.

1. 투자금 명목 사기

피고인은 2012. 10. 16.경 서울 종로구 G에 있는 피해자의 집에서 피해자에게, "선생님이 1억 원을 C에 투자하시면 4개월 후에 수익금 2,000만 원과 원금 1억 원을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그 당시 C는 자금난을 겪고 있던 상태여서 피해자로부터 1억 원을 투자받더라도 4개월 후에 원금 1억 원 및 수익금 2,000만 원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같은 날 투자금 명목으로 C 명의의 농협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하게 함으로써 C가 1억 원을 교부받게 하였다.

2. 차용금 명목 사기

피고인은 2012. 11. 20.경 제1항 기재 장소에서 피해자에게, "선생님이 2억 원을 빌려주시면 월 이자 5%를 계산하여 지급하고, 차용일로부터 4개월 후에 원금을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피고인이 운영자금을 부담하기로 한 C의 운영자금 및 개인적인 용도 등으로 사용할 계획이었고, C는 자금난을 겪고 있었으며 피고인에게 특별한 재산이 없는 상태여서 피고인은 4개월 후에 피해자에게 원금 및 이자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같은 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이 관리하던 피고인의 처 H가 개설한 HI] 명의의 신한은행 계좌로 2억 원을 송금받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2013. 7. 1.경까지 총 4회에 걸쳐 합계 4억 4,000만 원을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F, E의 각 법정진술

1. D에 대한 검찰 진술조서

1.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1. 수사보고(I 계좌분석), 수사보고[(주)C 계좌 사용내역 관련 보고] 및 거래내역, 수사보고(E 자료 제출 보고), 수사보고(J 건해삼 사업 계획 관련 서류 제출 보고)

1. 차용확인서, 채무변제계획서

1. 고소인 명의 각 우리은행계좌, 국민은행계좌 거래내역 자료, I 계좌내역

1. 각 입금전표(무통장입금, 타행송금, 수표발행)

1. 판시 전과 : 범죄경력 등조회회보서(A), 수사보고(판결문 사본 첨부 보고)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2항, 제1항(제3자 재산상 이익 취득 사기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사기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1. 경합범처리

1.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범정이 더 무거운 판시 제2항 기재 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가. 범죄사실 제1항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C의 실제 운영자 E을 소개해준 것에 불과하고, E의 설명을 들은 피해자가 직접 C에 투자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나. 범죄사실 제2항 중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3번 기재 금원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투자처에 관하여 설명을 한 다음 피해자의 동의를 얻어 투자한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다.

다. 범죄사실 제2항 중 범죄일람표 순번 4번 기재 금원에 관하여, 피해자는 피고인의 설명을 듣고 C의 재정 상황을 잘 알면서 피고인에게 위 금원을 대여해 준 것이므로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지 않았고, 피고인은 C를 운영하며 수익이 날 경우 차용금을 변제하려 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송금받을 당시 피고인은 C 운영 및 다른 투자처에 대한 투자 수익으로는 피해자에게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반환하기 힘들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 또는 예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편취 범의를 가지고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넉넉히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① 범죄사실 제1항에 관하여, 피해자가 2012. 10. 15. 피고인이 데리고 온 E으로부터 C에 관한 설명을 듣고 C에 1억 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투자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 피해자는 2010년경 피고인을 알게 된 이후, 피고인으로부터 C를 비롯한 여러 투자처에 대한 설명을 듣고 거듭 투자를 제안받은 점, 나 피해자는 이 사건과 같은 투자경험이 전혀 없었는데, 피고인을 신뢰한 나머지 투자처에 대한 구체적인 확인을 거치지 아니한 채 피고인으로부터 4개월 후에 원금반환이 보장된다는 말만을 믿고 C에 대한 위 투자계약을 체결한 점, 다 피해자가 위 투자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미 피고인은 C의 운영에 참여하고 있었고, E의 진술에 의하면, 위 투자계약에 기재된 투자금액, 투자수익, 투자기간 등은 모두 E이 아닌 피고인에 의하여 결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주장과는 달리 피고인은 단순히 피해자에게 E을 소개시켜준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의 주도 하에 C와 피해자 사이의 위 투자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② 범죄사실 제2항 중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3번 기재 금원에 관하여, 간 피해자가 위 각 금원을 피고인에게 송금할 당시에는 피해자와 피고인 사이에 투자계약서 등의 처분문서가 작성되지는 아니한 점,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4개월 후 원금을 반환할 것을 조건으로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송금받은 점, 다 피해자는 투자처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피고인을 신뢰하여 피고인에게 금원을 송금한 점, 라 피해자가 위 금원을 송금함에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피고인이 어떤 투자처에 얼마만큼의 금원을 투자하는 것인지가 아니라 피고인으로부터 4개월 후 원금을 반환받는 것이라고 보이는 점, 2015. 9. 8.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차용확인서를 작성해주기까지 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송금받은 범죄사실 제2항 중 범죄일람표 순번 1 내지 3번 기재 금원은 그 성격이 차용금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③ 피고인은 피해자가 송금한 5억 4,000만 원 중 3억 4,000만 원을 C의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다.

그렇다면 피해자의 금원 대부분이 투입된 C의 운영을 통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반환할 수 있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최초 투자금을 지급받은 2012. 10. 16.경에도 C의 은행계좌에는 그 잔고가 430여만 원 밖에 남아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후 C의 계좌내역을 살펴보면, 피해자 및 제3자로부터 자금이 조달된 후 일주일 내지 이주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위 자금이 운영비로 소모되고 또다시 새로운 자금이 조달되는 자금흐름이 반복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C는 피해자의 자금이 처음 투입되었던 2012, 10. 16.부터 마지막으로 투입된 2013. 7. 1.까지 항상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 피고인은 K에 사용된 돔형 텐트 용역대금이 2013. 2.경 입금될 예정이었으므로 피해자의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반환할 수 있었는데 롤포밍기 등의 장비를 구입하는 데 위 용역대금을 사용하느라 피해자의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반환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위 공사로 인한 용역대금은 선급금을 제외하면 1억 원 정도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수일 내에 운영비 등으로 모두 소모되어 C 계좌에 수익금으로 남아 있지도 아니하였다. 또한, 롤포밍기 구입 역시 2013. 2.경에는 계약금만을 지급함에 그쳤고 2014년 말경에야 그 대금을 완납한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인은 장비 구입을 위한 새로운 투자가 아닌 만성적인 C의 자금부족때문에 피해자에게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반환하지 못한 것이다. 이러한 재정적 문제점을 타개할 수익이 기대되는지에 관하여 보더라도, C의 계좌내역을 살펴보면, 2012. 10.경부터 2013. 6.경까지 C가 공사대금으로 지급받은 금액이 총 2억 원에도 미치지 아니하고, 그마저도 운영비로 수일 안에 모두 소모되어 별다른 수익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 C의 운영에 참여하였던 E, D 역시 C가 항상 자금부족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으며, E은 피고인으로부터 별다른 대가를 지급받지도 아니한 채 C의 경영권을 피고인에게 넘겨주었는데, 이는 C가 재정적인 문제로 수익이 나기 힘들었던 상태였음이 큰 이유가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C를 운영하며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을 체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형사처벌을 받기까지 하였다. 위와 같이 C의 재정 및 경영상태가 정상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들 정도의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이에 관하여 정확하게 고지하지 아니한 채 막연하게 C 운영을 통한 수익을 기대하고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송금받았다.

④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송금받은 금원 중 1억 원을 2012. 11.경 주식회사 L라는 삼방기 제조업체에, 1억 원을 2013. 1.경 및 2013. 4.경 J이 운영하던 M라는 건해삼 수입업체에 각 투자하였는데, 투자 수익을 얻기는커녕 투자금 전체를 반환받지 못하는 상태에 이르렀다. 주식회사 L의 경우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더라도 2013. 6.경까지 별다른 수익을 거두지 못한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은 투자금 회수를 위한 아무런 법적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주식회사 L가 도산하여 재산상 가치가 있던 기계 등이 모두 처분되었음에도 투자금을 전혀 회수하지 못하였다. J이 추진하던 건해삼 사업의 경우도 피고인이 투자할 당시에는 사업을 추진하던 단계에 불과하였고, 이후 J 등은 피고인이 투자한 금원으로 필리핀에 방문하여 건해삼 샘플을 만드는 정도에 그쳤고 그로 인한 아무런 수익도 발생하지 아니하였으며 회수된 투자금 역시 없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5년 이하

2. 양형기준의 미적용 : 위 각 죄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은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2년

[불리한 정상]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C의 재정적 기반이 매우 취약하다는 사정 등을 피해자에게 고지하지 아니한 채 확실한 수익 및 원금 반환을 보장할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여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내지 차용금 명목 등으로 총 5억 4,000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피해금액, 편취방법 등에 비추어 그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고, 범행 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자의 손해를 전혀 배상하지 못하고 있다.

[유리한 정상]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취득한 금원을 C의 운영자금 및 다른 투자처의 투자에 사용하였고, 이를 개인적으로 유용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인에게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내지 차용금을 확정적으로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기보다는 피고인 역시 C의 재정상황이 나아지리라는 막연한 기대를 가지고 미필적 고의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범죄와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을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해야 한다.

위와 같은 정상을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 및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 및 기록에 나타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이영훈

판사정순열

판사강동훈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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