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에서 정한 환송받은 법원을 기속하는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삼은 사실상의 판단’의 의미 및 환송받은 사건의 심리과정에서 당사자의 주장·증명이 새로이 제출되거나 보강되어 상고법원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인 생긴 경우 환송판결의 기속력이 미치는지 여부(소극)
[2] 환송판결이 갑 소유 토지에 관하여 갑의 처 을과 병의 매매사실이 없었다는 갑의 상고이유를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하였는데, 사건을 환송받은 원심법원이 위 매매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안에서, 원심판단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을 위반한 것이 아니라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2]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참조판례
[1]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6858 판결 (공2000상, 1284)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5다11954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겨레 담당변호사 황봉환)
피고, 상고인
피고 1 외 6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재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에서 정하는 바 환송받은 법원을 기속하는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삼은 사실상의 판단’이란 직권조사사항 등과 같이 상고심법원으로서 확정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한 판단으로서 파기이유로 삼은 것을 말하고 파기이유로 삼지도 아니한 본안에 관한 사실판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변론을 거쳐 새로운 증거나 보강된 증거에 의하여 본안의 쟁점에 관하여 새로운 사실인정을 할 수 있으므로, 그 심리과정에서 당사자의 주장·입증이 새로이 제출되거나 또는 보강되어 상고법원의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에 변동이 생긴 때에는 환송판결의 기속력은 미치지 아니한다 ( 대법원 2000. 4. 25. 선고 2000다6858 판결 ,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5다11954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에서 대법원의 환송판결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하여 원고의 처 소외 1과 소외 2의 매매사실이 없었다는 원고의 상고이유를 그것이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는 이유로 배척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매매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위반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환송판결의 사실상 판단에 관한 기속력 위반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외 1과 소외 2의 매매사실이 인정된다고 가정하는 경우에 관한 원심의 가정적 판단에 대한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매매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원심의 사실인정에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기록상 인정되지 아니하는 이 사건에서 설령 위와 같은 가정적 판단 부분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판결 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없다.
나아가 관련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보더라도,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매매계약에 관하여 소외 1에게 일상가사대리권이 인정된다거나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견대리가 성립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부부의 가사대리권 또는 표견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점유자의 점유가 소유의 의사 있는 자주점유인지 아니면 소유의 의사 없는 타주점유인지의 여부는 점유자의 내심의 의사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점유 취득의 원인이 된 권원의 성질이나 점유와 관계가 있는 모든 사정에 의하여 외형적·객관적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따라서 점유자가 점유 개시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 타인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점유한 것임이 입증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점유자는 타인의 소유권을 배척하고 점유할 의사를 가지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이로써 소유의 의사가 있는 점유라는 추정은 깨졌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7. 8. 21. 선고 95다2862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한편 민법 제245조 제2항 에 의한 부동산등기부시효취득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소유자로 등기한 자가 10년간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선의로 부동산을 점유하였다는 요건 외에 점유의 시초에 과실이 없을 것이 요구되며, 이 무과실에 관한 입증책임은 그 등기부시효취득을 주장하는 이에게 있다( 대법원 1986. 5. 27. 선고 86다카280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소외 2가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점유를 개시할 당시에 소유권 취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법률행위 기타 법률요건 없이 그와 같은 법률요건이 없다는 사실을 알면서 원고 소유의 부동산을 무단으로 점유한 것으로서 자주점유의 추정이 깨졌고, 나아가 소외 2에게 과실이 없었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자주점유 및 취득시효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은, 소외 1이 피고 3과 원심 공동피고 1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2002가단23218호 로 이 사건 각 토지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패소하였으나, 위 소송과 이 사건 소송의 당사자가 동일하지 아니하고 원고가 소외 1의 승계인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위 소송의 기판력이 이 사건 소송에 미치지 아니하며, 나아가 소외 1이 위 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은 이유, 원고가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게 된 계기 및 그 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의 이 사건 소송이 신의칙에 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기판력 저촉 및 신의칙 위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