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법원조직법 제8조는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라고 정하고 있고, 민사소송법 제436조 제2항 후문도 상고법원이 파기의 이유로 삼은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은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취지를 정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이에 상응하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법률심을 원칙으로 하는 상고심도 형사소송법 제383조 또는 제384조에 의하여 사실인정에 관한 원심판결의 당부에 관하여 제한적으로 개입할 수 있어 조리상 상고심판결의 파기이유가 된 사실상의 판단도 기속력을 가진다.
따라서 상고심으로부터 사건을 환송받은 법원은 그 사건을 재판하면서 상고법원이 파기이유로 한 사실상 및 법률상의 판단에 대하여 환송 후의 심리과정에서 새로운 증거가 제시되어 기속적 판단의 기초가 된 증거관계에 변동이 생기지 않는 한 이에 기속된다(대법원 1996. 12. 10. 선고 95도830 판결, 대법원 2004. 4. 9. 선고 2004도340 판결 등 참조). 환송 후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환송 후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것은 환송판결의 취지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형사소송법 제316조 제1항에서 정한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 환송판결의 기속력 및 간접사실의 증명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