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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3. 2. 22. 선고 82도3071 판결
[업무상과실치상][집31(1)형,204;공1983.4.15.(702),627]
판시사항

교차로의 상당 부분을 통과한 운전자의 반대방향에서 부터 뒤늦게 진입하여 좌회전한 차량에 대한 주의의무 유무

판결요지

교차로에 이르러 신호대기선에서 대기하다가 진행신호에 따라 이미 교차로의 상당 부분(신호대기선에서 이 사건 사고지점까지의 거리는 45미터이고 이의 3/4정도 되는 지점에서 피해차량이 진입)을 직진하여 통과한 운전자에게 뒤늦게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좌측에서 교차로에 진입, 좌회전하여 진행할 차량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이 택시를 운전하여 1981.8.22. 21:15경 서울 관악구 신림8동 산 319 앞 교차로에 이르러 진행신호에 따라 공단방면으로 진행하게 되었던 바, 이러한 경우 운전사로서는 진행신호에 따라 진행하기에 앞서 전방좌우와 교차하는 차량의 동태를 잘 살펴 장애물이 없음을 확인하면서 서서히 진행하여 사고를 미리 막아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그대로 진행한 과실로 위 교차로에서 시흥동 방면으로부터 공단방면으로 좌회전하던 피해자 가 운전하던 오토바이를 뒤늦게 발견하여 피하지 못하고 위 택시좌측앞 밤바부위로 충돌하여 넘어지게 함으로써 위 피해자로 하여금 약 16주간의 치료를 요하는 우측하퇴부경골개방성 분쇄골절상을 입게 한 사실을 인정한 후, 피고인을 업무상과실치상죄로 의율처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증거로 인용한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피해자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기재와 실황조사서에 첨부된 교통사고보고서를 보면 이 사건 사고는 피고인이 운전하는 택시가 신림동 방면으로부터 위 교차로에 이르러 신호대기선에서 대기하다가 진행신호에 따라 시속 약 15킬로미터의 속도로 공단방면으로 직진하던 중 신호 대기선으로부터 약 45미터 전진한 지점(공단방면도로의 신호대기선을 약 11.1미터 앞둔 지점)에 이르렀을 때 좌측의 시흥방면도로에서 위 교차로에 다다른 피해자의 오토바이가 그 신호대기선에서 정지함이 없이 신호도 확인하지 않고 시속 30킬로미터의 속도로 좌회전하면서 피고인 차량과 같은 방향인 공단방면도로로 진입하려다가 시흥방면도로의 신호대기선으로부터 약 21.9미터되는 위 사고지점에서 그 우측앞 밤바 부분으로 피고인 택시의 좌측앞 펜터부분을 충돌하였음이 인정되는 바, 위 인정과 같이 피고인 택시가 출발한 신림동방면도로의 신호대기선으로부터 사고지점까지의 거리는 약 45미터로서 피해자 오토바이가 거쳐온 시흥방면도로의 신호대기선으로부터 사고지점까지의 거리 21.9미터에 비하여 그 배가 넘는 반면 피고인택시의 진행속도는 시속 15킬로미터로서 피해자 오토바이의 시속 30킬로미터의 반에 불과한 점에 비추어 본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한 피해자의 오토바이는 피고인 택시가 진행신호를 받고 그 신호대기선으로부터 사고지점까지의 거리의 약 3/4정도 되는 지점을 통과할 즈음에야 비로소 위 교차로에 진입하여 좌회전을 개시한 것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진행신호에 따라 이미 교차로 의 상당부분을 통과한 피고인에게 뒤늦게 교통신호를 무시하고 교차로에 진입할 차량이 있을 것을 예상하여 사고발생을 미연에 방지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위 교통사고 보고에 보면 피고인이 진행신호가 나오기 전에 서서히 출발하다가 진행신호를 받고 진행하였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으나 진행신호를 받기전에 진행한 거리가 어느정도인지를 확정하기 전에는 위 기재만으로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할 자료가 못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와 같은 증거의 내용을 무시하고 오히려 이를 피고인의 과실을 인정하는 증거로 삼고 있으니 이는 증거판단을 그릇치고 적법한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을 저지른 것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형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성렬(재판장) 이일규 전상석 이회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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