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공황장애, 망상장애 등으로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

2. 판 단

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피고인은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의 폭력과 냉대에 시달렸고, 학창시절에는 집단 따돌림으로 정신적 고통을 당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2005. 8. 22.부터 같은 해

9. 5. 까지 서울특별시 I병원에 입원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 ② 피고인은 2010. 3. 6. 새벽에 놀이터 여자화장실에서 모르는 남자로부터 성폭행을 당하고 금품을 강취당한 적이 있었는데, 이로 인하여 피해망상과 자살충동, 수면장애 및 비기질적 정신병의 증상을 보여 2010. 11. 16.부터 약 4개월간 J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았고, 2011. 9. 19.부터 같은 해

9. 29.까지 서울특별시 I병원에서 다시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 ③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즈음에 신원을 알 수 없는 사람들로부터 지속적으로 장난전화, 광고성 전화, 스팸문자 등을 받아 감정상태가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었으며, 2012. 8.경 공황장애 증상으로 K병원에서, 2013. 7.경 망상장애 등으로 J병원에서 각 약물치료를 받았던 사실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공황장애와 망상장애 등이 결합하여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

나. 피고인은 이에 더 나아가 이 사건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을 상실한 상태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범행의 태양이나 방법, 당시 피고인의 언행 등에 비추어 보면, 이로 인하여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