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7. 9. 12. 선고 2015다70044 판결
[손해배상(기)]〈자기거래금지위반 또는 회사기회유용금지위반 등 이사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사건〉[공2017하,1941]
판시사항

[1] 구 상법 제398조 에 따라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이사와 회사의 거래에는 이사가 거래의 상대방이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대리인이나 대표자로서 회사와 거래하는 경우와 같이 회사와 이사 사이에 이해충돌의 염려 내지 회사에 불이익이 생기게 할 염려가 있는 거래도 해당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이러한 이사의 거래에 이사회의 승인을 요하는 이유 / 위 거래와 관련된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기 전 이사회에 거래에 관한 자기의 이해관계 및 중요한 사실들을 개시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2] 회사의 이사회가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사업기회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사를 결정함으로써 사업기회를 포기하거나 어느 이사가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경우, 그 이사나 이사회의 승인 결의에 참여한 이사들이 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한 것인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1]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8조 에 의하면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는 때에 한하여 자기 또는 제삼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이사와 회사의 거래에는 이사가 거래의 상대방이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대리인이나 대표자로서 회사와 거래를 하는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와 이사 사이에 이해충돌의 염려 내지 회사에 불이익을 생기게 할 염려가 있는 거래도 해당된다. 이러한 이사의 거래에 이사회의 승인을 요하는 이유는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익상반거래가 비밀리에 행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그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함과 아울러 이사회에 의한 적정한 직무감독권의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그 거래와 관련된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기에 앞서 이사회에 그 거래에 관한 자기의 이해관계 및 그 거래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을 개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2]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므로, 법령과 정관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 때에야 이사로서의 임무를 다한 것이 된다. 이사는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사업기회가 있으면 이를 회사에 제공하여 회사로 하여금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회사의 승인 없이 이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회사의 이사회가 그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사를 결정함으로써 그러한 사업기회를 포기하거나 어느 이사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다면 의사결정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는 한 그와 같이 결의한 이사들의 경영판단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어느 이사가 그러한 사업기회를 이용하게 되었더라도 그 이사나 이사회의 승인 결의에 참여한 이사들이 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경제개혁연대 외 2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석연)

피고, 피상고인

피고 1 외 7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화우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구 상법(2011. 4. 14. 법률 제1060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상법’이라고 한다) 제398조 에 의하면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이 있는 때에 한하여 자기 또는 제삼자의 계산으로 회사와 거래를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한 이사와 회사의 거래에는 이사가 거래의 상대방이 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대리인이나 대표자로서 회사와 거래를 하는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회사와 이사 사이에 이해충돌의 염려 내지 회사에 불이익을 생기게 할 염려가 있는 거래도 해당된다 ( 대법원 1996. 5. 28. 선고 95다12101, 12118 판결 참조). 이러한 이사의 거래에 이사회의 승인을 요하는 이유는 이사와 회사 사이의 이익상반거래가 비밀리에 행해지는 것을 방지하고 그 거래의 공정성을 확보함과 아울러 이사회에 의한 적정한 직무감독권의 행사를 보장하기 위해서이다. 따라서 그 거래와 관련된 이사는 이사회의 승인을 받기에 앞서 이사회에 그 거래에 관한 자기의 이해관계 및 그 거래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을 개시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 ( 대법원 1984. 12. 11. 선고 84다카159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 사건 주식매매를 주식회사 한화(이하 ‘한화’라고만 한다)의 이사인 피고 1이 주도하였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도, 회사와 제3자 사이의 거래가 자기거래금지의 대상이 되는 것은 회사와 제3자와의 거래가 실질적으로 이사 자신의 이익이 되는 경우에 국한된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주식매매가 피고 1에게 이익이 되는 거래가 아니어서 자기거래금지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단한 것은 그 이유설시가 다소 적절하지 아니하다. 그러나 설령 이 사건 주식매매가 자기거래금지의 대상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기록에 의하면 이를 승인하는 한화의 이사회 결의 당시 이 사건 주식매매의 건과 관련하여 매수인이 이사인 피고 1의 아들로서 특수관계인이라는 사실과 매매가격과 같은 주요한 거래조건이 명시적으로 공개된 점, 피고 1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이 한화의 소외 1 상무로부터 한화에스앤씨 주식회사(이하 ‘한화에스앤씨’라고만 한다)의 유상증자 필요성, 한화의 출자총액제한 등에 따라 이 사건 주식을 처분할 필요가 있고, 이 사건 주식의 매매가격이 ○○회계법인에 의뢰하여 보고받은 것이라는 설명을 들은 후 이 사건 이사회 결의가 이루어진 점 등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주식매매에 대하여 그 이해관계 및 거래에 관한 중요한 사실들의 개시를 거쳐 구 상법 제398조 에 의한 한화 이사회의 승인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결과적으로 이 사건 주식매매가 구 상법 제398조 가 금지하는 이사회의 승인 없이 이사가 자기 또는 제3자의 계산으로 한 거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지므로, 법령과 정관에 따라 회사를 위하여 그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 때에야 이사로서의 임무를 다한 것이 된다. 이사는 이익이 될 여지가 있는 사업기회가 있으면 이를 회사에 제공하여 회사로 하여금 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고, 회사의 승인 없이 이를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러나 회사의 이사회가 그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의사를 결정함으로써 그러한 사업기회를 포기하거나 어느 이사가 그것을 이용할 수 있도록 승인하였다면 그 의사결정과정에 현저한 불합리가 없는 한 그와 같이 결의한 이사들의 경영판단은 존중되어야 할 것이므로, 이 경우에는 어느 이사가 그러한 사업기회를 이용하게 되었더라도 그 이사나 이사회의 승인 결의에 참여한 이사들이 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수 없다 ( 대법원 2013. 9. 12. 선고 2011다5786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 1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이 이 사건 이사회에서 한화의 소외 1 상무로부터 이 사건 주식의 매각 안건과 관련하여, 한화에스앤씨의 증자요청이 있었으나 한화의 출자총액제한으로 이에 응할 수 없고 한화에스앤씨가 조속히 유상증자를 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 사건 주식의 가치는 ○○회계법인에 의뢰하여 보고받았다는 등의 설명을 듣고는 이 사건 주식매매가 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승인하는 이사회 결의에 이르렀으므로, 이 사건 주식매매를 가리켜 한화에 대한 사업기회의 유용으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피고들이 한화 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설령 이 사건 주식매매로 한화가 사업기회를 포기하고 이를 그 이사인 피고 1의 장남 소외 2가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한화의 이사회가 위 주식매매에 관하여 충분한 정보를 수집·분석하고 정당한 절차를 거쳐 이를 승인하는 결의를 하였으며, 그 의사결정과정이 현저하게 불합리하였다고 볼만한 사정도 없는 이상, 피고들이 이사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이사의 사업기회 유용금지의무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 4점에 관하여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의 요지는, 피고 1은 회사에 대한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나머지 피고들은 이 사건 주식매매의 승인결의를 함에 있어 요구되는 최소한의 주의의무조차도 게을리하여, 향후 매출 및 이익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던 한화에스앤씨의 지분을 경영권 승계의 목적으로 피고 1의 장남에게 저가로 매각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이 사건 주식을 처분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았음에도 이를 처분하기로 하였고, 이 사건 주식을 부당히 저가로 매각하였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한화로서는 이 사건 주식을 매각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고, 이 사건 주식매매 당시 ○○회계법인이 수행한 이 사건 주식에 대한 가치평가는 일부 오류가 있기는 하였으나 그 수행과정 및 주식가치평가결과가 부당하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이사회 결의로 이 사건 주식매매를 결정한 것을 두고 피고들이 이사로서의 임무를 게을리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피고들의 임무해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재형(재판장) 박보영 김창석(주심) 이기택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