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이유 무죄 부분에 대하여) 피고인이 약국 점포 전면 유리벽 안쪽 진열대에 올려놓은 남성용 자위기구(이하 ‘이 사건 물건’이라 한다)는 음란한 물건에 해당함에도 불구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주위적 공소사실(음란물건전시)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이 받아들여지거나, 그렇지 않더라도 이 사건은 초등학교와 불과 53m 떨어진 곳에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이 사건 물건을 장기간 전시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함에도 피고인이 그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있는 점, 시민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가. 원심은, ‘음란’이란 사회통념상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것을 뜻하고, 어떠한 물건을 음란하다고 평가하려면 그 물건을 전체적으로 관찰하여 볼 때 단순히 저속하다는 느낌을 주는 정도를 넘어 사람의 존엄성과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ㆍ왜곡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노골적으로 사람의 특정 성적 부위 등을 적나라하게 표현 또는 묘사하는 것이어야 할 것인바,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물건은 실리콘으로 여성의 음부 부분을 원통형으로 재현한 것인데, 그 형상 및 색상에 있어서 음부 및 음모 부위를 주위의 피부색과 다르게 채색한다

든가 음부의 모습을 세밀하게 재현하는 등으로 여성의 음부를 노골적으로 표현한 것이 아니라, 각 색상이 모두 밝은 살구색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