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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마산지법 1987. 5. 8. 선고 87노8 제1형사부판결 : 확정
[사기피고사건][하집1987(2),526]
판시사항

착오에 기인한 그릇된 사실의 고지와 기망의 고의

판결요지

부동산의 매도인인 갑이 매매계약시 그 부동산에 설정된 가압류를 해제하고 잔금을 수령하기로 약정한 후, 가압류채권자가 갑을 상대로 제기한 본안소송에서 패소한 다음 항소하면서 본안소송의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보증공탁을 하였을 뿐 가압류해방공탁을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매수인인 을에게 가압류해지를 위한 공탁을 하였다고 말하고 그로부터 잔금을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본안소송인용금원이 가압류채권액을 상회하여 매수인에게 실질적 피해가 없고 매도인의 행위가 착오에 기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사정이 있다면 그에게 기망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및 검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이 가압류해방공탁이 아닌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보증공탁을 하고 공소외 1로부터 매매잔대금을 수령하였으나 이는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공탁을 하면 가압류도 취소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한 것으로 공소외 1을 기망할 의사는 전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단정하였다는 것이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원심의 양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인이 1986.1.17. 공소외 1에게 피고인 소유의 경남 거창읍 (상세지번 생략) 대 101평 및 그 지상건물을 매도하면서 잔금 47,000,000원은 위 부동산에 집행되어 있던 피보전채권액 금 10,000,000원의 가압류를 취소시킨 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던 바, 피고인은 같은 해 2.17. 위 가압류채권자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패소판결을 받고 그 판결의 집행정지를 위하여 금 20,000,000원을 공탁하였을 뿐 가압류취소에 필요한 공탁은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18. 공소외 1에게 가집행취소에 필요한 공탁을 하였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동인으로부터 금 26,900,000원을 교부받음으로써 가압류해방공탁금 10,000,000원 상당의 재산적 이익을 취득한 것이다라는 요지의 이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의 검찰 및 원심에서의 일부진술, 공소외 1, 2, 3의 검찰에서의 진술을 들어 유죄로 인정하였는바, 원심이 든 증거들에 기록에 편철된 부동산매매계약서, 판결, 강제집행정지결정, 부동산가압류결정, 공탁서 등의 기재를 보태어 보면, 피고인은 1984.7.경 부터 (상호 생략)광산이라는 상호로 광산업에 종사하여 오던 중 1985.1.2. 02:30경 위 광산 소속의 운전기사 공소외 4가 위 광산소유의 차량을 운전하여 가다가 공소외 5 등 2명을 충격하여 상해를 가한 교통사고가 발생하였고 이에 공소외 5 등이 위 교통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채권 중 금 10,000,000원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피고인 소유의 공소사실기재 부동산에 가압류집행을 한 다음 피고인과 그 동업자인 공소외 6을 상대로 대구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실, 그 후 피고인은 1986.1.17. 공소외 1에게 위 부동산을 금 80,000,000원에 매도하면서 계약금 8,000,000원은 계약당일, 중도금 25,000,000원은 1986.2.17.에 수령하고, 잔금은 매수인인 공소외 1이 위 가압류의 피보전채권을 변제공탁하고 이에 소요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금원만을 1986.3.31. 수령하기로 약정하였으며 그후 피고인이 중도금을 받아 위 가압류를 취소시킨 다음 잔금을 수령하기로 다시 약정한 사실, 피고인은 1986.1.28.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위 가압류채권자들인 교통사고 피해자측에게 금 20,311,854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은 후 이에 불복 항소하면서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여 같은 해 2.14. 금 20,000,000원을 공탁하고 동 법원으로부터 같은 달 17. 강제집행정지결정을 받은 사실, 피고인은 같은 해 2.18. 위 공탁의 사본을 공소외 1에게 보여 주면서 가압류해제에 필요한 소속을 마쳤다고 이야기 하였고 이를 믿은 공소외 1은 같은 날 피고인에게 잔대금 중 26,900,000원(금 100,000원 공과금으로 공제하기로 하였다)을 지급한 사실, 나머지 잔대금 20,000,000원은 같은 해 5.초순경 피고인의 요청에 따라 공소외 1이 위 부동산의 임차인들에게 임차보중금 반환조로 직접 지급한 사실은 쉽게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은 검찰이래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민사소송에 대한 판결이 있은 직후 변호사에게 상의한 결과 피고인 소유 재산에 대한 강제집행을 면하려면 금 20,000,000원을 공탁하면 된다고 이야기 하므로 가압류 피보전채권과 손해배상채권이 동일한 것이니 위 금원을 공탁하면 가압류도 실효되는 것이라고 오신하고 공소외 1에게 중도금을 지급하여 주면 그 돈을 공탁하여 가압류를 취소시켜 주겠다고 하여 그로부터 중도금 25,000,000원을 지급받은 후 그 중 금 20,000,000원을 공탁하여 강제집행정지결정을 받은 다음 공소외 1에게는 공탁서사본을 보여주면서 가압류해제를 위한 수속을 마쳤다고 이야기한 것이지 고의로 공소외 1을 기망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하고 있으므로 과연 피고인에게 피해자를 기망하여 재산상 이익을 편취할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로는 공소외 1, 2, 3의 검찰에서의 진술이 있으나 그 진술내용을 검토하여 보면 위에서 인정한 사실외에는 피고인이 평소 법률을 잘 아는 사람으로서 가압류해방공탁과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공탁의 차이점도 알고 있었을 것이라는 진술인의 막연한 추측뿐으로 이것만으로 피고인의 범의를 인정하기에는 미흡하고 달리 피고인의 범의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피고인이 잔대금 수령후에도 임차인들의 이사비용조로 금 1,000,000원을 부담하여 매매계약의 이행을 위한 노력을 기울였던 점 등 기록에 나타나는 제반사정을 참작하면 피고인이 공소외 1에게 가압류취소를 위한 수속을 마쳤다고 이야기한 것은 가압류해방공탁과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보증공탁의 차이를 몰랐던 데 기인한 것으로 보여질 뿐만 아니라, 앞서 본건처럼 이사건 가압류의 피보전권리는, 피고인이 대구지방법원에서 선고한 판결금액 전액을 공탁하고, 강제집행을 정지시킨 마당에 있어서는 사실상 그 효력이 없는 것이라고 보아도 좋을 것이므로(위 판결에 대하여는 피고인만이 항소하여 위 판결금액이 증액된 가능성은 없다) 피고인이 위 강제집행정지와 별도로 가압류집행취소를 하지 않았다 하여 위 부동산의 매수인인 공소외 1에게 어떤 실질적인 불이익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니, 피고인이 그 사실을 기망할 이유도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건 공소사실에 있어서는 피고인에게 기망의 범의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인데도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할 것이어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경남 거창읍 (상세지번 생략)소재 대지 101평 및 그 지상 건물의 소유자로서 1986.1.17.17:00경 위 같은 읍소재 (성명 생략)사법서사 사무실에서 공소외 1과 위 부동산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총 매매대금 80,000,000원 중 계약금은 계약당일, 중도금 25,000,000원은 1986.2.17. 잔금 47,000,000원은 위 부동산에 집행되어 있던 가압류를 피고인이 취소시킨 후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던 바, 피고인은 같은 해 2.14. 위 가압류취소에 필요한 공탁을 하겠다고 중도금 25,000,000원을 교부받아 같은 달 17. 대구지방법원에 위 가압류채권자들이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하여 승소한 손해배상판결의 강제집행정지를 위한 보증으로 금 20,000,000원을 공탁하였을 뿐 가압류취소에 필요한 공탁은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달 18. 공소외 2를 통하여 피해자 공소외 1에게 가집행취소에 필요한 공탁을 하였다는 취지의 거짓말을 하고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같은 날 26,900,000원을 교부받아 가압류취소에 필요한 공탁을 하지 아니함으로써 금 10,000,000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것이다"라고 함에 있는 바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 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한다.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시승(재판장) 강훈 이근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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