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3다100392 손해배상 ( 기 )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CA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1. B
2. 학교법인 C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 11. 14. 선고 2013416939 판결
판결선고
2016. 7. 14 .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
1. 원고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 B가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 ( PAP Smear, 이하 ' 이 사건 검사 ' 라고 한다 ) 방법에 의하여 원고에 대한 자궁경부암 검사를 시행한 것 자체에 어떠한 주의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관련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 .
2.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의사의 환자에 대한 설명의무는 수술 시에만 한하지 않고 검사 · 진단 · 치료 등 진료의 모든 단계에서 발생한다고 하겠으나, 이러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하여 의사에게 위자료 등의 지급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은 의사가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아니한 채 수술 등을 시행하여 환자에게 예기치 못한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을 경우에 의사가 그 행위에 앞서 환자에게 질병의 증상, 치료나 진단방법의 내용 및 필요성과 그로 인하여 발생이 예상되는 위험성 등을 설명하여 주었더라면 환자가 스스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여 그 의료행위를 받을 것인지 여부를 선택함으로써 중대한 결과의 발생을 회피할 수 있었음에도, 의사가 설명을 하지 아니하여 그 기회를 상실하게 된 데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위자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의미에서의 설명의무는 모든 의료과정 전반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수술 등 침습을 과하는 과정 및 그 후에 나쁜 결과 발생의 개연성이 있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또는 사망 등의 중대한 결과 발생이 예측되는 의료행위를 하는 경우 등과 같이 환자에게 자기결정에 의한 선택이 요구되는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다. 따라서 환자에게 발생한 중대한 결과가 의사의 침습행위로 인한 것이 아니거나 또는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문제되지 아니하는 사항에 관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문제될 여지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 대법원 2010 .
5. 27. 선고 2007다25971 판결 등 참조 ) .
나.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 1 ) 이 사건 검사는 자궁경부암 조기검진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검사로서, 가늘고 길며 가운데가 빈 원형기구인 질경을 여성의 질에 삽입하여 자궁경부를 노출시킨 후 자궁경부에서 떨어져 나온 분비물을 솔이나 브러시 등에 묻혀 검사용 유리에 바른 후 현미경으로 암세포 또는 이상세포 유무 등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시행되는 사실, ( 2 ) 이 사건 검사에 의하여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하는 경우 의사가 환자에게 질경을 사용하는 것과 검사 후 소량의 출혈이 있을 수 있다는 정도의 설명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고, 자궁경부암 검사에서 발생하는 특별한 위험성이나 합병증은 없는데, 다만 솔 등으로 자궁경부의 부드러운 피부조직을 긁어 세포를 채취하는 과정에서 자궁경부에 상처가 생길 가능성이 있고, 그러한 이유 때문에 자궁경부암 검사가 끝나면 일부 환자들에게서 소량의 출혈이 발견되는 경우가 있어 환자에게 팬티라이너를 교부하는 경우도 있는 사실, ( 3 ) 처녀막 자체는 신축성이 있어 질경을 삽입한다고 하여 반드시 파열되거나 손상되는 것은 아닌 사실, ( 4 ) 피고 B도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검사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위와 같이 통상적으로 환자에게 설명하는 정도의 설명을 하였고, 소아용 질경을 삽입하는 과정에서도 원고에게 고통이 있는지 여부를 물었으나 원고가 고통을 호소하거나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아니하자 질경으로 자궁경부를 노출시키는 방법으로 검사를 실시한 사실, ( 5 ) 원고가 이 사건 검사를 받은 후 출혈이 발견되어 바로 다음날인 2009. 12. 1. D산부인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나 처녀막 손상이나 파열은 발견되지 않았고, 2009. 12. 19. 내원하여 진료를 받은 E 산부인과의원의 진료차트에도 처녀막에 출혈이 없고 찢어진 부분이 없어 처녀막 손상은 없으나 자궁경부가 헐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
다.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설령 피고 B가 원고에 대하여 자궁경부암 검사를 실시하면서 사전에 이 사건 검사로 인하여 원고의 처녀막이 손상 또는 파열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검사로 인하여 처녀막이 손상 또는 파열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사전에 설명하지 아니한 것은 위자료 지급대상으로서의 설명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의 조치에는 설명의무의 대상과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피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대법관
재판장 대법관 권순일
대법관박병대
주 심 대법관 박보영
대법관김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