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법리오해) 피해자와 부딪힌 사람은 피고인이 아닌 F이고, 피해자는 기왕증이 있는 사람으로서 피고인에게 전치 12주 상해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

2. 판단

가. 피해자와 부딪힌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하여 1) 피해자는 수사기관에서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걸어오던 피고인이 팔로 자신의 어깨를 밀어 땅바닥에 넘어졌고, 피고인이 쏜살같이 다가와 피할 수 없었으며, 그 결과 판시와 같은 상해를 입게 되었다. 당시 피고인의 일행인 F는 피고인과 수 미터 떨어져 있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자신이 부딪힌 사람이 F임에도 피고인이라고 허위로 진술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피해자와 함께 길을 걷던 목격자 E 또한 수사기관에서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피고인이 피해자와 부딪혀 피해자를 땅바닥에 넘어뜨렸고 당시 F는 피고인과 수 미터 떨어진 전봇대 근처에 있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있는데, 그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E이 피해자와 부딪힌 사람이 누구인지에 관하여 허위로 진술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점에 비추어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직후 현장을 이탈하려고 하였고, E과 부근 갈비집 종업원의 제지로 자리를 이탈하는 것에 실패하였음에도 결국 천천히 걷는 척하다가 갑자기 주택 골목으로 뛰어 가 현장을 이탈하였는데, 피고인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이라 현장에서 이탈하였다고 주장하나, 피해자가 쓰러져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행인 F와 함께 상황을 수습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고, 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