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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1990. 5. 25. 선고 89나45102 제7민사부판결 : 확정
[손해배상(기)청구사건][하집1990(2),24]
판시사항

주식매수위탁취소의 의사표시가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기한 것이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증권업을 경영하는 갑회사에 매매거래계좌를 설정한 을이 증권거래소에 상장되는 국민주 6,200주에 대한 매수주문을 내었다가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주식을 확보할 목적으로 위 주문량에 대한 매매계약체결 여부도 확인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갑회사 직원에게 위 매수주문을 형식적으로만 취소한 것처럼 정리하고 위 주식의 현금매수위탁을 위하여 납입된 위탁증거금을 다시 사용하여 더 많은 매수주문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보아 달라고 부탁하면서 이미 주문한 주식 전부에 대하여 매매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이를 모두 인수하겠다고 제의하자 갑회사 직원이 이를 받아들여 을로 하여금 취소주문표를 제출하게 한 다음 위 취소주문과 그 취소가 확인된 것처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하였다면 을의 위 취소주문은 통정한 허위의 의사표시에 의한 것으로 갑이 위 매수위탁취소가 완결되었다는 취지의 기재를 하여 주었다 하더라도 당초의 위 매수주문이 취소된 것으로 볼 수 없다.

참조조문
원고, 항소인

이건묵

피고, 피항소인

신한증권주식회사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금 55,340,139원 및 이에 대한 1988.6.10.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송달일까지는 연 6푼,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제1, 2심 모두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

이유

원고가 증권거래법에 의한 증권업을 경영하는 피고회사와의 사이에 매매거래계좌설정약정을 체결하고 1987.12.2. 피고회사 중부지점에 원고 자신의 명의로 계좌번호 102013번의, 1988.2.22. 소외 공우선의 명의로 계좌번호 102320번의, 소외 엄인숙의 명의로 계좌번호 102330번의 각 매매거래계좌를 개설한 사실, 1988.6.경 소외 포항제철주식회사의 주식(주당 액면금 5,000원 이하, 포철주식이라 한다)이 소위 국민주로서 보급되어 1988.6.10. 증권거래소에 처음으로 상장되게 되자 원고는 피고회사 중부지점에 위 공우선 구좌에 3,000주, 위 엄인숙 구좌에 400주, 원고 명의의 구좌에 2,800주를 각각 주당 금 43,000원의 매수가격으로 매수주문을 내었고, 이에 피고회사 중부지점에서는 증권거래소에 위 포철주식 합계 6,200주(3,000주+400주+2,800주)를 매수주문함으로써 당일 증권거래소에서 위 6,200주 모두가 주당 금 43,000원에 매수 체결되어 원고의 위 각 구좌에 입고된 사실 및 그 후 위 주식가격이 급락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원고는 이 사건 청구원인으로, 위 매수주문 후 원고는 즉시 피고회사 중부지점의 영업담당직원에게 위 매수주문 전부에 대하여 취소주문을 내었으며, 그때에 이미 매매가 체결된 원고명의 계좌 1,700주 외에는 전부 그 매수주문이 취소되었음이 확인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피고회사의 직원들은 원고의 동의를 받은 바도 없이 다시 위 3구좌 개설인들 명의로 취소된 주문과 같은 내용의 매수주문을 받은 것처럼 주문표를 위조행사하여 위와 같이 전량의 매매가 체결되게 한 다음 원고가 위 매매에 대한 매수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고 위 포항제철주식을 하락된 가격으로 처분하여 원고가 손해 본 것으로 정리함으로써 원고에게 청구취지기재의 금액과 같은 손해를 입혔으니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이를 배상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의 배상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1 내지 14호증의 각 1 내지 3(각 매수주문표, 각 정정주문표, 각 취소주문표, 각 매수주문표, 을 제4,21,34호증의 각 1내지 4와 같다.), 갑 제15호증(전산업무기록지, 을 제1호증의 각 1 내지 19와 같다), 갑 제30호증의 3(진술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1988.6.10. 원고는 당초 피고회사 중부지점에서 09:23에 동시호가로 포철주식 6,200주를 주당 금 52,000원에 현금매수하는 주문을 내었다가 11:10경 그 매수금액을 주당 금 43,000원으로 정정하는 정정주문을 내었고, 11:28경에는 위 주문을 모두 취소하는 내용의 취소주문표를 제출하여 위 일련의 주문이 피고회사의 전산시스템에 입력되고 전산기록지에 기재되었으며 곧이어 위 전산시스템에 원고명의 구좌의 1,700주를 제외한 나머지 4,500주에 대하여는 위 주문취소가 확인되었다는 내용이 입력되어 전산기록지에 기재되었고 이에 위 1,700주의 매매체결사실이 기입되었는데, 다시 일단 취소확인되었던 위 4,500주의 매수주문을 원고가 다시 한 것처럼 매수주문이 입력되고 이어 위 4,500주에 대한 매매가 체결되었음이 입력정리된 사실, 위 취소확인 후의 매수주문의 기초가 된 매수주문표는 원고가 작성한 것이 아니라 피고회사의 거래소 시장대리인실에 근무하던 소외 강나옥이 원고 등 3인의 위 각 계좌개설명의인 명의로 작성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없으나, 한편 뒤에서 인정하는 바와 같은 사실에 비추어 보면 위의 인정사실만으로써는 위 각 매매체결이 원고의 주문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 없고, 원고의 주문이 취소되었는데도 불구하고 피고가 함부로 원고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는 원고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8호증의 6,12(각 진술조서), 갑 제26호증(호소문), 갑 제27호증(증권거래소의 의문점)의 각 기재내용과 원심증인 박계도, 당심증인 이수환의 각 일부증언은 쉽사리 믿기 어렵고 달리 원고의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앞에서 믿는 각 증거들과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7호증의 1(회원특별감리결과 보고서 및 처리의견), 갑 제8호증의 5, 7, 갑 제30호증의 3, 4(각 진술조서), 을 제2호증의 1내지 130(매매장사본송부 및 각 매매장, 1부는 갑 제6호증의 1내지 22와 같다), 을 제5호증(내용증명), 을 제8호증, 을 제11호증의 1(각 각서), 을 제19, 32, 49(각 합의서), 원심증인 박계도의 증언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24호증의 2(신문)의 각 기재에 원심증인 전채규, 이은영의 각 증언과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위 포철주식이 처음 상장될 무렵의 일반적인 예측은 주당 금 30,000원 내지 35,000원에 시세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되었는바, 원고는 가능한 한 많은 주식을 매수하기 위하여 당초 주당 금 52,000원의 가격으로 매수주문을 내었던 사실, 증권거래소가 위 1988.6.10. 개장되어 동시호가를 받아본 결과 매수호가가 너무 높아서 주식시장질서가 교란될 염려가 있었기 때문에 증권거래소에서는 각 증권회사에 연락하여 너무 높은 매수호가를 제시한 고객에 대하여는 그 가격을 낮출 것을 권유하도록 하였고 이에 피고회사 중부지점장으로 있던 소외 전영욱은 원고에게 그 매수호가를 낮추도록 요청하여 이에 따라 원고는 그 가격을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주당 금 43,000원으로 정정한 사실(원고는 주당 금 45,00원으로 정정하겠다고 고집하다가 위 전영욱의 만류로 금 43,000원으로 정정하였다), 당시 증권거래소의 규정상 주식의 현금매수위탁을 위하여는 주식대금의 40퍼센트에 해당되는 위탁증거금을 납입하였어야 했는데 원고는 가능한 한 많은 량의 주식확보를 원하고 있었으므로 피고회사 중부지점 차장으로 있던 소외 전채규에게 자신의 주문량 6,200주에 대한 매매체결확인이 안된 상태에서 그 매수주문을 형식적으로만 취소한 것처럼 정리하여 일단 납입한 위탁증거금을 다시 사용해서 더 많은 매수주문을 할 수 있도록 편의를 보아 달라고 부탁하면서 이미 주문한 량이 전부 매매체결되었다면 이를 전부 인수하겠다고 제의하자 위 전채규는 평소 고객으로서 친분이 있던 원고의 위 제의를 받아들여 원고로 하여금 취소주문표를 제출하게 하고 위 중부지점 매매담당직원인 소외 이은영에게 지시하여 위 취소주문을 입력시키는 일방 피고회사의 거래소 시장대리인실 전산담당직원인 소외 강나옥에게 연락하여 즉시 취소확인된 것처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한 사실, 당시 증권거래소에서는 앞에서 본 바의 매수호가조절과 업무량 폭주로 인하여 포스트에서의 매매체결확인이 늦어지고 있어서 원고의 취소주문이 입력되었을 당시에는 원고의 매수주문이 과연 매매체결이 되었는지(따라서 취소가 가능한지)여부를 알 수 없는 상태였는데 위 강나옥은 위 전채규의 지시에

따라 원고의 편의를 보아주기 위하여 그때까지 매매체결이 확인된 원고명의 계좌의 1,700주를 제외한 나머지 4,500주에 대하여는 취소가능성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그대로 취소확인을 전산시스템에 입력시킨 사실, 그러나 곧이어 위 1,700주 외에도 원고의 당초 매수주문량 6,200주 전부가 이미 원고의 주문대로 주당 금 43,000원씩에 전량 매매체결 되었음이 확인되자 위 강나옥은 원고와의 약속에 따라 위 매매량 전부를 원고에게 귀속시키기로 하고 이미 취소확인된 것으로 기재되어 버린 전산업무기록의 정리를 위하여 다시 위 4,500주에 대한 매수주문표를 작성하고 새로 매수주문이 있는 것처럼 입력한 다음 위 매수체결사항을 입력함으로써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전산기록표에 기재가 되게 된 사실이 인정되고 반증이 없는바, 그렇다면 원고가 제출한 취소주문은 통모한 허위표시에 의한 것이고 피고가 원고의 주문에 의한 매수위탁취소가 완결되었다는 뜻의 허위기재를 하여 주었다 한들 이미 그 전에 6,200주 전량이 매매체결된 이상 이로써 원고의 당초 매수주문이 취소되는 효과가 발생하였다고는 할 수 없는 것이며, 결국 위 포철주식 6,200주의 매수는 원고의 의사에 기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어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또 원고는 설사 위 취소확인이 피고회사의 착오에 의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증권거래의 관행상 피고는 그 표시에 구속되어 위 매수주문이 취소된 것으로 처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나 위 취소확인이 피고회사의 일방적인 착오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원.피고 쌍방이 통모한 바에 따른 허위내용이었음이 앞에서 본 바에 의하여 명백한 이상 원고의 위 주장은 그와 같은 거래관행의 유무를 살필 필요도 없이 이유없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도 없이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였으므로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항소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조열래(재판장) 박병휴 여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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