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가단6477 유체동산인도
원고
주식회사 A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응수
피고
주식회사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경북삼일
담당변호사 정연구
변론종결
2020. 6. 16.
판결선고
2020. 7. 21.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별지 목록 각 기재 동산을 인도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2018. 3. 12. 주식회사 C(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와 D건물 5층 E휘트니스 인테리어 설계 및 시공을 대금 5억 원에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는 2018. 4. 3. 소외 회사와 별지 목록 각 기재 동산(이하 '이 사건 기구'라 한다)을 1억 2,430만 원(계약금 2018. 5. 3. 중도금 2018. 5. 16.과 2018. 6. 7. 잔금 2018. 7. 7.)에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납품계약"이라한다).
제7조 가.에는 "본 물품의 소유권은 계약대금이 완납되기 전까지 을(원고)에게 있으며, 계약대금이 완납됨과 동시에 갑(소외 회사)에게 이전한다"는 규정이 있다.
다. 소외 회사는 2018. 6. 5. 원고와 이 사건 기구 잔금 5,830만 원을 2018. 7. 7.까지 변제하고 이를 담보하기 위해서 이 사건 기구를 점유개정의 방법으로 원고에게 양도한다는 양도담보부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를 작성하였다.
라. 원고는 2018. 6. 9.경 D건물 5층 E휘트니스에 이 사건 기구를 인도하여 납품을 완료하였다. 소외 회사는 현재까지 잔금 5,83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마. 피고는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기구대금으로 2018. 6. 9. 2,500만 원, 2018. 7. 6. 1억 원을 지급하고, 각 지급일에 공급 받는자 피고, 공급자 소외 회사, 품목 장비대외로 기재한 전자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1 내지 14, 을1, 3, 4, 5, 6, 7, 변론 전체의 취지
2. 판단
가. 동산인도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납품계약서에는 소외 회사가 이 사건 기구 대금을 전액 변제하기 전까지 소유권이 원고에게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소외 회사는 잔금 5,830만 원을 변제하지 않았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기구의 소유권은 원고에게 있다.
나. 선의취득
피고는 소외 회사에게 이 사건 기구의 소유권이 없었다는 점을 알지 못하였고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없으므로 이를 선의 취득하였다고 주장한다.
동산질권을 선의취득하기 위하여는 질권자가 평온, 공연하게 선의이며 과실 없이 질권의 목적동산을 취득하여야 하고, 그 취득자의 선의, 무과실은 동산 질권자가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0다2910 판결).
앞서 본 사실과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의 사정을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의 선의나 무과실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원고는 피고에게 헬스기구를 설명한 후 2017. 12. 29. 피고로부터 D건물 5층 평면도를 전자우편으로 받았다. 피고는 2018. 1. 31. 원고로부터 소유권유보부 매매조항이 있는 견본계약서(F 온천계약서 및 기구 내역서)를 전자우편을 받고, 2018. 2. 2. 렉스코 헬스 기구 견적서와 제품사양서를 전자우편으로 받았다.
피고는 "피고 회사 입장에서는 견적만 보았을 때 가격이 워낙 고가였기에 F 온천 계약서는 확인하지도 않았다"라고 진술하여(2020. 3. 24.자 준비서면 4-5면), 당시 견적금액을 확인한 부분은 자인하고 있다.
2)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위와 같이 헬스기구 납품에 관한 협의가 진행되던 도중 2018. 3. 12. 소외 회사와 피고(G 명의) 사이에 헬스장 인테리어와 기구 설치에 관하여 이 사건 도급계약이 체결되고 이후부터는 원고와 소외 회사가 협의를 하여 2018. 4. 3. 이 사건 납품계약이 체결되었다.
소외 회사는 2018. 4. 27. 원고에게 "계약서는 오늘 검토 끝났습니다. …내일 회장님(G)께 최종적으로 확인해서 답드리겠습니다"라는 카카오톡 문자를 보냈다. 소외 회사의 직원 H는 2019. 2. 20. 원고의 직원 I에게 전화로 '이 사건 납품계약서와 공증서류를 피고에게 메일로 드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1)
피고가 소외 회사에게 "장비대 외"로 특정하여 세금계산서(을4-5, 6)를 발행하며 1억 2,500만 원을 지급하였는데, 이는 원고와 소외 회사의 이 사건 납품계약대금 1억 2,430만 원에 해당한다.
이 사건 기구에 관하여 주요 계약조건은 원고와 피고가 직접 결정하고 소외 회사는 양측의 의사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3) H는 'G는 금액과 AS를 중점적으로 보고, 제품의 품질을 많이 보셨다'고 증언하였는데, 소외 회사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기구 납품에 관하여 금액, 지급시기, A/S기간이 명시된 별도의 서류를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피고는 이 사건 납품계약서(갑2)를 기초로 금액, 지급시기, A/S를 검토할 수밖에 없는데, 제6조 무상보증수리에 바로 이어 제7조 소유권유보부 매매가 굵은 글씨의 제목으로 기재되어 있어 보증기간 "2년"과 "제7 소유권 유보부 매매"는 한 눈에 들어온다.
H의 위 증언(G가 AS를 중점적으로 봤다)과 피고는 법인으로 1억 2,500만 원을 주고 구입한 이 사건 기구에 대한 A/S를 위해서 A/S 보증기간이 명시된 원고 명의의 이 사건 납품계약서를 확인하고 이를 보관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 소속 G(또는 실무담당자)는 이 사건 납품계약서상 소유권유보부 매매 조항을 확인하였을 가능성이 높다.
4)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기구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유보되어 있는지 여부를 문의하지 않았다. 피고는 원고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고 간단한 전화 통화만으로도 이 사건 기구의 소유권이 원고에게 유보되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피고는 동산소유권의 양수에 있어서 양수인에게 통상적으로 요구되는 양도인의 양도권원에 관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기구를 인도할 의무가 있다.
3. 결 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한다.
판사
판사 남인수
주석
1) 당시 통화내용은 다음과 같다.
I : H대표랑. 그러니까 C이랑 우리 A라 그 기구에 대한 계약을 했잖아요?
H : 네네
I : 그게 이제 회장님이 그 계약서의 내용을 알고 있었. 그때 보내준다 그었잖아요, 계약서 내용을
H : 네, 그건 다 메일로도 드린 것 같은데요, 그 공증서류랑 다.
I : 공증서류랑 우리 계약 썼는 거랑 다 메일도 다 드렸죠?
H : 네, 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