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처 L와 함께 운영하는 식당 직원들과 회식을 마치고, 술을 마시지 않은 L가 운전하여 왔으며, 피고인은 운전하지 않았다.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판단 당심 및 원심에서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이 인정된다.

① 이 사건 음주운전을 최초로 단속한 의경 E, F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행운목욕탕 앞 골목에서 음주단속을 하던 중 골목에서 나오던 차가 방향을 돌리는 것을 보고 따라갔는데 운전석에 내린 피고인이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아파트 쪽으로 걸어갔고, 보조석에서 내린 L가 운전석으로 가서 차를 운전해 갔다. 문이 열렸을 때 차량에 불이 켜졌고, 전후방 라이트가 들어와 있는 상태여서 남자인지 여자인지 구분할 수 있었다. F이 L가 운전하는 차량을 따라가 세웠고, E이 피고인을 쫓아가 피고인에게 음주감지를 요구하였으며, 피고인에 대한 음주감지 결과 빨간색(음주)과 경보음이 나서 경찰관이 음주운전 단속을 하였다.’라는 취지로 분명하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E, F의 진술은 단순히 '피고인이 운전석에서 내리는 것을 보았다‘라는 것을 넘어, 피고인은 운전석에서 내리고 L가 조수석에서 내려 운전석으로 가 차를 운전하여 갔다는 것으로 피고인과 L가 움직인 거리 등을 고려하면, E, F이 운전석에서 내리는 사람을 착각하여 진술하고 있는 것으로 볼 여지가 없다.

② 피고인과 L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조수석에서 내려 주차할 공간을 찾던 중 L도 운전석에서 내려 피고인과 L가 운전석 쪽에 서 있다가, 피고인은 집으로 걸어가고 L는 다시 차를 운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