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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2. 3. 31. 선고 2017다263901 판결
[배당이의][공2022상,777]
판시사항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에 따라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에 참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하 ‘동산채권담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담보약정을 하고 담보등기를 마치면 동산담보권이 성립한다( 제7조 ). 동산담보권자는 담보목적물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자기채권을 우선변제받을 권리가 있다( 제8조 ).

등기를 통해 공시되는 동산담보권을 창설한 동산채권담보법의 입법 취지, 부동산 집행절차에서 등기된 담보권자를 당연히 배당받을 채권자로 정하는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의 취지, 동산담보권자와 경매채권자 사이의 이익형량 등을 고려하면,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를 유추적용하여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에 참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페퍼저축은행(PEPPER SAVINGS BANK)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청현 담당변호사 장창호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피고 1 외 4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추양가을햇살 담당변호사 고영일 외 1인)

원심판결

수원지법 2017. 8. 24. 선고 2017나6155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사안의 개요

가. 사실관계

원심판결 이유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따르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1) 원고는 2015. 11. 24. 디에이티테크 주식회사(이하 ‘채무자 회사’라 한다)와 이 사건 동산에 관하여 채권최고액을 234,000,000원으로 한 근담보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근담보권설정등기를 마쳤다.

(2) 채무자 회사의 채권자인 피고들의 신청에 의하여 이 사건 동산에 관한 경매절차가 개시되었다. 집행관은 2016. 5. 20. 및 같은 해 6. 2. 동산담보권자인 원고에게 ‘이 사건 동산이 압류되었으므로 매각기일에 이르기까지 집행을 신청하거나 집행관이 매각대금을 영수할 때까지 배당요구를 하여 배당절차에 참여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고지서를 각각 4회 송달하였다.

(3) 이 사건 동산은 1차 경매기일에서 유찰된 후 2016. 6. 16. 진행된 2차 경매기일에서 매각되었다. 같은 날 12:44 무렵 집행관이 매수인으로부터 매각대금을 수령한 뒤 경매기일을 종료하였는데, 원고는 그 후인 15:50 무렵에서야 집행관에게 168,258,158원의 배당을 요구하는 배당요구서를 제출하였다.

(4)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매각대금에 대하여 배당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자 집행관은 매각대금을 공탁하였다. 공탁금에 대한 배당절차에서 집행법원은 2016. 9. 5. 실제 배당할 금액 185,892,384원을 피고들에게 채권액에 따라 안분배당하고, 원고에게는 배당하지 않는 내용으로 배당표를 작성하였다. 원고는 배당기일에 출석하여 피고들에 대한 배당액 중 원심판결 청구취지 기재 금액(합계 168,258,158원)에 대하여 배당이의를 한 다음 이 사건 배당이의의 소를 제기하였다.

나. 쟁점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여야만 배당에 참가할 수 있는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2. 동산담보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여야 배당에 참가할 수 있는지 여부

가. 「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이하 ‘동산채권담보법’이라 한다)에 따라 동산을 담보로 제공하기로 하는 담보약정을 하고 담보등기를 마치면 동산담보권이 성립한다( 제7조 ). 동산담보권자는 담보목적물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자기채권을 우선변제받을 권리가 있다( 제8조 ).

나. 등기를 통해 공시되는 동산담보권을 창설한 동산채권담보법의 입법 취지, 부동산 집행절차에서 등기된 담보권자를 당연히 배당받을 채권자로 정하는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의 취지, 동산담보권자와 경매채권자 사이의 이익형량 등을 고려하면,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를 유추적용하여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에 참가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 상세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동산에 관하여 질권, 양도담보와 같은 종래의 담보제도는 담보설정자가 담보물을 활용하지 못하거나 공시방법이 불완전하다는 등의 이유로 잘 활용되지 못하였다. 2012. 6. 11. 시행된 동산채권담보법은, 동산의 담보거래를 활성화하여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고 거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하여 등기를 통해 공시되는 담보제도를 새롭게 창설하였다. 동산담보권은 담보등기를 함으로써 효력이 발생하고( 동산채권담보법 제7조 제1항 ), 담보등기부는 담보권설정자별로 구분하여 작성되며( 제47조 ), 누구든지 등기부를 열람하거나 발급받을 수 있다( 제52조 ).

(2) 부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는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할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88조 ). 그런데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는 ‘저당권·전세권, 그 밖의 우선변제청구권으로서 첫 경매개시결정등기 전에 등기되었고 매각으로 소멸하는 것을 가진 채권자’를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받을 채권자로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은 등기·등록의 대상이 되는 선박, 자동차, 건설기계 등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 준용된다( 민사집행법 제172조 , 제187조 , 민사집행규칙 제108조 , 제130조 ).

민사집행법 제148조 는 2002년 민사집행법 제정 시 신설된 규정인데, 이러한 규정이 없었던 구 민사소송법(2002. 1. 26. 법률 제662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이 적용되던 때에도 ‘압류의 효력 발생 전에 등기되고 매각으로 소멸하는 담보권을 가진 채권자’는 배당요구 없이도 당연히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대법원 1998. 10. 13. 선고 98다12379 판결 , 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1다70702 판결 등 참조). 이와 같이 해석한 것은, ① 그러한 담보권자는 압류 전에 이미 경매목적물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물권자로서 압류채권자에 우선하고 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점, ②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매각에 관하여 소멸주의를 취하여 위와 같이 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담보물권도 매각으로 모두 소멸하므로( 구 민사소송법 제608조 제2항 참조) 권리 소멸에 대한 대상(대상) 또는 보상(보상)이 필요한 점, ③ 채무자의 총재산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이 있는 임금채권자 등과 달리 물적 담보권자는 특정재산에 대하여만 우선변제권이 있으므로 그 재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우선변제권을 행사할 것이 당연히 예상되고, 구 민사소송법 제608조 제1항 도 압류채권자의 채권에 우선하는 채권에 관한 부담을 먼저 변제하고 남는 것이 있어야 부동산을 매각할 수 있다고 정하는 점, ④ 집행법원이나 이해관계인은 등기부 등본만 보아도 그러한 담보권의 존부와 우선변제권의 범위를 쉽게 알 수 있어 당연 배당이 어렵지 않은 점 등을 근거로 하였다. 2002년 신설된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는 이러한 기존의 해석론을 명문으로 정한 것이다.

(3) 동산채권담보법이 제정·시행되기 전에는 유체동산에 관하여 등기에 의하여 공시되는 담보권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사집행법은 유체동산의 강제집행절차에 관하여 우선변제청구권이 있는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할 수 있다고 정할 뿐( 민사집행법 제217조 , 제218조 , 제220조 ) 민사집행법 제148조 를 준용하지 않았다. 2012년 시행된 동산채권담보법은 제22조 이하에서 동산담보권의 실행방법을 정하고 있지만, 담보목적물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 동산담보권자가 어떤 지위에 있는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동산담보권의 존재는 담보권설정자의 담보등기부를 열람하면 누구든지 알 수 있다. 집행관은 유체동산 압류 시에 채무자에 대한 담보등기부를 열람하여 담보등기가 있으면 등기부를 집행기록에 편철하여야 한다( 민사집행규칙 제132조의2 제1항 ). 유체동산에 관한 강제집행절차에서도 부동산과 마찬가지로 잉여주의와 소멸주의가 적용되어, 압류물의 매각대금으로 압류채권자의 채권에 우선하는 채권과 집행비용을 변제하면 남을 것이 없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매각을 진행할 수 없고( 민사집행규칙 제140조 제2항 ), 매각이 이루어지면 동산담보권은 그 피담보채권이 만족되었는지에 관계없이 소멸한다. 동산담보권자는 집행목적물에 대하여 압류채권자에 우선하고 압류에 대항할 수 있는 물적 담보권이 있으며 이것이 등기에 의해 공시되는데도 불구하고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배당을 받지 못하고 담보권이 소멸한다고 보면, 저당권·전세권 등 부동산 담보권자와의 형평에 맞지 않는다. 동산의 질권자는 집행관의 압류를 승낙하지 않음으로써( 민사집행법 제191조 참조), 양도담보권자는 제3자이의의 소로써( 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다45943 판결 등 참조) 일반채권자의 강제집행을 쉽게 저지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동산담보권자의 지위가 그들보다도 더 약화된다. 배당요구를 하여야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배당을 받지 못한 경우 배당을 받은 후순위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없는 점( 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다28304 판결 등 참조)까지 더하여 보면, 이러한 해석은 동산담보권의 설정을 꺼리게 함으로써 동산의 담보거래를 활성화하려는 동산채권담보법의 입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 반면 채무자의 재산에 대해 강제집행을 하려는 채권자는 채무자의 담보등기부를 통해 동산담보권의 존재를 알 수 있으므로, 그 우선변제권이 미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일반채권자의 배당에 관한 기대를 보호할 필요도 적다.

이러한 점을 모두 종합하여 보면,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유체동산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신청에 의한 강제집행절차가 진행되는 경우 민사집행법 제148조 제4호 를 유추적용하여,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는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도 당연히 배당에 참가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2014. 7. 1. 신설된 민사집행규칙 제132조의2 는 집행관은 유체동산 압류 시에 채무자에 대한 담보등기부를 통해 동산담보권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제1항 ), 담보권이 존재하는 경우 담보권자에게 ‘매각기일에 이르기까지 집행을 신청하거나, 민사집행법 제220조 에서 정한 시기까지 배당요구를 하여 매각대금의 배당절차에 참여할 수 있음’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정한다( 제2항 ). 종래에는 위 제2항 을 근거로 동산담보권자가 배당요구 또는 이중압류를 하여야만 동산담보권자에게 배당을 하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강제집행절차에서 동산담보권자의 지위에 관하여는 앞서 본 것처럼 동산담보권의 효력과 공시방법, 집행절차에서 담보권자의 지위에 관한 동산채권담보법과 민사집행법 규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집행기관이 동산담보권자의 배당요구 없이 당연 배당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법률 규정은 존재하지 않고, 위 민사집행규칙 규정은 집행관의 고지의무에 관하여 정한 것일뿐더러 집행관이 고지를 하지 않은 경우 배당이 무효가 된다고 보기도 어려워 이것만으로는 동산담보권의 보호에 충분하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위 규정의 신설로 앞서 본 것과 같은 해석이 불가능해진다고 할 수도 없다.

(5) 담보등기부는 담보권설정자별로 편성되고( 동산채권담보법 제47조 , 부동산별로 편성되는 부동산등기부와 다르다) 담보목적물이 양도되어도 소유권 변동 내역이 담보등기부에 기재되지 않으므로, 집행채무자가 이미 동산담보권이 설정된 동산을 취득한 경우와 같이 담보권설정자가 아닌 경우에는 집행채무자의 담보등기부만 보아서는 동산담보권의 존재를 알 수 없는 문제가 있다. 집행관은 유체동산 압류 시에 집행채무자가 집행목적물에 담보가 설정되어 있다는 진술을 한 경우에는 이를 압류조서에 기재하여야 하는데( 민사집행규칙 제134조 제1항 ), 그 경우 집행기관이 담보등기부를 열람하여 담보권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고 배당을 하는 등의 조치가 가능하다.

집행채무자가 담보에 관한 진술을 하지 않아 집행기관에서 동산담보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여 동산담보권자가 배당에 참여할 기회가 없었던 경우에, 동산담보권자를 배당요구를 하여야만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채권자라고 보면 동산담보권자는 아무런 잘못 없이 담보권을 상실할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배당받은 후순위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도 하지 못하는 등 아무런 구제 수단이 없게 된다. 이러한 경우를 상정하여 보더라도 동산담보권자를 배당요구 없이도 배당받을 채권자로 보아 적어도 후순위 채권자를 상대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3.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원고는 집행관의 압류 전에 등기된 동산담보권을 가진 채권자로서 동산근담보권의 채권최고액 234,000,000원의 범위에서 배당요구 없이도 당연히 배당에 참가할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은 일반채권자인 피고들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가진 원고의 채권액을 먼저 배당한 후 나머지 금액을 피고들의 채권액에 따라 안분배당하는 것으로 배당표를 경정하였어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가 적법한 배당요구을 하지 않아 배당받을 채권자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동산담보권자의 우선변제권과 유체동산에 대한 강제집행절차에서의 배당요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정화(재판장) 김선수 노태악(주심) 오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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