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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다80484 판결
[구상금등][공2010상,549]
판시사항

부동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매매계약 당사자 사이에 친인척관계나 거래관계가 없어 채권채무관계나 재산상태 등에 관하여 알기 어려운 상태였고, 매매대금의 지급 등 계약의 이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등의 제반 사정상 사해행위의 수익자와 전득자가 각 매매계약 체결 당시 선의라고 봄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악의의 추정이 번복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부동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함을 이유로 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매매계약 당사자 사이에 친인척관계나 거래관계가 없어 채권채무관계나 재산상태 등에 관하여 알기 어려운 상태였고, 매매대금의 지급 등 계약의 이행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등의 제반 사정상 사해행위의 수익자와 전득자가 각 매매계약 체결 당시 선의라고 봄이 상당함에도 불구하고, 악의의 추정이 번복되지 않는다고 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신용보증기금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 에이펙스 담당변호사 박태종외 2인)

피고, 상고인

피고 1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상운외 2인)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은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원고가 2002. 9. 25. 소외 1 주식회사(이하 ‘제1회사’라고 한다)와 사이에, 2002. 4. 27., 2003. 6. 17. 및 2004. 5. 10. 소외 2 주식회사(이하 ‘제2회사’라고 한다)와 사이에 각각 신용보증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때마다 소외 3이 위 각 회사들이 위 각 신용보증계약에 기하여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될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한 사실, 제1회사는 소외 3이 대주주였고 주주 대부분이 소외 3과 가까운 친척관계에 있었고, 제2회사는 임원 및 주주 대부분이 소외 3과 가까운 친척관계에 있었던 사실, 소외 3은 2005. 9. 26. 처남인 원심공동피고 3에게 서울 강동구 천호동 (이하 생략) ○○플라자(오피스텔) 3층 제5호 45.99㎡(이하 ‘이 사건 제1건물’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같은 달 12일 매매(이하 ‘이 사건 제1매매계약’이라고 한다)를 원인으로 하여, 2005. 9. 26. 피고 2(개명 전 성명 ‘ ○○○’)에게 위 ○○플라자(오피스텔) 15층 제1526호 30.56㎡(이하 ‘이 사건 제2건물’이라고 한다)에 관하여 같은 달 12일 매매(이하 ‘이 사건 제2매매계약’이라고 한다)를 원인으로 하여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 제1회사는 2005. 9. 28.경에, 제2회사는 2006. 1. 18.경에 각각 도산한 사실, 한편 원심공동피고 3은 2007. 7. 31. 피고 1에게 이 사건 제1건물에 관하여 같은 달 5일 매매를 원인으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소외 3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가까운 장래에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게 될 구상금채무의 변제를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다른 재산이 없었음에도 그 소유의 이 사건 각 건물을 매도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은 원고에 대하여 사해행위가 되고 제1 및 제2의 각 회사의 임원 및 주주들과 가까운 친척관계에 있는 소외 3으로서는 위 각 회사의 재산상태를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를 해할 의사로 사해행위를 하였다고 추인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나아가 피고들이 이 사건 각 매매가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라는 점을 알지 못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들에 대하여 사해행위취소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피고들의 각 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사해행위에서는 그 전득자 또는 수익자의 악의가 추정되는데 그 판시의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뒤집기에 부족하고, 오히려 그 설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각 피고가 이 사건 각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는 점을 알았을 것이라고 판단하여 피고들의 위 각 주장을 배척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이 피고들이 악의의 전득자 또는 수익자라고 판단한 것은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이 사건 사해행위상의 전득자인 피고 1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즉 원심공동피고 3의 동생인 소외 4는 피고 1의 사위인 소외 5가 운영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던 중 소외 5에게 자신의 형인 원심공동피고 3이 돈이 필요하여 이 사건 제1건물을 부동산중개업소에 내어 놓았으니 형편이 되면 매수하라고 제의하였는데 소외 5는 장인인 피고 1에게 이러한 사실을 이야기하였고 이에 피고 1이 원심공동피고 3을 만나 이 사건 제1건물을 살펴보고 2007. 7. 5. 이를 매수하게 되었다(기록 109면). 그런데 피고 1과 소외 5는 소외 3 및 원심공동피고 3과 친인척관계나 거래관계가 전혀 없다. 그리고 이 사건 제1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제1건물의 매매가격은 1억 500만 원으로서 시세보다 약간 싼 정도였는데, 피고 1은 계약금 1,000만 원을 계약 당일 소외 5를 통하여 현금으로 지급하였고 2007. 7. 31. 이 사건 제1건물에 관한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 3,000만 원을 제외한 6,500만 원을 잔금으로 원심공동피고 3에게 무통장입금하였다(기록 145면). 또한 이 사건 제1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제1건물에는 홍금임 명의의 채권최고액 8,000만 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마쳐져 있었으나 그 피담보채무는 없는 상태였는데, 피고 1은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를 인수하는 방법으로 매매대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하지 않고 이 사건 제1건물 매수 후 위 근저당권설정등기를 말소하였다(기록 89면). 한편 피고 1은 이 사건 제1건물을 매수한 후 임차인인 원심공동피고 아이디에스필름 주식회사와 사이에 종전의 임대차계약을 승계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하였다(기록 188면).

이와 같이 피고 1이 이 사건 제1매매계약의 당사자인 소외 3 및 원심공동피고 3 등과의 사이에 친인척관계나 거래관계가 없어서 소외 3의 채권채무관계나 재산상태 등에 관하여 알기 어려운 상태에 있었던 점, 피고 1의 이 사건 제1건물 매수는 이 사건 제1매매계약으로부터 2년 가까이 경과한 후에 행하여진 것이어서 그가 사해행위인 이 사건 제1매매계약 당시의 정황을 알았다고 보이지 않는 점, 피고 1이 이 사건 제1매매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알면서도 이 사건 제1건물을 매수할 만한 특별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제1건물의 매수를 소외 5에게 권유한 소외 4의 입장에서 보더라도 자신이 근무하는 회사의 사장에게 향후 이 사건과 같은 사해행위취소소송 등 법적 분쟁에 휘말릴 수 있는 가능성이 있음을 알리면서 이 사건 제1건물의 매수를 권유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려운 점, 나아가 피고 1이 이 사건 제1건물을 매수한 후 그 매매대금의 지급 등 계약의 이행을 정상적으로 행하였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어떠한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비록 피고 1이 부동산중개업소를 통하지 아니하고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이 사건 제1건물을 매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 매수에의 유인(유인)에 불과한 것이고, 그가 이 사건 제1건물의 매수 당시 이 사건 제1매매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알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다른 이 사건 사해행위상의 수익자인 피고 2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즉 피고 2는 1989년부터 2001년까지 삼성생명보험 주식회사에서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던 중 소외 3이 피고 2를 통하여 4, 5개의 보험에 가입하면서 소외 3과 알게 되었을 뿐 소외 3과 친인척관계나 거래관계가 전혀 없다. 피고 2는 위 ○○플라자(오피스텔) 건물에 별도로 제525호, 제1123호 등을 소유하면서 이를 임대하여 수입을 얻고 있어서(기록 861면 내지 863면) 2005년 7월 중순경 위 오피스텔의 임대 문제로 위 오피스텔 건물을 방문하였다가 우연히 소외 3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소외 3이 피고 2에게 이 사건 제2건물을 부동산중개업소에 내어 놓았는데 시세보다 300만 원 싸게 팔 테니 형편이 되면 사라고 매수를 제안하여 이를 매수하게 되었다(기록 200면). 이 사건 제2매매계약 체결 당시 이 사건 제2건물의 매매가격은 7,000만 원으로서, 피고 2는 이 사건 제2건물에 관한 임대차보증금 500만 원의 반환채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계약금지급에 갈음하고 중도금은 이 사건 제2건물을 담보로 농협으로부터 대출받은 3천만 원의 채무를 인수하는 것으로 하였으며 잔금 3,500만 원은 2005. 9. 22. 텔레뱅킹으로 소외 3에게 송금하였다(기록 207면). 피고 2가 잔금으로 지급한 자금은 피고 2가 전세로 살던 서울 광진구 구의동 (이하 생략) 집주인 소외 7로부터 반환받은 전세보증금 3,494만 원으로 마련한 것이다(기록 203면, 290면). 그리고 피고 2는 이 사건 제2건물을 매수한 후 임대인으로서 임차인인 김태순과 사이에 종전의 임대차계약을 승계하는 내용의 임대차계약서를 작성하였고(기록 212면), 위 임대차계약이 종료하자 소외 6과 사이에 보증금 500만 원, 월차임 40만 원으로 정하여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현재까지 소외 6이 사용하고 있으며(기록 215면), 피고 2는 소외 6으로부터 매월 40만 원의 차임을 받고 있다(기록 216면 내지 236면). 또한 피고 2는 이 사건 제2건물을 담보로 대출받은 대출금 3,000만 원의 채무를 인수하여 그 이자를 납부하고 있고(기록 201면, 202면, 209면, 210면), 이 사건 제2건물에 관한 제세공과금도 납부하고 있다(기록 777면 이하).

그렇다면 피고 2는 소외 3과 친인척관계나 거래관계가 없어 소외 3의 채권채무관계나 신용상태를 알기 어려운 상황에서 실제로 매매대금을 지급하였고 그 매매대금의 출처가 확실하게 밝혀진 점, 나아가 피고 2는 이 사건 제2건물을 매수하여 임대수입을 얻는 것을 의도한 것으로 보이고 그가 사해행위임을 알면서도 이 사건 제2건물을 매수할 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도 어려운 점, 또한 피고 2는 이 사건 제2건물을 매수한 후 종전의 임대차계약을 승계하였고 그 임대차계약의 종료 후에는 새로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여 월차임을 받고 있으며, 대출금채무를 인수하여 그 이자를 납부하여 왔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제2건물에 관한 제세공과금을 납부하여 온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 2는 이 사건 제2매매계약 체결 당시 그로 인하여 채권자를 해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여 수익자인 피고 2에 대한 악의의 추정은 번복되었다고 할 것이다.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들이 이 사건 제1, 제2의 각 매매계약 체결 당시 그로 인하여 채권자를 해하는 것을 알았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판결에는 사해행위에 있어서 수익자 및 전득자의 선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상을 지적하는 상고취지는 이유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 2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은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지형(재판장) 양승태 전수안 양창수(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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