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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두6549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휴게시간 중의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기 위한 요건 및 그 판단 기준

[2] 구내식당이 없는 사업장에 근무하던 근로자가 사업주의 허락하에 평소와 같이 점심식사시간에 사업장 인근의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바로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 일어난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

원고,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구하나로 담당변호사 성상희)

피고,피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은, 원고의 처인 소외 망인이 소외 정하택이 운영하는 전기부품 임가공업체인 '동광'에 생산직 근로자로 입사하여 근무하던 중 2002. 4. 11. 12:00경 오전근무를 마치고 평소와 같이 사업장에서 약 250m 떨어져 있는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마친 뒤, 같은 날 12:40경 자택에서 나와 사업장으로 복귀하다가 자택에서 약 30m 떨어진 지점인 경북 칠곡군 북삼면 인평리 궁전맨션 앞 노상에서 넘어지면서 왼쪽 머리가 땅바닥에 부딪혀 '뇌좌상, 외상성지주막하출혈, 급성경막하혈종, 급성경막상혈종, 두개골기저골절'의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으며, 2002. 5. 20. 급성동맥폐쇄증으로 동맥우회로술을 받은 후 패혈증으로 요양하던 중 2002. 6. 15. 12:20경 선행사인 및 중간선행사인 '급성호흡부전 증후군, 다발성 장기부전, 우측대퇴동맥폐쇄 및 술후상태', 직접사인 '패혈성 쇼크'로 사망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일반적으로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는 근로자가 휴게시간을 자유로 이용하는 것이 보장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휴게시간 중에 발생한 재해는 특별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만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것이고, 휴게시간 중의 재해의 요건으로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사고일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시행규칙(이하 '규칙'이라 한다) 제35조의2 는 휴게시간 중의 사고와 업무상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사업장 밖에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휴게시간 중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망인이 사업주의 동의하에 1시간의 휴게시간을 이용하여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사업장에 복귀하다가 일어난 이 사건 사고는 출근 중의 사고에 준한다고 할 것인데, 비록 이 사건 사고가 사업주의 동의하에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정상적인 경로를 이탈하지 아니한 채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에 발생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위 회사의 업무 운용상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된 것이 아닌 점, 망인이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이 피할 수 없는 관례가 아닌 점, 이 사건 사고장소가 사업장 밖인 점, 망인의 업무 내용, 위 회사 직원들의 점심식사 관행, 출근 중의 재해에 관한 규칙 제35조 제4항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위 망인의 점심식사 후 회사복귀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재해는 출근 중의 재해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2. 이 사건 휴게시간 중의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가에 대하여 보건대, 휴게시간 중에는 근로자에게 자유행동이 허용되고 있으므로 통상 근로자는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나,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그 행위가 당해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는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필요적 행위라는 등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 대법원 1999. 4. 9. 선고 99두189 판결 참조) , 규칙 제35조의2는 업무상 재해의 요건으로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사고일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위 규정은 그 성질과 내용에 비추어 행정기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것에 불과한 것이므로 결국 휴게시간 중의 행위로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그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는, 사업장 내외를 불문하고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할 것이다 .

그런데 기록 및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망인이 근무하던 '동광'은 그 직원이 약 17명으로 그 중 남자 직원은 약 5명이고 여자 직원은 약 12명이며, 사업장 내에 구내식당이 없어 회사에서는 점심식사를 위하여 외부 식당에서 주문하여 사업장 내에 배달되어 오는 음식을 직원들에게 제공하거나 1일 식대로 2,500원씩 계산하여 이를 급여지급시 함께 지급한 후 직원들 스스로 점심식사를 해결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 남자 직원들은 대부분 타지역에서 거주할 뿐만 아니라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는 것을 싫어하여 회사가 외부 식당을 통하여 제공하여 주는 점심을 사업장 내에서 먹고, 여자 직원들 중 자택이 회사 근처에 있지 않은 일부 여직원들은 집에서 도시락을 싸 가지고 와 사업장 내에서 먹었으며, 망인과 같이 자택이 회사 근처에 있는 여직원들은 사업주의 승낙하에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였고, 사업주는 도시락을 싸와서 점심식사를 하든지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든지 직원들로 하여금 알아서 해결하도록 하고 있는 사실, 망인은 사업주의 허락하에 평소 점심식사시간(12:00 - 13:00)에 자기 집에 가서 점심식사를 하고 사업장에 복귀하였고,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오전근무를 마친 후 평소와 같이 사업장에서 약 250m 떨어져 있는 자택에 가서 점심식사를 한 후, 바로 사업장으로 복귀하던 중 사업장 밖에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망인이 1시간의 휴게시간 동안에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행위는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는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또는 합리적 행위로서 사업주의 지배를 벗어나지 아니한 행위라고 할 것이므로 그 과정에서 발생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달리 이 사건 재해를 출근 중의 재해에 준한다고 보고 업무상 재해가 아니라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의 재해에 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유지담(주심) 배기원 김용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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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대구고등법원 2004.5.21.선고 2003누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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