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orange_flag
서울행정법원 2016. 3. 17. 선고 2015구합74692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미간행]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한기준)

피고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6. 2. 25.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4. 12. 23.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의 배우자인 망 소외 1[1964. (생월일 생략)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1992. 7. 1. 유리병을 제조하는 주식회사 △△(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입사하여 □□공장 생산팀 제병 C조 반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망인은 2014. 7. 16. 22:00경 야간근무를 위해 소외 회사에 출근하였다가 22:30경부터 소외 회사로부터 지급받은 야식비를 회식 불참자에게 분배하여 줄 것인지 여부를 놓고 같은 조 직원인 소외 2[1972. (생월일 생략)생]와 말다툼을 시작하게 되었다.

다. 말다툼이 10분 정도 진행되었을 때 소외 2가 망인에게 “야식비를 회식 불참자에게 나누어주지 않으면 이는 엄연히 갈취나 마찬가지이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이에 격분한 망인이 주먹으로 소외 2의 얼굴을 때리면서 몸싸움이 시작되어 두 사람은 서로 엉겨붙은 채 바닥을 수차례 구르게 되었다.

라. 이를 발견한 동료 직원들이 두 사람을 떼어놓아 망인은 작업장으로, 소외 2는 제병공 휴게실로 이동하게 되었는데, 분을 참지 못한 망인이 몇 분 뒤 대걸레 막대기를 들고 휴게실로 찾아와 소외 2에게 휘둘러 소외 2가 이를 손으로 막았고, 두 사람이 다시 엉겨붙었다가 동료 직원들의 만류로 분리되는 과정에서 망인의 기력이 갑자기 떨어졌으며, 망인은 휴게실 밖으로 나가다 그대로 쓰러졌는데, 이때의 시각이 23:36경이었다.

마. 그 후 망인은 ◇◇◇의료원 ◇◇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2014. 7. 17. 00:33경 사망하였고, 부검 결과 망인의 사인은 ‘급성 심장사(비후성 심근병증이 의심되는 심비대 및 중등도의 심장동맥경화 등에 기인)’로 밝혀졌다.

바. 이에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14. 12. 23. 아래와 같은 사유로 부지급 결정(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 망인과 소외 2 사이에 벌어진 1차 말다툼과 몸싸움은 야식비 사용방법에 대한 다툼으로 볼 수 있으나, 2차 몸싸움(망인이 대걸레 막대기를 들고 휴게실로 찾아온 이후의 싸움을 가리킨다)은 회사 업무와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감정변화와 스트레스 때문에 빚어진 것으로서 그로 인하여 발생한 재해에 대하여는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

사.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피고에게 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15. 3. 19. 기각 결정을 받았고, 산업재해보상보험 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15. 6. 25. 기각 재결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2,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7호증의 1, 2,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증인 소외 2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망인과 소외 2가 싸우게 된 원인은 야식비 사용방법에 관한 의견차이에 있으므로, 이를 업무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점, 피고는 망인과 소외 2 사이의 싸움을 1, 2차로 구분하여 평가하였으나, 두 행위가 시간적·장소적으로 명확히 구분된 것으로 볼 수 없는 점, 소외 2가 먼저 모욕적인 언사를 사용하여 망인을 도발한 점, 2차 싸움은 불과 3분 정도의 시간 동안 벌어진 것으로서 1차 싸움에 비해 망인의 사망에 대한 기여도가 크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다. 판 단

1)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1호 에서 말하는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업무를 수행하던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장해 또는 사망을 뜻하는 것이므로 업무와 재해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는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8. 5. 22. 선고 98두4740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가 타인의 폭력에 의하여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직장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되어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야 할 것이지만, 가해자의 폭력행위가 피해자와의 사적인 관계에서 기인하였다거나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함으로써 발생한 경우에는 업무기인성을 인정할 수 없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 1995. 1. 24. 선고 94누8587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갑 제6호증의 2, 5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은 비대성 심근병증 등의 기존 질환이 있는 상태에서 소외 2와 몸싸움을 동반한 다툼을 벌이는 과정에서 발생한 급격한 감정변화, 스트레스 등의 자극으로 인하여 기존의 심장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빠르게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게 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싸움이 야식비 사용방법에 관한 조원과의 의견교환 과정에서 촉발되었음은 원고 주장과 같다.

그러나 망인의 사망 원인이 된 위 싸움(피고는 동료 직원들의 만류로 망인과 소외 2가 서로 다른 공간에 3~4분 정도 분리되어 있었다는 이유로 이를 1, 2차 싸움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으나, 두 행위의 시간적·장소적 근접성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는 망인이 단일 의사에 기해 행한 일련의 폭행과정의 일부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의 업무관련성에 관해 살피건대, 앞서 처분의 경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망인이 하급자인 소외 2와 대화하는 도중에 갑자기 소외 2를 폭행하고, 동료 직원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위험한 물건(대걸레 막대기)까지 휴대하여 재차 소외 2에게 폭력을 행사한 점, 반면에 소외 2는 예상치 못한 망인의 도발에 당황하여 망인의 몸을 붙들고 뒹구는 등의 행위를 하였을 뿐, 적극적으로 주먹이나 발, 도구 등을 사용하여 망인을 공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는 소외 2가 먼저 갈취 등을 언급하며 망인을 도발하였다고 주장하나, 소외 2의 위와 같은 발언이 망인의 폭력을 정당화할 수 있을 정도로 지나쳤다고 보이지는 않는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의 위와 같은 폭력행위는 사회적 상당성을 넘어서는 것으로서 사적인 화풀이의 일환이므로 이러한 경우까지 망인의 업무행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스트레스 등으로 인하여 망인의 기존 질환이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이를 가리켜 망인의 업무에 내재하거나 이에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으로 평가할 수도 없다.

또한, 망인의 위와 같은 일련 행위는 형법 제260조 에서 규정하고 있는 폭행죄의 구성요건에도 해당하므로, 범죄행위로 인한 근로자의 사망 등을 업무상 재해에서 배제하고 있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이 적용되는 사안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급여 등의 지급대상이 되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강석규(재판장) 김유정 김대원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