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신용금고와의 예탁금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어 그 예탁금이 반환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신용금고의 예금담당차장 을이 임의로 예탁자인 갑과 위 신용금고와의 예탁금계악을 해지하고서 그 예탁금이 갑에게 반환된 것처럼 정리하고 그 돈을 횡령한 뒤에, 그러한 사정을 모르는 갑이 을에게 위 예탁금계약의 해지를 위임하면서 예탁금증서를 교부한 경우라면 갑의 을에 대한 위 위임 취지는 예탁금증서를 교부하면서 이로써 예탁금 계약을 해지하고 예탁금을 반환받아 달라는 데에 있고 을이 저지른 횡령 행위를 추인하여 이미 을이 한 계약해지 및 예탁금반환조치의 서류관계를 보완해 줄려는데에 있지 아니할 것이므로 갑과 위 신용금고 사이의 위 위탁금계약은 갑의 위임 취지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되어 그 예탁금이 반환되었다고는 볼 수 없다.
원고, 상고인
김철수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성환
피고, 피상고인
피고 주식회사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 제2점을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피고에게 1983.4.29. 금 10,000,000원을 예탁기간 1개월,이자 연 1할 4푼으로 정하여 예탁하고 그 예탁금증서로서 피고발행의 액면 금 10,000,000원, 지급기일 그 해 5.29.로 된 약속어음 1매를 받고, 또 그해 5.14.금 50,000,000원을 예탁기간 12개월, 이자 연 1할 4푼으로 정하여 예탁하고 그 예탁금증서로서 피고발행의 액면금 50,000,000원, 지급기일 1984.5.14.로 된 약속어음 1매를 교부받은 사실, 피고금고 영업부예금담당차장인 소외 인은 위 예탁금을 자신의 용도에 소비할 의도로 마치 원고가 위 예탁금계약을 해지하고 그 예탁금을 인출하는 것처럼 가출급전표를 허위로 작성하여 1983.4.30. 위 1차 예탁금 10,000,000원을 인출하여 횡령하였고, 또 같은 방법으로 그해 5.14. 위 2차 예탁금 50,000,000원을 인출하여 횡령한 사실, 그후 소외인은 원고에게 그 해 5.18.과 5.24.에 위 각 예탁금을 반환받아 대여해 달라고 요청하여 이에 동의한 원고로부터 위 각 예탁금증서인 액면 금10,000,000원 및 액면 금 50,000,000원의 각 약속어음을 교부받아 이들을 불법인 출당시 허위작성하였던 각 가출급전표와 교체하여 피고금고 장부에 비치함으로떠 원고가 위 각 예탁금을 반환받은 것처럼 정리한 사실을 각 확정한 다음,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가 소외인에게 예탁금을 반환받을 권한을 수여하고 소외인이 원고를 대리하여 위 예탁금을 반환받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예탁금반환청구는 이유없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이 원심확정사실과 기록에 의하면,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위 각 예탁금증서인 약속어음들을 교부받을 당시 피고금고 자체내에서는 원고와의 위 각 예탁금계약이 이미 해지되어 각 예탁금이 원고에게 반환된 것처럼 정리하고 그 돈을 소외인이 횡령한 뒤였으므로,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위각 예탁금증서를 교부받은 것은 원고의 위임에 따라 새삼스럽게 피고금고로부터 예탁금을 반환받아 주기위한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이 이미 계약을 해지하고 예탁금을 반환한 것으로 정리한 서류관계를 보완하여 자신의 횡령행위를 정당화시키기 위한 것이었음이 명백하다.
한편 원고의 소외인에 대한 위임취지는 위 각 예탁금증서를 교부하면서 이로서 위 각 예탁금계약을 해지하고 예탁금을 반환받아 달라는 데에 있고 소외인이 저지른 횡령행위를 추인하여 이미 한 계약해지 및 예탁금반환조치의 서류관계를 보완해 주려는 데에 있지 않았음은 위 원심확정사실에 비추어 또한 명백하므로, 원고와 피고사이의 위 각 예탁금계약은 원고의 위임취지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되어 그 예탁금이 반환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소외인이 원고의 위임에 따라 원고를 대리하여 위 각 예탁금을 반환받았다고 판단한 것은 법률행위해석의 착오 및 이유불비의 위법을 저지른 것으로서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제12조 제2항 소정의 파기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있다.
2.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은 생략하고,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