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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21.6.30. 선고 2018도18010 판결
횡령
사건

2018도18010 횡령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이영규(국선)

원심판결

대구지방법원 2018. 10. 25. 선고 2018노3250 판결

판결선고

2021. 6. 30.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는 이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횡령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어야 하고, 부동산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는 부동산에 대한 점유가 아니라 부동산을 제3자에게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의 유무를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 타인 소유의 토지에 관하여 허위의 보증서와 확인서를 발급받아 「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 등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임의로 마친 사람은 그와 같은 원인무효 등기에 따라 토지에 대한 처분권능이 새로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므로 토지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없다. 타인 소유의 토지에 대한 보관자의 지위에 있지 않은 사람이 그 앞으로 원인무효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음을 이용하여 토지소유자에게 지급될 보상금을 수령하였더라도 보상금에 대한 점유 취득은 진정한 토지소유자의 위임에 따른 것이 아니므로 보상금에 대하여 어떠한 보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대법원 1987. 2. 10. 선고 86도1607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 사건 토지들에 관한 공소외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와 이에 기초한 피고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모두 원인무효 등기에 해당한다.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위해 이 사건 토지들에 관한 수용보상금을 보관하는 지위에 있고, 수용보상금 중 피해자들의 상속지분에 해당하는 금원에 대해 횡령죄가 인정된다.

그러나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판결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공소사실과 원심이 인정한 사실에 따르더라도 공소외인 명의의 이 사건 토지들에 대한 각 소유권이전등기는 허위 보증서나 확인서에 의해 마쳐진 것으로서 원인무효의 등기에 해당하고 이에 기초한 피고인 명의의 각 소유권이전등기 역시 원인무효의 등기에 해당한다. 피고인은 이 사건 토지들을 유효하게 처분할 수 있는 권능이 없어 피해자들을 위해 토지들을 보관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토지들에 관한 수용보상금에 대해서도 보관자의 지위를 인정할 수 없다.

그런데도 피고인이 피해자들과의 관계에서 이 사건 수용보상금을 보관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는 전제에서 피고인에 대한 횡령 부분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횡령죄에서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정당하다.

3. 피고인의 상고는 이유 있으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 대법관 노정희

주심 대법관 김재형

대법관 안철상

대법관 이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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