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의사 갑이 운영하는 성형외과에 상담실장으로 근무하던 을이 병원 홍보 목적으로 수술 환자인 병의 동의 없이 인터넷 카페에 병의 수술 전후 사진과 게시글을 올린 사안에서, 을과 사용자인 갑의 병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의사 갑이 운영하는 성형외과에 상담실장으로 근무하던 을이 병원 홍보 목적으로 위 병원에서 코를 높이는 수술을 받았던 병의 동의 없이 인터넷 카페에 병의 사진과 게시글을 올린 사안에서, 을이 병의 동의 없이 자신이 병인 것처럼 병의 성형 전 외모에 관하여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사회통념상 병임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성형 전후 얼굴 사진을 수많은 사람이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에 게시함으로써 병의 명예와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병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으므로, 을은 금전적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고, 갑도 을의 사용자로서 을이 사무집행에 관하여 병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수연)
피고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안주현)
변론종결
2012. 1. 30.
주문
1.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15,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9. 9. 15.부터 2012. 2. 2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에게 4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09. 9. 15.부터 이 사건 판결 선고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피고 1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 피고 1 성형외과’(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의 병원장이고, 피고 2는 이 사건 병원의 상담실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치과병원의 치위생사로 근무하는 여성으로 2009. 7. 29. 이 사건 병원에서 코를 높이는 수술을 받았다.
다. 피고 2는 이 사건 병원의 상담실장으로서 병원 홍보로 자신의 능력을 인정받을 목적으로 원고의 동의 없이 2009. 9. 5. 인터넷 네이버 카페 (인터넷 카페 1 생략)의 ‘내얼굴 수술전후’라는 게시판에 ‘ (필명 생략)’이라는 필명으로 “코수술한달째...완전 달라진 내얼굴!!!”이라는 제목 아래 자신의 이야기인 것처럼 “올해 서른인 여자입니다. ... 결혼을 앞두고 성형외과 상담을 갔습니다. ... 30년 콤플렉스를 위해 과감히 결정을 했죠... 처음 일주일은 괴물같았습니다. 그런데 3주가 지난 지금 너무 이쁩니다. ... 정말 코수술하나로 동남아필도 사라지고 튀어나온 입도 들어가 보이고 입술모양도 이뻐졌습니다. 빈티나고 싼티나던 얼굴이 이렇게 고급스럽고 ... 세련되질수가요...ㅋㅋㅋㅋ….”는 내용을 게재하면서 눈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상태로 원고의 성형 전후 사진을 게시하고, 그 후 2009. 9. 22. (인터넷 카페 2 생략) 카페에 같은 필명으로 “코수술한달째...정면사진 측면사진 올려보아용”이라는 제목 아래 “정면사진하고 측면사진 좀 올려달라고 해서...부끄럽게 또 올립니다.”라는 내용을 게재하면서 눈부분을 모자이크 처리한 상태로 원고의 성형 전후 전면, 측면 사진을 게시하였다.
라. 원고는 2010. 2. 19. 위 인터넷 카페에서 위 게시글과 사진을 본 선배를 통하여 이 사실을 알게 되었고, 원고의 항의에 따라 피고 2는 같은 날 위 게시글과 사진을 삭제하였다.
마. 피고 2는 위 글과 사진을 게시한 범죄사실로 약식기소되어 2011. 3. 18. 서울중앙지법 2011고약4822호 로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죄로 벌금 500,000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4호증
2. 판단
가. 손해배상의무의 발생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피고 2는 원고의 동의 없이 자신이 원고인 것처럼 원고의 성형 전 외모에 관하여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고, 원고의 성형 전후의 얼굴 사진을 사회 통념상 원고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하는 정도로 수많은 사람이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카페에 게시함으로써 원고의 명예와 초상권을 침해하는 불법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입었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 2는 금전적으로나마 이를 위자할 의무가 있고, 피고 1은 피고 2의 사용자로서 피고 2가 사무집행에 관하여 원고에게 가한 손해를 피고 2와 함께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1은 피고 2가 이 사건 병원의 사무집행과 무관하게 임의로 원고를 사칭해 위 글과 사진을 게시한 것이므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위 인정 사실에 나타난 바와 같이 피고 2가 이 사건 병원의 상담실장으로서 병원 홍보를 위하여 위 글과 사진을 게시한 것이어서 사무집행에 관한 행위로 인정되므로 피고 1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 1은 피고 2가 위 글과 사진을 게시한 것을 알고 피고 2를 꾸짖고 삭제와 재발방지를 촉구하고 해고하였으므로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으므로 사용자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 1이 주장한 사유만으로 피고 2의 선임 및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1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손해배상의 범위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의 범위에 관하여 살피건대 원고 사진의 눈부분을 모자이크로 처리한 점, 게시한 글의 내용은 피고 2가 지어낸 것으로 원고에게 해당하지 않는 부분이 있는 점, 원고의 항의를 받고 피고 2가 사과하고 바로 삭제한 점 등의 사정이 있으나, 한편 인터넷 카페에 게시한 기간이 5개월 전후로 짧지 않고 카페 회원이 적지 않은 점, 모자이크 처리를 하더라도 아는 사람이 보면 원고임을 알 수 있는 정도의 사진인 점, 병원 홍보를 목적으로 게시한 점, 게시한 글의 내용도 마치 원고가 작성한 것처럼 되어 있고 성형 전 원고의 외모에 대하여 이를 비하하는 표현이 포함된 점, 원고가 당시 20대 여성인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명예훼손 및 초상권 침해로 피고들이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는 15,000,000원으로 본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가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