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갑이 유튜브(youtube) 및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자신은 최근 유출된 출사 사진 사건의 피해자이고, 3년 전 을 지하철역 3번 출구 근처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촬영회는 자신을 기망하여 이루어진 성범죄 현장이었다’는 내용의 동영상과 글을 올리자, 을 지하철역 3번 출구 근처에서 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정이 병 스튜디오 인터넷 카페에 병 스튜디오는 위 사건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해명글을 올렸고, 그 후 언론에 병 스튜디오는 갑의 촬영회를 진행한 스튜디오가 아니라고 정이 반박하였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하였는데, 위 해명글 게시 직후 무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 국민청원 게시판에 “병 스튜디오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으로 갑이 SNS에 올린 글 전문을 그대로 인용한 청원글을 게시하고, 위 반박 기사가 보도된 후 인스타그램 팔로워(instagram follower) 수가 870만 명에 이르는 유명 연예인인 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위 청원글에 동의하였음을 알리는 인증사진을 게시한 다음 그 인증사진 게시 경위 등을 기재한 글을 올리고, 그 후 다시 경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 토론방 게시판에 “병 스튜디오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으로 위 청원글 전문을 인용한 글을 게시하는 일이 발생하자, 정이 무, 기, 경을 상대로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국가를 상대로는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국가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무, 기, 경의 행위는 정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만한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 불법행위들은 정에 대한 권리침해 및 손해발생에 공통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무 등은 민법 제760조 제1항 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판단한 다음, 국가배상청구에 대해서는 게시판 관리자가 청원글을 즉시 삭제하는 등 상당한 기간 내에 정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기각한 사례
판결요지
갑이 유튜브(youtube) 및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자신은 최근 유출된 출사 사진 사건의 피해자이고, 3년 전 을 지하철역 3번 출구 근처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촬영회는 자신을 기망하여 이루어진 성범죄 현장이었다’는 내용의 동영상과 글을 올리자, 을 지하철역 3번 출구 근처에서 병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정이 병 스튜디오 인터넷 카페에 병 스튜디오는 위 사건과 무관하다는 내용의 해명글을 올렸고, 그 후 언론에 병 스튜디오는 갑의 촬영회를 진행한 스튜디오가 아니라고 정이 반박하였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하였는데, 위 해명글 게시 직후 무가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 국민청원 게시판에 “병 스튜디오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으로 갑이 SNS에 올린 글 전문을 그대로 인용한 청원글을 게시하고, 위 반박 기사가 보도된 후 인스타그램 팔로워(instagram follower) 수가 870만 명에 이르는 유명 연예인인 기가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위 청원글에 동의하였음을 알리는 인증사진을 게시한 다음 그 인증사진 게시 경위 등을 기재한 글을 올리고, 그 후 다시 경이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 토론방 게시판에 “병 스튜디오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으로 위 청원글 전문을 인용한 글을 게시하는 일이 발생하자, 정이 무, 기, 경을 상대로는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국가를 상대로는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을 이유로 국가배상을 청구한 사안이다.
갑이 SNS에 올린 글에는 자신에 대한 촬영회가 “3년 전”, “을 지하철역 3번 출구 근처의 한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 병 스튜디오가 갑에 대한 촬영회를 진행한 스튜디오라고 믿을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는데도 이에 대한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은 채 청원글 제목에 “병 스튜디오”라는 상호를 특정하여 기재한 무의 행위, 이미 정이 병 스튜디오 인터넷 카페에 갑의 SNS에 올라온 글에 기재된 스튜디오가 병 스튜디오가 아님을 해명하는 글을 올려 이러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었는데도 아무런 확인이나 조사도 하지 않은 채 토론방 게시판에 “병 스튜디오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린 경의 행위, 정이 병 스튜디오 인터넷 카페에 해명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이러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이후인데도 청원글 제목에 기재된 “병 스튜디오”가 갑에 대한 촬영회가 진행된 스튜디오가 맞는지에 관하여 아무런 조사나 확인도 하지 아니한 채 청원글에 동의한 후 해당 화면을 캡처하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인증사진을 올리고 그 인증사진의 게시 경위를 설명하면서 해당 청원글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글을 게시한 기의 행위는 모두 정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만한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하고 그 불법행위들은 정에 대한 권리침해 및 손해발생에 공통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무 등은 민법 제760조 제1항 에 따라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진다고 판단한 다음, 국가배상청구에 대해서는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가 청원글 제목에 기재된 스튜디오 상호 전체를 곧바로 숨김 처리하지 않았거나 청원글을 즉시 삭제하지 않았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점, 게시판 관리자가 청원글에 대한 무의 민원신청 내역(갑에 대한 업체를 잘못 지정하였다는 내용)과 정의 민원신청 내역(청원글에 기재된 상호가 공개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내용)을 확인한 후 청원글 제목의 상호를 전부 숨김 처리한 조치가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후 이루어진 조치라고 보기 어려운 점, 정이 국민청원 게시판 개인정보보호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하여 청원글에 대한 수정이나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청원글에 대한 이의신청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즉시 해당 글을 삭제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청원권이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게시판 관리자가 청원글을 즉시 삭제하는 등 상당한 기간 내에 정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그 청구를 기각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원고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온 담당변호사 김재형)
피고
피고 1 외 3인 (소송대리인 정부법무공단 외 1인)
변론종결
2019. 5. 2.
주문
1. 피고 1, 피고 2, 피고 3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7.부터 2019. 6. 13.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 및 피고 1, 피고 2, 피고 3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1, 피고 2, 피고 3 사이에 생긴 부분은 그중 4/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1, 피고 2, 피고 3이 각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대한민국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10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5. 1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서울 마포구 (주소 생략)에서 2018. 1. 10. ‘(상호 생략) 스튜디오’(이하 ‘(상호 생략)’이라 한다)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사진 스튜디오업 등을 영위하였던 개인사업자이다.
나. 유튜버(youtuber) 소외 1은 2018. 5. 16. 유튜브(youtube)에 “저는 성범죄 피해자입니다. 꼭 한번만 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자신이 3년 전 ○○역 3번 출구 근처의 스튜디오에서 성범죄를 당한 피해자라는 내용을 밝히는 동영상을 올렸고, 2018. 5. 17. 00:03경 자신의 에스엔에스(SNS)에 위와 같은 문장으로 시작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위 글 내용은 자신이 최근 유출된 출사 사진 사건의 피해자이고 당시 촬영회는 자신을 피팅모델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기망하여 이루어진 성범죄 현장이었다는 것이다.
다. 원고는 2018. 5. 17. 06:56경 자신이 운영하는 ‘(상호 생략)’ 네이버 카페(인터넷 주소 1 생략) 게시판에 ‘피해자분께서 공개한 촬영 날짜는 저희 스튜디오 오픈 이전으로, 저희 스튜디오는 2016. 1.경 오픈하여 이후 인수한 스튜디오를 리모델링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으며, 해당 피해자들에 대한 촬영을 진행한 사실이 전혀 없고 사건과 무관하다’라는 내용의 해명글을 올렸고, 같은 날 11:30경부터 언론에 (상호 생략)은 소외 1의 촬영회를 진행한 스튜디오가 아니라고 원고가 반박하였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하였다.
라. 피고 1은 2018. 5. 17. 06:59경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 국민청원 게시판(이하 ‘국민청원 게시판’이라 한다)에 “○○ (상호 생략)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으로 글 내용 상단에 “한 유명 유튜버의 사례”라고 기재하여 소외 1이 SNS에 올린 글 전문 그대로를 인용한 청원글(이하 ‘이 사건 청원글’이라 한다)을 게시하고(인터넷 주소 2 생략), 해당 글 첨부링크에 소외 1이 올린 유튜브 동영상 주소를 첨부하였다.
마. 피고 3은 2018. 5. 17. 늦은 밤 자신의 인스타그램(instagram) 스토리에 이 사건 청원글에 동의하였음을 알리는 인증사진(이하 ‘이 사건 인증사진’이라 한다)을 올렸고, 다음 날인 같은 달 18일 오전경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게시하게 된 경위 등을 기재한 글을 게시하였다.
바. 피고 2는 2018. 5. 18. 오전경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소통 광장 토론방 게시판(이하 ‘토론방 게시판’이라 한다)에 “○○ (상호 생략)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청원글 전문을 인용한 글(이하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이라 한다)을 게시하고, 글 하단에 이 사건 청원글의 인터넷 주소를 첨부하였다.
사.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는 2018. 5. 18. 11:32경 이 사건 청원글 제목 중 “(상호 생략)”을 “**△△”로, 같은 달 25일 17:46경 이 사건 청원글 제목 중 “**△△”를 “****”으로 각 수정하였다.
아. 원고는 2018. 5. 18. 15:02경 청와대 홈페이지의 국민소통 광장 국민신문고(이하 ‘국민신문고’라 한다)에 이 사건 청원글에 기재된 상호가 공개되지 않도록 조치하여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신청하였다.
자. 피고 3은 2018. 5. 19. 16:00경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자신이 동의 표시를 한 청와대 청원글에 기재된 스튜디오의 상호와 주인이 변경되어 무관한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글에 제가 동의 표시를 함으로써 피해가 더 커진 것 같아 해당 스튜디오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 전하고 싶습니다. 지금이라도 해당 스튜디오가 이번 일과 무관하다는 걸 알려야 할 것 같아 이 글을 올립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게시하였다.
차. 피고 1은 2018. 5. 21. 18:02경 국민신문고에 ‘이 사건 청원글의 업체를 잘못 지적하여 청원을 삭제하고 싶다.’라는 내용의 민원을 신청하였다.
카. 피고 2의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은 2018. 5. 22.경 삭제되었다.
타. 원고는 피고 1과 피고 2가 원고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적시한 이 사건 청원글 및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을 작성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는 혐의로 피고 1과 피고 2를 각 고소하였고, 수원지방검찰청 담당 검사는 피고 1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인천지방검찰청 부천지청 담당 검사는 피고 2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혐의로 각 구약식 기소하였으며, 피고 1과 피고 2는 형사처벌을 받았다.
파. 피고 대한민국은 국민청원 게시판을 관리·운영하는 주체이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1, 27호증, 을다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가지번호 포함),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1, 피고 2, 피고 3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관련 법리
가) 민법상 불법행위가 되는 명예훼손에서의 사실의 적시란 반드시 사실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경우에 한정할 것은 아니고 간접적이고 우회적인 표현에 의하더라도 그 표현의 전 취지에 비추어 그와 같은 사실의 존재를 암시하고 또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의 구체성이 있으면 족하다( 대법원 2000. 7. 28. 선고 99다6203 판결 참조). 또한 민사상 명예훼손이 성립하는 데는 객관적으로 보아 피해자의 외부적·사회적 평판을 저하시킬 만한 사실을 적시한다는 인식이 있는 것으로 족하고, 그 내용이 허위라는 점까지 적극적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 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3다66806 판결 ).
그리고 인터넷상 게시물의 게재가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여 불법행위가 되는지 여부는 일반 국민들이 게시물을 접하는 통상의 방법을 전제로 그 게시물의 전체적인 취지와의 연관하에서 게시물의 객관적인 내용,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게시물이 일반 국민들에게 주는 전체적인 인상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게시물의 배경이 된 사회적 흐름 속에서 당해 표현이 가지는 의미를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다4138 판결 ).
나) 한편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려면 행위자 사이에 의사의 공통이나 행위공동의 인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객관적으로 보아 행위자 각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행위가 공동으로 행하여져 피해자에 대한 권리침해 및 손해발생에 공통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공동불법행위를 이유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먼저 행위자 각자의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행위가 공동으로 행하여졌다는 점이 밝혀져야 한다(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9다101824 판결 등 참조).
2) 불법행위책임의 성립 여부
가) 피고 1의 불법행위
소외 1에 대한 촬영회가 진행된 스튜디오는 원고가 운영하는 (상호 생략)이 아닌 사실은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된다.
소외 1이 SNS에 올린 글에는 자신에 대한 촬영회가 “3년 전”, “○○역 3번 출구 근처의 한 스튜디오”에서 이루어졌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을 뿐임에도, 피고 1은 위 촬영회가 이루어진 장소가 (상호 생략)이라는 점에 대한 아무런 확인도 하지 아니한 채 소외 1의 글에 더하여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상호 생략)”이라고 스튜디오 상호를 특정하여 이 사건 청원글을 게시한 사실, 피고 1이 이 사건 청원글을 올리기 직전 원고는 (상호 생략) 네이버 카페에 해명글을 게시한 사실, 피고 1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러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피고 1은 이 사건 청원글을 작성할 당시 (상호 생략)이 소외 1에 대한 촬영회를 진행한 스튜디오라고 믿을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상호 생략)”이라는 상호를 특정하여 기재함으로써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였음이 인정되므로, 피고 1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 (상호 생략)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의 이 사건 청원글을 게시한 행위는 이 사건 청원글(소외 1이 SNS에 올린 글을 그대로 인용한 내용)에 기재된 스튜디오가 (상호 생략)이라고 오인할 수 있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원고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만한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 행위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나) 피고 2의 불법행위
피고 2는 2018. 5. 18. 오전경 토론방 게시판에 “○○ (상호 생략) 스튜디오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으로 이 사건 청원글과 동일한 내용의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을 올리고, 글 하단에 이 사건 청원글의 인터넷 주소를 첨부한 사실, 이로 인하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2가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을 올릴 당시에는 이미 원고가 (상호 생략) 네이버 카페에 소외 1의 SNS에 올라온 글에 기재된 스튜디오가 (상호 생략)이 아님을 해명하는 글을 올려 그러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이후임에도, 피고 2는 소외 1의 SNS 글에 기재되어 있는 “○○역 3번 출구 근처의 한 스튜디오”가 (상호 생략)이 맞는지 여부에 대한 아무런 확인이나 조사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토론방 게시판에 “○○ (상호 생략) 불법 누드촬영”이라는 제목의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을 작성하였음이 인정되므로, 피고 2가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을 게시한 행위는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소외 1이 SNS에 올린 글을 그대로 인용한 내용)에 기재된 스튜디오가 (상호 생략)이라고 오인할 수 있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원고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만한 구체적인 허위 사실을 적시한 명예훼손 행위로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다) 피고 3의 불법행위
(1)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3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이 사건 인증사진은 이 사건 청원글에 동의할 때 열리는 “동의는 한 번만 할 수 있습니다. 닫기”라는 주의사항이 기재된 팝업창을 캡처한 것으로, 해당 팝업창 뒤에는 이 사건 청원글에 링크되어 있는 소외 1의 유튜브 동영상 인터넷 주소가 그대로 나타나고, 그 시각 해당 청원에 대한 동의자 수가 11,775명이라는 사실이 나타나 있는 사실, 피고 3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릴 당시에는 이미 원고가 (상호 생략) 네이버 카페에 해명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그러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이후임에도, 피고 3은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기재된 “(상호 생략)”이 소외 1에 대한 촬영회가 진행된 스튜디오가 맞는지 여부에 대한 아무런 조사나 확인도 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청원글에 동의한 후 해당 화면을 캡처하여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리고, 다음 날 인증사진을 올리게 된 경위 등을 기재하면서 해당 청원글의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글을 게시한 사실이 인정되고, 피고 3의 인스타그램에서 이 사건 인증사진을 확인한 사람들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이 사건 청원글을 쉽게 확인하여 (상호 생략)에서 소외 1에 대한 불법 촬영회가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3의 위와 같은 행위 역시 소외 1이 SNS에 올린 글에 기재된 촬영회가 이루어진 스튜디오가 “(상호 생략)”이라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고 이를 널리 알려지게 하여 원고의 명예를 훼손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에 대하여 피고 3은, 자신의 SNS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게시한 행위는 단순히 의견을 표현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행위를 제한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게시하고 그 경위 등에 관한 글을 게시한 표현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는 당해 표현으로 명예를 훼손당하게 되는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등에 따라 기준에 차이가 있는 것인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청원글은 개인이 운영하는 특정 스튜디오가 성범죄 행위인 불법 촬영회가 진행된 스튜디오라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것이므로, 설령 그 표현이 공적 관심 사안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에 대한 아무런 확인이나 조사를 거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인증사진을 게시하고 글을 기재한 행위의 경우까지 침해된 개인의 명예보다 표현의 자유가 더 보호되어야 하는 영역에 포함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또한 피고 3은, 제3자의 표현물을 인터넷에 게시한 행위가 그 표현물을 인용하거나 소개하는 것에 불과한 경우에는 명예훼손의 책임이 부정되어야 하므로, 이 사건 인증사진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행위는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각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 3이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린 행위는 단순히 이 사건 청원글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소개한 데 그친 것이 아니라, 그에 대하여 자신이 동의한 사실을 표시하여 위 청원글의 가해자로 지목된 (상호 생략)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피해자를 응원하려는 취지에서 이루어졌던 점, 피고 3은 인스타그램 팔로워(follower) 수가 870만 명에 이르는 유명 연예인으로, 이 사건 청원글에 동의한 사실을 알리는 인증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할 경우 네티즌(netizen)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큰 사회적 위치에 있었던 점, 피고 3이 이 사건 인증사진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후 그러한 내용의 기사가 언론에 다수 보도되었고, 피고 3이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려 동의를 표한 후 청원에 참여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기도 한 점, 실제 피고 3이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캡처하고 이 사건 인증사진을 게시한 2018. 5. 17. 밤경 이 사건 청원글에 대한 동의자 수는 11,775명이었는데, 다음 날인 2018. 5. 18. 09:00경 동의자 수가 10만 명을 넘었고, 그 다음 날 15:00경 동의자 수가 17만 명을 넘었으므로, 피고 3의 이 사건 인증사진 게시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청원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대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 3은 2018. 5. 18. 오전에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린 것과 관련하여 “물론 아직 수사 중이다. 맞다. 아무것도 나온 게 없다. 어디까지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고 아직 누구의 잘못을 논하기엔 양측의 입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아무것도 안 나왔으며 어떤 부분이 부풀려졌고 어떤 부분이 삭제되었고 누구의 말이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진실인지 알 수가 없다. 내가 선뜻 새벽에 어떠한 결정을 내리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 사건을 많이들 알 수 있게 널리 퍼트려달라는, 그것만큼은 작게나마 할 수 있었다. 섣불리 특정 청원에 끼어든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해주셨다. 맞다. 영향력을 알면서 어떠한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건에 마땅히 한쪽으로 치우쳐 질 수 있는 행동이었다. 하지만 어찌 됐든 둘 중 한쪽은 이 일이 더 확산되어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리길 바란다고 생각했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글을 게시하였는바, 그 내용을 살펴보면, 피고 3은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릴 당시 자신의 영향력을 인식한 상태에서 이 사건 청원글에 대한 동의를 표하는 자신의 입장을 알림으로써 이 사건 청원글에 대해 사람들이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할 의도로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린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3의 행위가 단순히 피고 1의 청원글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소개한 것에 불과하여 불법행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피고 3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4) 다음으로 피고 3은 이 사건 청원글은 공공의 이익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여 피고 1과 피고 3의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그 행위에 위법성이 없고, 또한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 다만 인터넷에서 무료로 취득한 공개 정보는 누구나 손쉽게 복사·가공하여 게시·전송할 수 있는 것으로서, 그 내용의 진위가 불명확함은 물론 궁극적 출처도 특정하기 어려우므로, 특정한 사안에 관하여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접속하는 인터넷상 가상공동체(cyber community)의 자료실이나 게시판 등에 게시·저장된 자료를 보고 그에 터 잡아 달리 사실관계의 조사나 확인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의 사회적 평판을 저하할 만한 사실을 적시한 기고문을 게재하였다면, 설령 행위자가 그 내용이 진실이라 믿었다 한들,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2013. 2. 14. 선고 2010다108579 판결 참조).
살피건대, 명예훼손죄의 위법성 조각사유인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으로 위법성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임이 증명된 경우는 물론 그 증명이 되지 않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던 경우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청원글은 제목에 허위 사실이 적시되어 있고, 피고 1과 피고 3이 그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적절하고도 충분한 조사를 다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 1과 피고 3이 허위 사실이 진실하다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 3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5) 마지막으로 피고 3은, 소외 1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SNS에 글을 게시한 후 이에 대한 기사들이 보도되었고,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되기 전에 이미 (상호 생략) 홈페이지에 원고를 비방하는 글들이 게시된 바 있으며, 원고가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되기 이전에 해명글을 올렸으므로, 피고 1과 피고 3의 행위와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라 제5호증의 1 내지 3, 을라 제7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되기 이전인 2018. 5. 17. 03:53경 무렵부터 (상호 생략) 네이버 카페에 원고에 대한 비방과 욕설이 기재된 글이 올라온 사실, 소외 1이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SNS에 글을 게시한 후 언론에 그러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소외 1은 SNS를 통해 촬영회가 이루어진 스튜디오의 상호를 공개하지는 않은 점,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된 후 언론에 소외 1이 SNS에 올린 성범죄 피해 관련 청원글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는 내용의 수많은 기사가 보도된 점, 국민청원 게시판은 누구나 접근이 가능한 게시판으로, 이러한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 중 다수가 이 사건 청원글을 열람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이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스튜디오 상호를 특정하여 기재함으로써 이 사건 청원글을 열람한 많은 사람들은 (상호 생략)에서 불법 촬영회가 이루어졌다는 잘못된 사실을 진실한 사실인 것으로 명확하게 인식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되기 이전에 (상호 생략) 카페에 해명글을 올렸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이 사건 청원글과 원고의 해명글이 진실인지 여부에 대한 결과가 공식적으로 확인될 때까지는 원고의 스튜디오가 불법 촬영회가 이루어진 스튜디오로 오인됨으로써 손해를 입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 1이나 피고 3의 행위와 원고가 입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는 취지의 피고 3의 주장은 이유 없다.
라) 공동불법행위책임 성립 여부
피고 1, 피고 2, 피고 3의 원고에 대한 각 불법행위가 민법 제760조 제1항 에 의한 공동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1이 국민청원 게시판에 이 사건 청원글을 올린 행위와 피고 3이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인증사진을 올림으로써 이 사건 청원글에 대한 관심을 촉구한 행위, 피고 2가 이 사건 청원글을 보고 다음 날 토론방에 이 사건 청원글의 주소를 기재하여 동일한 내용의 이 사건 토론방 게시글을 올린 행위는 원고에 대한 권리침해 및 손해발생에 공통의 원인이 되었다고 인정되므로, 피고 1, 피고 2, 피고 3의 불법행위는 민법 제760조 제1항 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민법 제760조 제1항 에 의한 공동불법행위를 인정하는 이상, 민법 제760조 제3항 에 의한 공동불법행위의 방조 주장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 1, 피고 2, 피고 3은 공동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나아가 피고 1, 피고 2, 피고 3이 원고에게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본 각 증거들 및 갑 제20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된 후 원고의 사진이 ‘가해자 사진’으로 인터넷에 유포되었고, 해당 사진 밑에는 원고에 대한 수많은 비방·욕설이 포함된 댓글이 달렸으며, 이러한 댓글은 원고가 해명글을 올린 후에도 일정 기간 계속된 사실, 원고는 2019. 1. 10. 스튜디오 이미지가 악화되자 스튜디오 상호를 변경하고, 스튜디오 내부도 리모델링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인정 사실에 의하면,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원고는 자신의 스튜디오가 불법 누드촬영회가 이루어진 장소로 인식되면서 정상적인 영업을 영위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자신의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고 비방이나 욕설이 포함된 악성 댓글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다.
한편 앞서 본 증거들 및 을라 제1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가 (상호 생략) 네이버 카페에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되기 직전 소외 1에 대한 촬영회가 진행된 스튜디오는 (상호 생략)이 아니라는 해명글을 게시한 점, 이에 따라 같은 날 11:30경부터는 언론에 원고가 (상호 생략)은 소외 1의 촬영회를 진행한 스튜디오가 아니라고 반박하였다는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기 시작하였던 점, 피고 3은 이 사건 인증사진을 게시한 때로부터 2일 후인 2018. 5. 19.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 사건 청원글에 기재된 촬영회는 원고의 스튜디오가 아니라는 내용을 기재한 글을 게시한 점, 피고 1은 2018. 5. 21. 18:02경 국민신문고에 이 사건 청원글의 업체를 잘못 지정하여 청원글을 지우고 싶다는 내용의 민원 신청을 한 점, 그 밖에 피고 1, 피고 2, 피고 3이 이 사건 청원글과 토론방 게시글, 이 사건 인증사진을 게시하게 된 경위, 위 게시물들이 게시된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피고 1, 피고 2, 피고 3이 원고에게 배상할 위자료 액수를 2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1, 피고 2, 피고 3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2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최초 불법행위일로서 이 사건 청원글 게시일인 2018. 5. 17.부터 위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9. 6.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타인의 법익을 침해할 수 있는 내용이 쉽게 기재될 수 있고 인격권, 자기정보 통제권 등 개인의 법익을 보호할 필요성이 크며, 국민청원 게시판은 작성자도 게시글을 삭제할 수 없고 신속한 수정이나 삭제를 원하는 경우 직접 국민청원 게시판 관리자(이하 ‘게시판 관리자’라고만 한다)에게 직접 요청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되지 않았거나 안내되어 있지 않은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게시판 관리자는 국민청원 게시판 게시 공간 안에서 발생하는 위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상황에 따라 적절한 관리를 하여야 할 상당한 주의의무가 있다.
이 사건 청원글은 원고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임이 명백하므로 관리자는 2018. 5. 17. 오전경 피해 발생에 대한 인식 또는 예견이 충분히 가능하였다. 원고는 2018. 5. 17. 이 사건 청원글 삭제를 위해 국민청원 게시판에 안내된 연락처(02-730-5800)로 연락을 하였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2018. 5. 18. 국민신문고에 이 사건 청원글을 삭제하여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였음에도 2018. 6. 1.까지도 응답을 받지 못하였다.
게시판 관리자는 2018. 5. 19. 일부 상호를 숨김 처리하여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기재된 “(상호 생략)”을 “**△△”로, 2018. 5. 27. “**△△”를 “****”로 수정하였으나, 이미 원고는 회복할 수 없는 심각한 피해를 입은 상황이었다.
따라서 게시판 관리자는 이 사건 청원글을 즉시 삭제하는 등 상당한 시간 내에 원고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으므로, 피고 대한민국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에 따라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나. 판단
살피건대, 게시판 관리자가 2018. 5. 18. 11:32경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기재된 “(상호 생략)”을 “**△△”로, 2018. 5. 25. 17:46경 “**△△”를 “****”로 수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되어 있는 국민청원 요건에 “허위 사실이나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이 포함된 청원은 관리자에 의해 ‘숨김’처리 또는 삭제될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국민청원 게시판에 작성된 청원글은 작성자라고 하더라도 수정 및 삭제가 불가능한 사실,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재되어 있는 연락처(02-730-5800)는 청와대 대표번호로 자동응답으로 송출되도록 설정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한편 앞서 본 각 증거들 및 을다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피고 대한민국은 국민청원 게시판에 별지와 같은 내용의 국민청원의 요건을 공지하여 두고, 이러한 요건에 위배된 것이 명백한 게시물(예: 욕설이 기재되어 있거나 개인 정보가 노출된 게시물)에 대해서는 직접 삭제 또는 수정 조치를 하는 등 국민청원 게시판 청원글을 자체 모니터링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는 점,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1일 평균 1,000건 정도의 청원글이 게시되고, 이 사건 청원글이 게시된 2018. 5. 17.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청원글은 973건이었으며, 그중 게시판 관리자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여 삭제한 청원글이 227건, 숨김 처리한 청원글이 15건이었던 점, 이 사건 청원글은 2018. 5. 17. 06:59경 게시되었고, 원고는 2018. 5. 18. 15:02경 국민신문고에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기재된 업체 상호를 수정하여 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신청하였으며, 게시판 관리자는 이 사건 청원글이 언론에 보도되고 해당 업체가 해명글을 올리는 등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자 원고가 국민신문고에 민원 신청을 하기 전인 2018. 5. 18. 11:32경 이 사건 청원글에 나타난 스튜디오 상호 “(상호 생략)”을 “**△△”로 일부 숨김 처리한 점, 이 사건 청원글은 유튜버 소외 1의 성범죄 피해 고백 내용을 담은 것으로, 당시 게시판 관리자가 원고의 해명글과 이 사건 청원글 중 어느 것이 허위인지 여부를 즉시 판단하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바, 게시판 관리자가 이 사건 청원글 제목에 기재된 스튜디오 상호 전체를 곧바로 숨김 처리하지 않았거나 청원글을 즉시 삭제하지 아니한 행위가 위법하거나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점, 게시판 관리자는 2018. 5. 24. 08:36경 접수된 이 사건 청원글에 대한 피고 1의 민원신청 내역(소외 1에 대한 업체를 잘못 지정하였다는 내용)과 같은 날 08:37경 접수된 이 사건 청원글에 대한 원고의 민원신청 내역을 확인한 후 같은 날 17:46경 이 사건 청원글 제목의 상호 “**△△”를 “****”으로 전부 숨김 처리하였는바, 이러한 게시판 관리자의 조치가 상당한 기간을 경과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국민청원 게시판 홈페이지 하단 개인정보처리방침에는 개인정보보호 담당자인 소외 2 행정관의 연락처(02-770-7643)와 이메일이 기재되어 있어, 담당자에게 직접 연락을 하여 청원글에 대한 수정이나 삭제 요청을 하는 것이 가능한 것으로 보이고, 실제 위와 같은 경로를 통하여 청원글의 삭제나 수정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었던 점, 국민청원 게시판은 헌법 제26조 제1항 에 정한 국민의 기본권인 청원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마련된 게시판으로,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청원글에 대한 이의신청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즉시 해당 글을 삭제하는 것은 오히려 국민의 청원권이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된 사실관계만으로는 게시판 관리자가 이 사건 청원글을 즉시 삭제하는 등 상당한 시간 내에 원고의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1, 피고 2, 피고 3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대한민국에 대한 청구 및 피고 1, 피고 2, 피고 3에 대한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 지] 국민청원 요건: 생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