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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유예
서울지법 북부지원 1996. 12. 6. 선고 96고합203 판결 : 항소기각·상고기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감금) ][하집1996-2, 609]
판시사항

즉결심판 피의자를 법률상 근거 없이 경찰서 즉결피의자 대기실에 유치한 행위를 직무상 감금죄로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즉결심판에 회부될 자를 법률상 근거 없이 강제로 경찰서 즉결피의자 대기실에 유치한 행위를 직무상 감금죄로 인정하고, 피고인의 정당행위, 법률의 착오, 기대가능성 결여 주장을 배척한 사례.

피 고 인

피고인

대법원판결
주문

피고인에 대하여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1. 피고인의 신분, 직책 및 경력

피고인은 1975. 순경으로 임용되어 경기도와 전라북도 등지에서 근무하다가 1982.경 서울 북부경찰서 우이파출소에서 서울 근무를 시작한 이래, 1991. 9.경부터 1993. 10. 30.경까지 서울 노원경찰서 하계파출소에서, 같은 해 11. 1.경부터 1995. 3. 30.까지 같은 경찰서 하계 2파출소에서, 같은 해 3. 31.경부터 현재까지 같은 경찰서 상계 4파출소에서 경찰공무원으로서 각 근무하면서 즉결심판 피의사건 처리의 직무를 담당해 온 자로서, 1984. 7.경 경장으로, 1995. 3. 1.경사로 각 승진하였다.

2. 이 사건 범행 이전의 정황사실

피해자(여, 1945. 5. 21.생으로 당시 48세)는, 1993. 7. 26. 15:40경 서울 노원구 당현대교 앞길에서 한성여객 주식회사 소속 성명불상 운전사가 서울 5사3513호 15번 시내버스를 운전하면서 피해자 운전의 승용차 진로를 방해하고, 이에 항의하는 피해자에게 욕설을 하고 달아나자, 화가 난 피해자가 즉시 위 버스회사에 찾아가 그 곳 기사 대기실에서 위 회사 배차담당자에게 위 시내버스의 운전사를 찾아내라고 요구하였으나, 그 담당자로부터 이를 거절당하고, 그 곳에 있던 다른 버스기사 공소외 1이 피해자에게 심한 욕설을 하자, 피해자는 같은 날 16:30경 부근에 있는 노원경찰서 하계파출소에 가서 위 난폭운전에 대하여 교통불편신고엽서로 그 사실을 신고하고, 아울러 위 공소외 1이 피해자에게 욕설하여 피해자를 모욕하였다면서, 위 공소외 1에 대한 처벌을 요구하였다.

3. 피고인의 직권남용에 기한 감금

피고인은 같은 날 21:00경 위 하계파출소에서 피해자가 신고한 위 공소외 1에 대한 모욕피의사건을 인수받아 이를 처리하게 되었는데, 피해자는 단순한 모욕의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위 공소외 1이 "상기 본인은 1993. 7. 26. 16:20경 성명 미상인 여자분이 기사대기실(휴식실)에 오셔서 욕설을 먼저 퍼부어, 화가 나서 나도 욕설을 하였습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 제출하자, 위 진술을 토대로 피해자에 대하여 위 공소외 1과 함께 금 25,000원의 범칙금 통고처분을 하겠다고 하였으나, 피해자가 그 통고처분에 승복할 수 없다고 하자, 피해자를 즉결심판에 회부하기로 하고, "피고인은 승용차를 운전하던 중 버스기사와 시비가 되어 버스 회사를 찾아가 동료인 공소외 1이 대기하고 있는 운전자대기실에서 시끄럽게 떠들다 조용히 하라는 기사에게 씹할 놈이라고 욕을 하는 등 소란을 피움"이라는 취지로 즉결심판청구서를 작성한 다음, 같은 날 22:00경 피해자를 노원경찰서 즉결피의자 대기실로 데리고 갔다.

피해자는 위와 같이 즉결심판에 회부된 사실을 모르고 위 공소외 1에 대한 모욕피의사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면서 위 노원경찰서까지 같이 갔는데, 위 일시에 위 경찰서에 와서야 자신이 즉결심판에 회부되는 것을 알고 피고인 및 위 경찰서 즉결심판처리 담당자에게 집에 돌아갔다가 그 다음날 법정에 출석하여 재판을 받겠다고 하면서 귀가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위와 같은 피해자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피해자를 붙잡아 위 경찰서 즉결피의자 대기실의 보호실에 밀어 넣어 유치하려 하였으며, 피해자가 위 보호실에 들어가지 않으려고 양팔을 뿌리치면서 대항하자 피해자를 위 즉결피의자 대기실에 10∼20분 동안 있게 함으로써, 직권을 남용하여 피해자를 감금하고, 이로 인하여 위 보호실에 피해자를 밀어넣으려 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로 하여금 치료일수를 알 수 없는 우견갑부좌상 등을 입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한 진술

1. 제1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의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증인 공소외 1, 피해자가 이 법정에서 한 진술

1.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제1, 2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검사가 작성한 피고인에 대한 제3회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피고인 및 피해자의 각 진술기재

1. 검사가 작성한 정종관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검사가 작성한 피해자에 대한 제1회 진술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및 위 진술조서에 첨부된 사진 중 판시 상해의 부위 및 정도의 점에 부합하는 영상

1. 검사가 작성한 피해자에 대한 제2, 3회 진술조서 중 판시 사실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피고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정당행위 주장

가. 즉결심판회부에 대한 정당행위 주장

피고인은,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피해자를 즉결심판에 회부한 것은, 위 공소외 1의 진술서를 토대로 피해자도 욕설을 하여 소란을 피운 사실을 이유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직무상 정당한 행위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피해자는 운전 도중 진로를 방해한 운전사로부터 오히려 욕설을 듣고 이를 항의하기 위하여 그 버스의 소속회사로 찾아 갔으나, 그 회사 배차담당자로부터 위 운전사와의 면담을 거절당하고 이를 항의하였을 뿐인데, 피고인은 이와 같은 사정을 충분히 조사한 후 피해자에 대한 즉결심판회부 여부를 신중하게 처리하여야 함에도( 경범죄처벌법 제4조 참조), 만연히 위 공소외 1에 대하여 당시 시행 중이던 경범죄처벌법(1994. 12. 22. 법률 제47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조 제26호 위반으로 범칙금 통고처분을 하면서 위 공소외 1이 피해자에 대하여 같이 처벌받을 것을 요구한다는 이유로, 판시와 같이 피해자에 대하여도 범칙금 통고처분을 하려 한 후 즉결심판에 회부하였던 것이고, 또한 피고인이 피해자와 위 공소외 1에게 서로 화해할 것을 권유하였는데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였다는 것이 판시 즉결심판회부의 또 다른 배경이 되었다고 보이는바, 그렇다면 피고인의 피해자에 대한 판시 즉결심판회부행위는 외형상 즉결심판의 회부권한에 따른 행위이었다 하더라도, 피고인은 자신의 직권인 즉결심판사건의 처리권한을 남용하였다고 보지 않을 수 없으며(또한 위 경범죄처벌법 제1조 제26호 는, '관계 공무원이 말리는데도 듣지 아니하고 악기·라디오·텔레비전·전축·종·확성기·전동기 등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내거나 큰 소리로 떠들거나 노래를 불러 이웃을 시끄럽게 한 사람'을 처벌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를 적용하여 피해자를 즉결심판에 회부한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이다), 또한 설사 피고인이 피해자를 즉결심판에 회부한 조치가 적법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구금할 수 없음은 뒤에서 보는 바와 같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감금행위에 대한 정당행위 주장

피고인은, 또한 즉결심판에 회부될 피의자에 대하여는 신병보증을 받지 아니하는 한 귀가 조치하지 아니하는 것이 경찰업무상의 관행, 지침이었고, 이 관행에 따라 판시와 같이 피해자를 위 경찰서 즉결피의자 대기실에 있게 한 것으로서 이 대기실 유치행위 역시 직무상 정당한 행위라는 주장을 하나, 형사소송법이나 경찰관직무집행법 등의 법률에 정하여진 구금 또는 보호유치 요건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즉결심판 피의자라는 사유만으로 피의자를 구금, 유치할 수 있는 아무런 법률상 근거가 없는 이상, 경찰업무상 그러한 관행이나 지침이 있었다 하더라도 이로써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는 인신구속을 행할 수 있는 근거로 할 수 없다 할 것이므로, 그와 같은 관행 또는 지침이 있었는지 여부에 관계 없이 피고인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범의조각 및 법률의 착오 주장

피고인은 또한 피고인이 당시 판시 노원경찰서 상황실장으로부터 신병보호조치를 하라는 지시를 받고 피해자를 판시와 같이 경찰서 즉결피의자 대기실에 있게 한 것으로서 피해자를 감금한다는 범의가 없었고, 피해자를 감금하는 것에 대하여 위법하다는 인식이 없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범의란 범행의 사실행위에 대한 인식으로서, 행위자가 그 행위가 죄가 된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어야만 범의가 있을 것까지 요하지는 아니한다 할 것인데, 앞서든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판시 감금행위를 할 당시 피해자를 경찰서 즉결피의자 대기실에 두게 한다는 인식이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며, 나아가 피고인이 판시 감금행위를 하면서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인식하여 책임이 없다고 보려면, 피고인이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인식하는 것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인데,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여 나타난 이 사건의 전후 상황, 피고인의 경력을 볼 때 피고인이 판시 행위가 죄가 되지 아니한다고 인식하였다 하더라도 이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기대가능성 결여의 주장

피고인은 또한 즉결피의자를 경찰서 즉결피의자 보호실에 유치하는 것은 경찰서 근무 경찰관이 담당하는 직무인데, 당시 파출소 근무 경찰관인 피고인이 경찰서의 보호실 근무 경찰관의 일을 방관할 수 없었고, 그 요청을 거절할 수 없는 처지에 있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한 판시 감금행위는 기대가능성이 없어 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즉결 피의자를 그 의사에 반하여 보호실에 유치(강제구금)할 아무런 근거가 없음은 앞서본 바와 같으므로 인신구속 업무를 담당하던 피고인에게 그 범행을 회피할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 없어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2.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피고인이 경찰공무원으로 20여 년 간 봉직하여 온 점, 피해자가 판시 범행으로 입은 피해를 국가배상을 통하여 변제받은 점, 피고인이 범행을 뉘우치고 있는 점 등 정상을 참작하여 작량감경을 함)

3. 형의 결정

정하여진 형기 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함.

4.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피고인에게 위 작량감경 사유가 있고, 또한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인하여 이미 징계처분까지 받았고, 결국 공무원신분을 잃게 되는 점 등 외에 개전의 정상이 현저하므로 위 형의 선고를 유예함)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흥섭(재판장) 최은배 이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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