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임대차계약을 제결하면서 목적물을 매도키 위하여 복덕방에 내놓았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 사기죄의 성부
판결요지
부동산소유자가 임대차계약을 체결한 후 그 목적물을 타에 매도하면서 매수인과 사이에 임대차보증금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여 매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로 약정한 경우, 임대차계약당시 위 목적물을 매매를 위하여 복덕방에 내 놓았다는 사실을 임차인에게 고지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기망행위가 된다고 볼 수 없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의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이 1983.2.21 피해자 민병직과 피고인 소유의 가옥의 3층 방4칸에 대한 전세계약을 체결하고, 전세보증금 500만원중 당일계약 금 20만원을 지급받고, 잔금은 같은해 3.31 피해자가 피고인의 채권자인 공소외 이재한에게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 그후 피고인이 위 가옥을 공소외 윤석철에게 대금 1억3천3백만원에 매도하면서 기존임차인들의 임차보증금은 매수인이 인수하여 매매대금에서 공제하기로 한 사실, 피해자는 입주일 도래전인 같은해 3.27 이 사건 가옥에 입주하면서 잔금중 금 350만원을 중개업자 이홍범을 통하여 위 이재환을 대리한 공소외 배상만에게 지급한 사실, 피고인은 피해자가 사전 입주하면서 통고해 주지도 않고 전세보증금도 피고인 아닌 위 이홍범에게 지급된 사실을 들어 피고인으로서는 전세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위 가옥의 매수인인 위 윤석철은 위 전세보증금 상당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여 보관하고 있으면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임차권을 인정하여 주면 언제라도 위 보증금을 반환할 준비를 갖추고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하고 이러한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때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계약금20만원을 교부받을 당시에는 위 가옥의 소유자로서 적법하게 임대할 권한이 있었고 당시의 가옥을 매매를 위하여 복덕방에 내놓았다고 하더라도 그 매매자체를 예측할 수 없는 일이고 또 매도되더라도 기존의 임차권을 매수인이 인정하고 임대보증금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매도하면 임차권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가옥을 매도할 목적으로 복덕방에 내놓았다는 이유만으로 그 사실을 위 민병직에게 고지하지 아니하고 계약금 20만원을 받았다 하여 기망행위가 된다고는 보기 어렵고, 또 피고인이 매수인과 임대차보증금을 매매대금에서 공제하여 매수인이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로 약정하였고 다만 위 민병직이 약정된 일자보다 4일 먼저 입주하면서 피고인이 지정한 사람이기는 하나 다른 사람에게 잔금을 지급하면서 피고인에게 통지하여 주지 않은 관계로 위 잔금수령을 두고 분쟁이 생겨 위 보증금반환의무를 부인하는 사태가 발생한 것이라면 피고인에게 당초 위 보증금반환의사가 없었다거나 그 능력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하여 피고인에 대한 사기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 바, 기록에 대조하여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의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논지는 이유없다.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