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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2. 9. 6. 선고 2000후1689 판결
[등록무효(특)][공2002.11.1.(165),2449]
판시사항

[1] 구 특허법 제6조 제1항 제2호 소정의 '반포'된 간행물의 의미 및 박사학위나 석사학위 논문의 반포 및 공지 시점

[2] 특허발명이 그 출원 전 국내에 반포된 간행물에 수록된 논문에서 밝혀낸 선행기술과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그 진보성을 부인한 사례

판결요지

[1]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1항 제2호 에서는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기재된 발명'을 이른바 신규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아 특허받을 수 없는 발명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 경우 '반포'된 간행물이란 불특정 다수의 일반 공중이 그 기재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 간행물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박사학위나 석사학위 논문은 일반적으로는 일단 논문심사에 통과된 이후에 인쇄 등의 방법으로 복제된 다음 공공도서관 또는 대학도서관 등에 입고(서가에 진열)되거나 주위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배포됨으로써 비로소 일반 공중이 그 기재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반포된 상태에 놓이게 되거나 그 내용이 공지되는 것이라고 봄이 경험칙에 비추어 상당하고, 반포시점 이전인 도서관에서의 등록시에 곧바로 반포된 상태에 놓이거나 그 기재 내용이 공지로 되는 것은 아니다.

[2] 특허발명이 그 출원 전 국내에 반포된 미국연방부식학회(NACE, National Association of Corrosion Engineers)에서 발행한 잡지에 수록된 '고농도의 염화물 매체에서의 내공식성 합금'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밝혀낸 선행기술과 본질적 차이가 없다는 이유로 그 진보성을 부인한 사례.

원고,피상고인

알레게니 루들럼 코포레이션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변호사 김영철 외 1인)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박준서 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는 "내식성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에 관한 발명에 대하여 1984. 8. 10. 특허출원을 하여 1989. 7. 12. 특허번호 제28412호로 특허받은 사실(이하 위 발명을 '이 사건 특허발명'이라 한다), 그런데 연세대학교 대학원 금속공학과 석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소외인은 지도교수인 피고의 지도를 받아 '질소함량의 증가에 의한 Austenitic Stainless Steel의 내식성 변화'에 관한 석사학위논문(이하 '이 사건 학위 논문'이라 한다)을 작성하였고, 1983. 12. 23. 심사위원인 피고 등 3인의 심사위원으로부터 이 사건 학위 논문에 대한 인준을 받아 심사를 통과하였으며, 그 후 이 사건 학위 논문은 1984. 5. 20. 국회도서관에 등록번호 3316호로 등록되었고(위 등록한 날에 서가에 진열된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학교 중앙도서관에는 1984. 4. 23.부터 같은 해 5. 2. 사이에 등록번호 60913 내지 609140호로 등록된 후 그 해 9. 22.에 입고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공공도서관에서는 일반적으로 신규도서가 반입되면, 이를 장서로서 관리하기 위하여 도서명과 저자, 출판사 등 정보를 기록하여 등록한 다음, 도서관의 장인을 찍고 도서분류표를 부착하는 등의 작업을 거쳐 일반인의 열람 또는 대출에 제공하는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일단 최초의 등록절차만 마치면 비록 서가에 진열하는 소위 입고를 하지 아니한 상태라고 하여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사람의 요청이 있으면 도서의 반입 여부 및 그 내용의 확인을 허용하고 있어, 이 사건 학위 논문은 늦어도 그것이 국회도서관에 등록된 1984. 5. 20.경 이미 불특정 다수의 일반 공중이 그 기재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 반포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은 동일한 기술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학위 논문이 그 출원일 전에 공개됨으로써 신규성을 상실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구 특허법(1990. 1. 13. 법률 제4207호로 전문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6조 제1항 제2호 에서는 '특허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기재된 발명'을 이른바 신규성을 상실한 것으로 보아 특허받을 수 없는 발명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 경우 '반포'된 간행물이란 불특정 다수의 일반 공중이 그 기재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 간행물을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 박사학위나 석사학위 논문은 일반적으로는 일단 논문심사에 통과된 이후에 인쇄 등의 방법으로 복제된 다음 공공도서관 또는 대학도서관 등에 입고(서가에 진열)되거나 주위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배포됨으로써 비로소 일반 공중이 그 기재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반포된 상태에 놓이게 되거나 그 내용이 공지되는 것이라고 봄이 경험칙에 비추어 상당하고 ( 대법원 1996. 6. 14. 선고 95후19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반포시점 이전인 도서관에서의 등록시에 곧바로 반포된 상태에 놓이거나 그 기재 내용이 공지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며, 한편 이 사건에 있어서도 이와 달리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기록상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다른 견해에서 공공도서관에 신규도서가 반입되어 일단 최초의 등록절차만 마치면 비록 서가에 진열하는 입고를 하지 아니한 상태라고 하여도,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사람의 요청이 있으면 도서의 반입 여부 및 그 내용의 확인을 허용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 사건 학위 논문은 늦어도 그것이 국회도서관에 등록된 1984. 5. 20.경 이미 불특정 다수의 일반 공중이 그 기재 내용을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러 반포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은 이 사건 학위 논문에 의하여 신규성을 상실하였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구 특허법 제6조 제1항 제2호 에서 정한 '반포된' 간행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어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일응 이유 있다고 할 것이나(아울러 이 사건 학위 논문이 국회도서관에 등록된 날에 서가에 진열된 것으로 본 원심의 판단 역시 잘못이라고 지적해 둔다), 다음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특허발명은 그 진보성을 인정할 수 없어 등록이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이 정당한 이상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학위 논문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 전에 반포된 간행물이라고 볼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학위 논문이 이 사건 특허발명의 출원 전에 반포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이 사건 학위 논문의 공개가 제3자에 의한 반포행위라고 본 원심의 판단의 당부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할 필요가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을 종합하여, 이 사건 특허발명과, 1983. 6. 미국연방부식학회(NACE, National Association of Corrosion Engineers)에서 발행한 잡지 'CORROSION'의 Vol. 39, No. 6에 수록된 '고농도의 염화물 매체에서의 내공식성 합금'이라는 제목의 논문(갑 제21호증, 1983. 7. 30. 한국과학기술원 도서실에 입수되어 그 무렵 일반인의 열람에 제공되었다, 이하 'NACE 논문'이라 한다)에 개시된 기술은 모두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에 함유되는 질소의 함량을 높임으로써 내식성(내식성)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점과, 그 목적 달성을 위하여 채택한 기술의 구성의 점에서는 동일하나, 다만 ① 이 사건 특허발명은 질소 함량이 0.2∼0.4%인데 대하여, NACE 논문에 개시된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의 질소 함량은 0.44% 또는 0.455%인 점, ② 이 사건 특허발명에서는 규소, 탄소, 알루미늄의 함량을 일정 값 이하로 제한하고 있는데 대하여, NACE 논문의 합금은 규소, 탄소, 알루미늄이 없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사실, 그러나 이 사건 특허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알루미늄의 첨가는 생략할 수 있고, 규소 함량이 2% 이상이면 연성이 불량해지는 요인이 된다.'고 되어 있어 이 양 요소를 발명의 필수 구성요소가 아닌 것으로 기재하고 있고, 탄소에 대하여도 이 사건 특허발명의 상세한 설명에는 '0.05% 이상이 되면 예민화 현상이 가속되고 내식성이 크게 저하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어 역시 없어도 되지만 있을 경우 그 최대치를 초과하여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또한 NACE 논문에는 이미 선행기술로서, 질소 함량이 0.2%이고 크롬, 니켈, 몰리브덴의 함량이 이 사건 특허발명상의 해당 요소의 함량과 겹치며 부식 저항성이 우수한 특징을 가지는 합금이 개시되어 있고, 고(고) 질소함유(0.34% 질소) 오스테나이트계 스테인레스강의 염소이온(Cl ̄)에 대한 질소의 영향과 관련하여 질소는 점부식(점부식, pitting corrosion)에 저항성이 강하다는 것이 연구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특허발명에 존재하는 규소, 알루미늄, 탄소는 필수적인 구성요소가 아니므로 그 유무가 이 사건 특허발명과 NACE 논문에 기재된 기술과의 본질적 차이가 될 수 없고, 한편 이 사건 특허발명의 특허청구의 범위에서 질소 함량의 상한치를 0.4%로 한 것은 그러한 수치의 선택으로 인한 내식성의 차이 등에 관한 실증적 근거(실시례 등)가 없이 단순히 이 사건 학위 논문에서 발표된 질소 함량의 상한을 다소 넓혀서 작성된 것이어서 별다른 임계적 의미가 없다고 할 것이니, 당업자라면 이 사건 특허발명의 최대 질소 함량보다 0.04% 내지 0.055% 많은 질소함량을 기재한 NACE 논문으로부터 그 함량을 약간 낮추어 이 사건 특허발명에 기재된 질소함량을 선택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은 그 출원 전 국내에 반포된 간행물인 NACE 논문에 의하여 그 진보성이 부인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나아가 NACE 논문에는 선행기술로서 이 사건 특허발명과 질소, 크롬, 니켈, 몰리브덴의 함량이 겹치는 합금이 개시되어 있고, 또 이 사건 특허발명의 질소의 조성범위에 속하는 0.34% 질소에 대한 내부식성이 개시되어 있으므로, 이 사건 특허발명은 NACE 논문에서 밝혀낸 선행기술과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는바, 이 점에서도 이 사건 특허발명은 그 진보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발명의 진보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변재승(재판장) 송진훈 윤재식 이규홍(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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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특허법원 2000.6.30.선고 99허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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