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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05. 12. 15. 선고 2005나6553 판결
[청구이의][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원고

피고, 항소인

피고

변론종결

2005. 11. 24.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이 법원이 (사건번호 생략) 강제집행정지 신청사건에 관하여 2004. 9. 21. 한 강제집행정지결정을 취소한다.

4. 소송비용은 제1, 2심을 통하여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5. 제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의 원고에 대한 공증인가 3·1 합동법률사무소 작성의 증서 2004년 제2988호 집행력 있는 공정증서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을 불허한다.

2. 항소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합천에서 태어나 15세 무렵에 혼자 부산으로 와서 생활하던 중 1990. 3월경 소외인과 혼인하였다.

나. 소외인은 식당일, 부식가게, 포장마차 등을 하면서 결혼생활을 하던 중 2003년경부터 증가한 신용카드 연체대금을 갚기 위하여 사채를 빌려 쓰기 시작하였고, 그 과정에서 사채업자들이 남편의 연대보증을 요구하자, 2003. 7월경부터 2004. 5월경까지 남편인 원고 몰래 원고의 인감도장을 도용하여 위임장을 위조하고 그와 같이 위조된 위임장으로 원고 명의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사채업자들과 사이에 자신의 차용금 채무에 관하여 원고 명의의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게 되었다.

다. 소외인은 사채업자들로부터 차용한 돈을 제대로 변제하지 못하였고 이에 사채업자들이 원고의 재산에 강제집행을 하는 일이 되풀이 되자 원고는 2004. 5. 18.경 부산진경찰서에 소외인이 원고의 인감도장을 임의로 사용하여 원고 명의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고, 이를 이용하여 원고 명의의 차용증서를 위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소외인을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등으로 고소하였다.

라. 소외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사실을 모두 인정하였고, 2004. 8. 18. 부산지방검찰청 2004형제62550호로 사기,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죄로 기소되었으며, 부산지방법원 (사건번호 생략)호로 원고 명의의 위임장 16매를 위조하고 그 위조한 위임장을 행사하여 원고 명의의 인감증명서를 발급받아 원고가 소외인의 차용금채무를 연대보증하는 것처럼 위장하여 사채업자들로부터 차용금을 교부받아 편취한 범죄사실이 인정되어 형사처벌을 받았다.

마. 한편 피고는 원래 식당을 운영하다가 2003. 6. 3.경 약 80,000,000원의 자본금으로 부산 부전동 소재 (상호 생략)이라는 상호의 사무실에서 직원 없이 혼자 사채업을 시작하였는데, 2003. 11. 15.경 소외인이 피고를 찾아와 집수리비, 아들 등록금, 생활비 등으로 사용하겠다고 하면서 돈을 빌려달라고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가 2003. 11. 15.경부터 2004. 2. 28.경까지에 걸쳐 합계 10,000,000원을 대여해 주었으며(이하 ‘이 사건 차용금’이라고 한다), 2004. 2. 28. 소외인으로부터 채무자 소외인, 연대보증인 원고로 된 차용증( 소외인이 원고의 이름과 주소를 기재하고 원고의 도장을 날인하였다)을 교부받았다.

바. 피고는 위 대여일로부터 20일 정도가 지난 후 소외인 또는 그의 남편인 원고의 재산을 확인하기 위하여 소외인의 승낙을 받고 그들이 거주하고 있던 부산 (상세주소 생략)(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를 찾아가기도 하였고, 2004. 3월부터는 소외인이 운영하는 포장마차에 수차례 찾아가 채무변제를 독촉하기도 하였는데, 위 포장마차에서 원고를 두 차례 정도 만나게 되었다. 당시 원고는 피고에게 소외인의 차용원리금 채무를 곧 변제하겠으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말하면서 피고와 함께 소주를 마시기도 하였다.

사. 그런데 소외인이 2004. 4월 이후부터는 이 사건 차용금에 대한 이자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하게 되었고, 피고는 2004. 4. 1. 위 차용금에 관하여 공증인가 3?1합동법률사무소 증서 2004년 제2988호로 채권자 피고, 채무자 소외인, 연대보증인 원고, 변제기한 2004. 4. 8., 이자 연 36%로 된 강제집행수락부 채무변제계약공정증서(이하 ‘이 사건 공정증서’라고 한다)를 작성, 교부받아 있다가, 이 사건 공정증서 정본에 기하여 원고 소유의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부동산강제경매 신청을 하여 2004. 5. 28. 부산지방법원 (사건번호 생략)호로 부동산강제경매 결정을 받았으며, 다시 위 공정증서 정본에 기하여 2004. 6. 30. (사건번호 생략)호로 원고가 근무하는 회사인 (주) 세동에 대하여 가지는 급료의 1/2에 관한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결정을 받았다.

아. 이에 원고는 2004. 9. 20. 부산지방법원에 이 사건 제1심 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같은 법원에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여 2004. 9. 21. 같은 법원 (사건번호 생략)호로 “이 사건 공정증서 정본에 기한 강제집행은 제1심 판결선고시까지 이를 정지한다“는 내용의 강제집행정지결정을 받았다.

자. 그 후에도 원고는 2004. 10. 20. 자신의 핸드폰( 상세번호 생략)을 이용하여 피고의 핸드폰( 상세번호 생략)으로 이 사건 차용원리금 채무를 2004. 11. 24.까지 입금해 주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세 차례에 걸쳐 보내었다.

[인정근거] 갑1 내지 갑3, 갑5 내지 갑8, 갑10, 을1 내지 을10(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갑4의 1, 2의 각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전혀 위임을 받지 아니한 상태에서 원고의 인감도장으로 원고 명의의 위임장을 위조하여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였으므로, 소외인의 무권대리행위에 기한 위 공정증서는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없어 위 공정증서에 기한 강제집행은 불허되어야 한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피고는, 소외인이 원고로부터 대리권을 수여받아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한 것이고 가사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원고가 수차례에 걸쳐 연대보증인으로서의 책임을 인정하였으므로 위 공정증서의 효력은 원고에게도 미친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판단

(1) 그러므로 보건대,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소외인이 수십 차례에 걸쳐 원고의 동의 없이 원고 명의의 위임장을 위조하고 이를 이용하여 사채업자들과 사이에 원고 명의의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형사처벌까지 받게 된 사실, 이 사건 공정증서 역시 소외인의 위 범죄행위들이 있었던 시기와 동일한 시기에 작성된 사실 등에 비추어 볼 때, 다른 사채업자들과 사이의 계약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공정증서 역시 소외인이 임의로 원고의 명의를 도용하여 작성한 것이라고 추단할 여지도 있으나 다른 한편, 피고가 소외인에게 10,000,000원을 대여해 준 것은 2003. 11. 15.경부터 2004. 2. 28.경까지이고 그 직후 소외인의 승낙을 얻어 이 사건 아파트를 방문하였을 뿐만 아니라 2004. 3월경에는 소외인이 운영하는 포장마차에서 직접 원고를 만나 이 사건 차용금채무에 대한 원고의 변제약정을 받기도 하였던 사실, 피고는 원고의 변제약정을 직접 들은 이후인 2004. 4. 1.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 받게 되었으므로 소외인 대리권에 대하여 전혀 의심하지 아니하였던 사실은 1.항에서 본 것과 같은바, 위 인정사실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비록 이 사건 차용금채무가 발생한 당시부터 위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인으로서 입보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늦어도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하기 이전인 2004. 3월경에는 이미 피고에게 직접 이 사건 차용금채무에 관한 연대보증의사를 표시하였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이후에 소외인이 피고와 사이에 원고 명의의 연대보증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한 것은 원고의 의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한 대리권에 기한 행위라 할 것이므로 본인인 원고에게도 당연히 그 효력이 미친다고 할 것이다.

(2) 또한, 가사 원고의 주장과 같이 소외인이 대리권 없이 임의로 원고 명의의 이 사건 공정증서를 작성한 것이라 하더라도, 본인이 대리권 없는 자의 계약을 추인하면 본인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인바( 민법 제130조 ), 원고는 소외인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고 자신이 이 사건 제1심 소송을 제기한 이후인 2004. 10. 20.경에도 피고에게 이 사건 차용원리금채무를 모두 변제하겠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었던 사실은 1.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원고는 소외인의 무권대리행위로 이루어진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연대보증채무를 추인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소외인이 작성한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원고 명의의 연대보증채무는 원고에 대하여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정증서상의 연대보증채무가 원고에게 효력을 미치지 못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달리한 제1심 판결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학수(재판장) 최은정 최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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