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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두5985 판결
[공익근무요원소집처분취소][미간행]
판시사항

[1] 행정청이 문서에 의하여 처분을 하였으나 그 처분서의 문언만으로는 행정처분의 내용이 불분명한 경우, 처분 경위나 처분 이후의 상대방의 태도 등을 고려하여 처분서의 문언과 달리 처분의 내용을 해석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받고 육군훈련소로 입영하여 교육소집을 받다가 교육시간 부족과 질병 등 사유로 퇴영조치된 갑에게 관할 지방병무청장이 다시 공익근무요원 소집통지를 한 사안에서, 처분 경위 등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위 처분은 새로운 ‘공익근무요원소집처분’이라기 보다 이미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된 갑에 대하여 병역법 시행령 제111조 의 교육소집처분이라고 본 원심판단을 정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 담당변호사 박주범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 에서 행정청이 처분을 하는 때에는 다른 법령 등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서로 하도록 규정한 것은 처분 내용의 명확성을 확보하고 처분의 존부나 내용에 관한 다툼을 방지하기 위한 것인바, 이와 같은 행정절차법의 규정 취지를 감안해 보면, 행정청이 문서에 의하여 처분을 한 경우 원칙적으로 그 처분서의 문언에 따라 어떤 처분을 하였는지 확정하여야 하나, 그 처분서의 문언만으로는 행정청이 어떤 처분을 하였는지 불분명하다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처분 경위나 처분 이후의 상대방의 태도 등 다른 사정을 고려하여 처분서의 문언과 달리 그 처분의 내용을 해석할 수도 있다 ( 대법원 2010. 2. 11. 선고 2009두18035 판결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 이유를 인용하여, 비록 이 사건 처분서의 제목이 ‘공익근무요원 소집 통지서’로, 그 하단에 ‘ 병역법 제29조 의 규정에 의하여 공익근무요원 소집을 통지합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지만, 원고는 2008. 1. 5. 병역법 시행령 제111조 에 의한 교육소집을 받다가 교육시간 부족 및 질병 등 사유로 소정의 기간을 마치지 못하고 퇴영조치된 사실, 이 사건 처분서에는 ‘교육소집기간’이 명시되어 있는 사실에다가 ① 병역법 제29조 제3항 은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된 사람에 대하여는 교육소집을 실시하여야 한다’는 교육소집에 대한 근거 규정으로 이 사건 처분서에 병역법 제29조 의 규정이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이 사건 처분이 공익근무요원소집처분을 반드시 포함한다고 해석할 수는 없는 점, ② 교육소집의 경우에 복무기관, 소집일시, 소집부대를 동시에 통보하여야 하는 등 공익근무요원소집통지의 경우와 기재사항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점, ③ 병역법 시행규칙 제38조 에 의한 ‘공익근무요원소집통지서’와 제75조 제3항 에 의한 ‘교육소집통지서’는 병역법 시행규칙 [별지 제18호의2 서식]을 공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점, ④ 병역법 시행령 제111조 에 의하여 교육소집을 하는 경우에도 그 서식이 따로 존재하지 않고, 위 규정에 따라 다시 교육소집을 실시하려는 경우에는 이 사건 처분서와 같은 공익근무요원소집통지서 서식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모두 종합하여, 이 사건 처분은 새로운 ‘공익근무요원소집처분’이라기보다는 이미 공익근무요원으로 소집된 원고에 대하여 한 병역법 시행령 제111조 의 교육소집처분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원심이 든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처분서의 문언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어떤 처분인지를 확정하지 않고 그 처분 경위 등 다른 사정을 고려하여 그 처분의 내용을 해석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공익근무요원소집처분’과 ‘교육소집처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이 사건 퇴영에 이르게 된 경위와 과정, 이 사건 퇴영 후의 절차 등의 판시 사정을 종합한 후 이 사건 퇴영은 원고가 일부 교육훈련에 참여하다가 퇴영 절차를 거쳐 육군훈련소에서 퇴영된 것이어서 병역법 시행령이 정한 퇴영조치로 인정되고, 병역법병역법 시행령에서 정한 절차를 거쳐 귀가조치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이 사건 퇴영을 병역법에서 정한 귀가조치로 의제할 수도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퇴영이 사실상 귀가조치에 해당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련 법령의 해석 및 원심이 인용한 제1심판결에서의 판시 각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병역법령상의 ‘귀가’와 ‘퇴영’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관하여

연속적으로 행하여진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이 서로 독립하여 별개의 법률효과를 목적으로 하고 선행처분에 불가쟁력이 생겨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된 경우에는 선행처분의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인 경우에만 선행처분의 하자를 이유로 후행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다(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13159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의 이유를 인용하여, 원고가 입영한 날로부터 5일 이내인 2008. 1. 2.과 다음날 피고가 병역법이 정하는 귀가 요건 심사를 개시할 사정이 있음을 알게 되었음에도 귀가 요건 심사를 개시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잘못만으로 이 사건 퇴영에 당연무효의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하여 이 사건 퇴영의 하자와 효력이 이 사건 처분에 승계되거나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위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행정행위의 하자승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지적한 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누8542 판결 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으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병대(재판장) 양창수 고영한 김창석(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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