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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7. 6. 1. 선고 2006노2732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인정된죄명:관세법위반)·관세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외 1

항 소 인

검사

검사

강동원

변 호 인

법무법인 케이씨엘 담당 변호사 김세권

주문

1. 피고인 1

원심판결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내지 14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 1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기재 관세법위반의 점 및 순번 3, 4 기재 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인정된 죄명 관세법위반)의 점은 각 면소

원심판결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의 점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피고인 회사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8,000,000원에 처한다.

이유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1은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지번 생략)에 있는 피고인 회사(이하 ‘피고인 회사’라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는 자이고, 피고인 회사는 곡분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바,

가. 피고인 1은 2001. 2. 8.경 미국에서 인천항을 통하여 관세율이 339.1%인 미국산 뻥튀기용 옥수수(WHITE CORN) 623,000㎏(물품원가 88,783,860원 상당)을 수입함에 있어서, 관세 301,068,030원을 포탈하기 위하여 사실은 위 옥수수를 수입하여 가공할 생각이 없음에도 한국전분당협회에 ‘가공용’으로 수입하겠다고 허위 신고하여 관세율 1%의 할당관세 적용대상물품으로 추천을 받은 다음, 관세율 1%의 가공용 옥수수로 신고하고 수입함으로써 세액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관세율을 허위로 신고하여 수입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03. 12. 30.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4회에 걸쳐 합계 관세 1,772,874,230원 상당을 포탈하기 위하여 미국산 뻥튀기용 옥수수(WHITE CORN) 2,229,646㎏(물품원가 531,866,881원 상당)에 대하여 관세율 1%의 가공용 옥수수로 각 허위로 신고하여 수입하고,

나. 피고인 회사는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5 내지 14번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옥수수에 있어 그 용도로 제한된 ‘가공용’이라는 개념은 반드시 어느 수준 이상의 가공을 직접 하는 경우에만 그 용도에 적합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고, 수입된 원곡 그대로의 상태가 아닌 가공된 상태로 결국 국내에서 소비되도록 한다면 그 용도에 적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판단한 다음, 피고인들이 이 사건 옥수수를 전량 뻥튀기 제조공장에 공급한 행위는 ‘가공용’ 옥수수에 대한 할당관세에서 정한 그 용도대로의 사용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한국전분·당협회로부터 ‘가공용’ 옥수수의 할당관세 추천을 받을 당시 관세를 포탈하기 위하여 허위로 신고하여 추천을 받은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또한 피고인들에게 위와 같은 과정에서 한국전분·당협회를 기망한 후 할당관세 추천을 받아 관세를 포탈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도 보기 어려워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무죄를 선고하였다.

3. 검사 항소이유의 요지

수입옥수수의 용도에서 ‘가공용’이라 함은 수입자가 직접 가공하는 경우에만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는데도 원심이 ‘가공용’의 법률적 의미를 오해하여, 수입옥수수를 정선, 석발, 가수, 건조의 과정만 거치고 뻥튀기 업체에 판매한 것을 ‘가공용’으로 사용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은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4. 피고인들의 주장

가. 피고인들은 위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백옥을 제외한 나머지 가공용으로 들어온 이 사건 옥수수에 대해 1차 가공과정을 거쳐 이를 반제품으로 만들어 2차 가공공장인 뻥튀기 제조업체들에게 판매하였고, 2차 가공공장은 위 반제품으로 뻥튀기를 만들어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판매하였기 때문에 가공용으로 들어온 이 사건 옥수수를 그 용도에 맞게 가공하여 가공용으로 사용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허위로 수입신고를 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피고인들은 30여 년 동안 해오던 고유 업무를 계속해 온 것뿐이고, 관세를 탈루하겠다는 목적 하에 이 사건 옥수수를 수입한 것이 아니므로, 관세 포탈에 대한 범의가 존재하지 않는다.

다. 가사 피고인들이 이 사건 옥수수를 가공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용도세율 적용물품을 그 용도에 맞게 사용하려는 사람에게 양도한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들이 관세법 제270조 를 위반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라.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백옥 623,000kg은 피고인 회사가 2001. 2. 8. 수입하여 전량 그릿츠로 가공한 후 공소외 오리온프리토레이 주식회사에 납품하였으므로 당초 수입신고할 때 신고한 용도인 가공용으로 모두 사용되었다.

5. 당심의 판단

가. 이 사건의 핵심적인 쟁점은, ① 농림부 소관 품목에 대한 할당관세추천요령(이하 ‘할당관세추천요령’이라고만 한다)에서 옥수수의 경우 할당관세 적용대상으로 정하고 있는 ‘가공용’이라는 규정의 법률적 의미가 무엇인가라는 문제(즉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를 하였을 때 ‘가공’을 하였다고 볼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와 나아가 ② 할당관세 추천을 받아 수입을 한 사람이 직접 ‘가공’을 하여야 하는지 아니면 최종 소비자가 소비를 하기 전에 누군가에 의하여 ‘가공’이 되면 족한 것인지의 문제(전자가 검사의 주장이고, 후자가 원심 판단의 요지이다)이다.

나. 먼저 ‘가공’의 의미에 관하여 본다. 이 점에 관하여 관세법이나 그 시행령은 물론 할당관세추천요령에서도 아무런 정의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바, 이는 할당관세의 대상품목이 극히 다종다양하므로 사전에 일의적인 정의를 내리기가 곤란하다는 점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할당관세추천요령에서는 옥수수를 가공용으로 수입할 수 있는 추천대상자의 자격을 ‘ 양곡관리법 제19조 의 규정에 의하여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규모 이상의 제조업 및 제분업 등록업체 또는 기타 옥수수 가공 업체(옥수수 가공업체로서 영업신고를 필한 업체에 한하며 팝콘 가공업체는 제외한다)’로 제한하고 있다. 그리고 양곡관리법 및 그 시행령, 시행규칙에 의하면, 등록을 요하는 양곡가공업 중 ① 제분업은 ‘서류를 제외한 원료곡을 원료로 하여 분말을 제조하는 업’을 말하는 것으로서, 옥수수의 경우 고르는 장치, 분쇄장치, 체장치를 갖추어야 하고, ② 제조업은 ‘콩과 옥수수를 원료로 하는 가공업 중 농림부령으로 정하는 규모 이상의 제조업(다만 주류제조업은 제외된다)’을 말하는 것으로서, 옥수수의 경우 이를 원료로 하여 전분 및 전분당(물엿·포도당·과당)을 제조하는 업을 의미하며 식품위생법시행규칙 제20조 에 따른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③ 기타 옥수수 가공업에 대하여는 별다른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위 규정들의 취지를 종합하면, 옥수수의 경우 제분업은 옥수수를 물리적으로 분쇄하여 분말을 만드는 것이고, 제조업은 옥수수를 화학적으로 변화시켜 전분 및 전분당을 만드는 것을 의미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기타 옥수수 가공업’에 관하여 할당관세추천요령에서 제분업, 제조업과 병렬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기타 옥수수 가공업이란 위와 같은 의미에서의 제분업 또는 제조업에 준하는 업종을 말하는 것으로서, 적어도 일정한 물리적, 화학적 변화를 거치는 과정을 의미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원심이 설시한 것처럼 피고인 회사는 벌크 상태로 수입된 백옥에서 옥쇄(깨진 옥수수), 금속, 돌, 먼지 등의 이물질을 제거하고, 필요에 따라 가수 또는 건조 과정을 거쳐(다만 수분 함량을 조절할 필요가 없는 경우는 이러한 가수 또는 건조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포장한 다음 뻥튀기 제조업체들에 공급하였는바(이 상태의 옥수수를 호미니라 한다), 피고인 회사가 수입한 백옥과 뻥튀기 제조업체들에 공급한 호미니 사이에 어떠한 물리적, 화학적 변화도 없으므로, 위와 같은 의미에서의 ‘가공’을 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다. 다음으로 수입을 한 사람이 직접 ‘가공’을 하여야만 할당관세의 적용을 받을 수 있는지의 여부에 대하여 본다.

이 점에 관해서는 우선 관세법의 관련규정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관세법 제83조 는 ‘용도세율’(동일한 물품의 경우 용도에 따라 달리 적용되는 세율 중 낮은 세율)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용도에 따라 세율을 다르게 정하는 물품을 세율이 낮은 용도에 사용하고자 하는 자는 세관장의 승인을 얻어야 하고, 용도세율이 적용된 물품은 일정한 기간 동안 당해 용도 외의 다른 용도에 사용하거나 양도할 수 없다. 이러한 금지규정에 위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경우에는 양도자를 형사처벌하되( 관세법 제276조 제2항 제3호 ), 다만 ‘직접 물품을 수입한 경우에는 관세의 감면을 받을 수 있고 수입자와 동일한 용도에 사용하고자 하는 자’에게 양도한 경우에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관세법 제277조 제1항 제3호 ).

할당관세( 관세법 제71조 )도 용도세율의 일종인바, 그렇다면 ‘가공용’으로 신고하여 옥수수를 수입한 사람은 이를 직접 가공하여야 하는 것이고, 직접 가공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이를 양도하는 행위는 용도세율의 입법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와 달리 원심과 같이 수입자가 직접 가공을 하지 않더라도 가공된 상태로 결국 국내에서 소비되도록 한다면 그 용도에 적합한 것으로 본다면, 수입되는 옥수수 중 어떠한 가공과정도 없이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경우란 현실적으로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여 볼 때, 위와 같은 해석은 옥수수의 경우 ‘가공용’이라는 용도제한규정을 사실상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에 대하여 피고인들은, 피고인 회사가 30여년 동안 옥수수를 수입하여 판매하던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그동안 아무런 문제제기가 없었는데 지금에 와서 이를 문제삼는 것은 지나치게 현실을 무시하는 것으로서 피고인 회사의 영업을 사실상 불가능하게 하는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이 사건 이전에는 황옥(YELLOW CORN)을 수입하여 껍질을 벗기는 가공을 하여 타에 판매하였기 때문에 관세법을 위반한 것이 없었고, 그 이후 백옥(WHITE CORN)의 경우를 보더라도, 관세법의 제반 규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볼 때 옥수수 수입자가 직접 가공을 하여야만 할당관세의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해석은 불가피하고, 할당관세추천요령에서도 수입자가 가공업체와 수입대행계약 또는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즉 수입자가 직접 가공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할당관세의 추천을 받을 수 있는 길을 열어 놓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사유들은 양형에서 고려할 요소라고는 할 수 있어도 범죄 성립을 좌우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라. 따라서 피고인들이 직접 가공을 할 의사 없이 마치 그러한 의사가 있는 것처럼 신고하고 할당관세의 적용을 받아 옥수수를 수입한 행위는,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제1호 에서 말하는 ‘세액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관세율을 허위로 신고하고 수입한 행위’에 해당된다(한편 관세법의 규정 형식을 전체적으로 고찰해 볼 때, 관세법 제276조 제2항 제3호 의 형벌규정이나 제277조 제1항 제3호 의 과태료 규정은 당초에는 관세법 제83조 에 따라 직접 가공할 의사를 가지고 용도세율의 적용을 받아 수입한 이후 이를 직접 가공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양도한 경우에 적용되는 것이고, 처음부터 가공의 의사 없이 옥수수를 수입한 경우는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제1호 가 적용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마. 다음으로 포탈세액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검사는 정당하게 적용되어야 할 관세율을 양허관세도 추천되지 아니한 경우의 관세율(시기에 따라 339.1% 내지 328%이다)로 보아 그것과 피고인들이 신고한 할당관세율 1%의 차액이 포탈세액이라고 주장한다(별지 범죄일람표 중 ‘기소된 포탈세액’란 참조). 그러나 정당하게 적용되어야 할 관세율은 양허관세가 추천된 경우의 관세율 3%이고 이것과 피고인들이 신고한 할당관세율 1%의 차액이 포탈세액이라고 판단하며(별지 범죄일람표 중 ‘인정된 포탈세액’란 참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할당관세와 양허관세는 그 입법취지, 근거규정 등이 서로 상이하기는 하나, 그동안 적어도 옥수수에 관한 한, 그 추천기관, 추천대상업체의 자격요건, 추천방법, 수입물량 결정방법 등이 거의 동일하여 사실상 하나의 제도인 것처럼 운영되어 왔다. 즉 할당관세추천요령 및 ‘농축산물 시장접근물량 양허관세 추천 및 수입관리요령’(이하 ‘양허관세추천요령’이라고만 한다)에 의하면, 할당관세가 적용되는 가공용 옥수수의 한계수량은 매년 말경 한국전분·당협회가 소속 회원사들로부터 다음해의 옥수수 소요 예상량을 통보받아 농림부 소관부서와 협의하여 결정되어 왔고, 또한 국내에서 소비할 옥수수 물량을 대략 추산하여 최소시장접근물량을 넘는 물량을 해마다 양허관세로 수입할 물량으로 정해 왔는데, 양허관세와 할당관세로 수입할 물량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물량으로 중복하여, 즉 먼저 양허관세 3%가 적용될 물량이 결정된 이후 관세율을 더 인하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다시 그 물량에 대하여 할당관세 물량으로 중복적으로 지정되어 1%의 관세율이 적용되는 방식으로 운용되어 왔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가공용 옥수수에 관하여 1996년부터 1997년 상반기까지는 할당관세가, 1997년 하반기에는 양허관세가, 1998년 상반기에는 할당관세가, 1998년 하반기부터 2000년까지는 양허관세가, 2001년부터 2005년까지는 다시 할당관세가 적용되었다.

위와 같은 이유에서 피고인 회사를 비롯한 옥수수 수입자들은 옥수수가 할당관세 품목으로 지정된 시기에는 할당관세 1%의, 양허관세 품목으로만 지정된 시기에는 양허관세 3%의 적용을 받아 옥수수를 수입하여 왔으며, 300%가 넘는 고율의 관세율로 옥수수를 수입하는 경우 가격경쟁력을 전혀 갖출 수 없으므로 그동안 양허관세 미추천의 경우에 해당하는 고율의 관세율로 옥수수를 수입하는 경우란 사실상 전무하였다.

한편 양허관세추천요령에 의하면, 양허관세 추천물품의 사용용도는 개별적인 품목들의 구별을 두지 않고 일률적으로 일반내수용, 외화획득용원료, 외화획득용제품으로 구분되어 규정되어 있었는데, 위와 같이 할당관세 1% 또는 양허관세 3%의 적용을 받아 옥수수를 수입함에 있어, 추천기관인 한국전분·당협회에서는 할당관세에서의 ‘가공용’이라는 개념과 양허관세에서의 ‘일반내수용’이라는 개념에 대하여 특별한 구별을 두지 아니하여, 할당관세가 적용되던 시기(즉 1%의 할당관세가 적용되므로 사실상 3%의 양허관세로 수입할 필요성이 없던 시기)에도 할당관세추천요령이 아닌 양허관세추천요령을 공고하기도 하였다. 또한 옥수수 수입자들도 위와 같은 구별을 중시하지 않았던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할당관세적용추천신청서의 용도란에 ‘가공용’이 아니라 ‘일반내수용’이라고 기재한 경우도 있었고, 그에 대하여 추천기관인 한국전분·당협회에서도 아무런 문제를 제기함이 없어 추천서를 발급하였으며, 할당관세에서의 ‘가공용’과는 달리 양허관세에서 말하는 ‘일반 내수용’이라 함은 추천받은 사람이 옥수수를 직접 가공할 필요가 없고 국내 소비용으로 사용하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이상에서 본 할당관세와 양허관세의 운영실태를 염두에 둔다면, 비록 피고인 회사가 직접 가공을 한 것이 아니어서 ‘가공용’으로 할당관세의 적용을 받을 수는 없었다 하더라도, 적어도 ‘일반내수용’으로 양허관세의 추천을 받음에는 아무런 법적, 사실적 장애가 없었던 만큼, 피고인 회사가 정당하게 납부하여야 할 관세는 양허관세 추천 관세율 3%에서 신고한 관세율(할당관세율) 1%의 차액에 해당되는 금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바.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1 기재 부분에 대하여

원심에서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은 2001. 2. 8. 미국에서 인천항을 통하여 백옥(WHITE CORN) 623,000㎏(물품원가 88,783,860원 상당)을 수입함에 있어서 할당관세추천기관인 한국전분.당협회에 용도를 가공용으로 하여 할당관세적용추천신청을 하여 위 협회로부터 할당관세적용추천을 받아서 1%의 할당관세를 적용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피고인 회사가 위와 같이 수입한 백옥을 당초 용도대로 가공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뻥튀기 제조업체에 판매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피고인 1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이 있기는 하나 피고인 1은 원심 및 당심에서 위 백옥을 뻥튀기업체에 그대로 판매한 것이 아니라 전량 그릿츠로 가공하여 오리온 프리토레이 주식회사에 판매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는바, 피고인 1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의 신빙성을 뒷받침할 다른 증거가 없어 피고인 1의 위 진술을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반면, 피고인들이 제출한 백옥 그릿츠 세금계산서, 거래처원장, 공급계약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회사가 위 수입한 백옥을 그릿츠로 가공하여 오리온 프리토레이 주식회사에 납품하였다고도 볼 여지도 충분히 있다.

사. 따라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1 기재 관세포탈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고, 나머지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다.

6.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항소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2 내지 14 부분과 피고인 회사에 대한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위 각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며, 검사의 피고인 1에 대한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범죄사실

피고인 1은 안산시 단원구 원시동 (지번 생략)에 있는 피고인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위 회사의 업무를 총괄하는 자이고, 피고인 회사는 곡분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인바,

가. 피고인 1은 2003. 4. 10.경 미국에서 부산항을 통하여 양허관세 추천 관세율이 3%인 미국산 뻥튀기용 옥수수(WHITE CORN) 17,500㎏(물품원가 5,056,685원 상당)를 수입함에 있어서, 관세 101,420원을 포탈하기 위하여 사실은 위 옥수수를 수입하여 가공할 생각이 없음에도 한국전분당협회에 ‘가공용’으로 수입하겠다고 허위 신고하여 관세율 1%의 할당관세 적용대상물품으로 추천을 받은 다음, 관세율 1%의 가공용 옥수수로 신고하고 수입함으로써 세액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하여 관세율을 허위로 신고하여 수입한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03. 12. 30.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5부터 순번14 기재와 같이 총 10회에 걸쳐 합계 관세 6,972,740원 상당을 포탈하기 위하여 미국산 뻥튀기용 옥수수(WHITE CORN) 1,257,694㎏(물품원가 347,590,711원 상당)에 대하여 관세율 1%의 가공용 옥수수로 각 허위로 신고하여 수입하고,

나. 피고인 회사는 피고인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1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제5 내지 14번 기재와 같이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 1의 일부 법정진술

1. 피고인 1에 대한 검찰 및 경찰 각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1. 피고인 회사 수입신고내역 및 수입신고서 사본

1. 할당관세적용추천서

1. 국내판매계산서

1. 수입백옥 구매사실 확인서

1. 감정서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경진농산 주식회사 관세법 제280조 , 제270조 제1항 제1호 , 제241조 제1항 (벌금형 선택)

1. 경합범의 처리

형법 제37조 전단, 관세법 제278조 제1항 (판시 각 죄에 정한 벌금형을 합산)

1. 노역장유치

피고인 1에 대하여 형법 제70조 , 제69조 제2항

양형의 이유

일반적으로 관세율 등을 허위로 신고하여 수입하는 행위는 국가의 관세 수입을 감소시키는 행위로서 엄벌에 처함이 마땅하나, 피고인들이 관세를 포탈하겠다는 적극적이고 악의적인 의도는 없었고, 양허관세와 할당관세의 차이를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고 관행적으로 수입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관세법에 저촉되게 된 점,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으로 얻은 이득이 그리 많은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벌금형을 선택하고 포탈관세액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

면소부분

검사는, 피고인 1에 대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기재 관세포탈의 점에 대하여는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의{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기재 관세포탈의 점에 대하여는 기소된 관세포탈세액이 관세포탈행위 시의 법률인 구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2005. 12. 29. 법률 제77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조 제4항 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나, 이후 위 법률의 개정으로 위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4항 의 적용대상이 되는 관세 포탈세액이 상향됨에 따라 위 관세포탈세액이 특정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4항 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의 구성요건만을 충족하게 되는바, 형법 제8조 , 제1조 제2항 에 의하여 범죄후 법률의 변경에 의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포탈)죄를 구성하지 아니하고, 검사는 이 사건 공소제기시 위 관세포탈의 점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관세포탈)으로 의율하는지, 관세법위반으로 의율하는지 특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신법을 적용하여 관세법위반으로 의율한 것으로 판단한다},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4, 6 내지 11, 13, 14 기재 각 관세포탈의 점에 대하여 각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4항 의 적용을 구하였고, 피고인 회사에 대하여는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의 적용을 구하였는바(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는 관세법과 달리 양벌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기재 관세포탈의 점은 기소된 포탈세액 자체가 5,000만 원 이하로서, 나머지 관세포탈의 각 점은 실제 인정된 각 포탈세액이 모두 5,000만 원 이하이므로 피고인들에 대하여 모두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관세법 제270조 제1항 위반죄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한 관세액의 5배와 물품원가 중 높은 금액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해당하는 범죄로서 형사소송법 제250조 , 형법 제50조 ,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 제5호 에 의하여 그 공소시효가 3년이다. 따라서 피고인 1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3, 4 기재 각 관세법위반의 점(각 ‘인정된 포탈세액’란 부분)에 대한 공소는 각 범죄행위가 종료된 때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06. 2. 27.에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다(피고인 회사에 대하여는 당초부터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2, 3, 4의 각 부분은 기소되지 아니하였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는 형사소송법 제326조 제3호 에 의하여 면소를 선고한다.

무죄부분

이 사건 피고인들에 대하여 공소제기된 별지범죄일람표 기재 순번 3 내지 순번 14의 기소된 포탈세액란 기재 각 금원(합계 1,424,303,490원) 중에서 앞서 유죄로 인정한 범죄일람표 순번 3 내지 14의 인정된 포탈세액란 기재 각 금원(합계 8,604,200원)을 뺀 나머지 기소된 포탈세액과 인정된 포탈세액과의 각 차액 부분(합계 1,415,699,290원)에 대하여는 위 5.의 마.항에서 본 것과 같은 이유로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나, 이와 각 일죄의 관계에 있는 판시 각 관세법위반죄에 대하여 유죄로 인정하거나(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5. 내지 14. 기재 부분), 면소의 판결을 선고하는 이상(피고인 김종한에 대한 별지 범죄일람표 순번 3, 4 기재 부분), 주문에서 따로 무죄의 선고를 하지 아니한다.

판사 송영천(재판장) 유헌종 조건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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