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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9. 13. 선고 2017다252314 판결
[소유권말소등기][공2018하,1973]
판시사항

[1]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는 경우, 계약의 주요내용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의사합치가 있다면 위 법률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더라도 계약의 효력이 인정되는지 여부(적극)

[2] 갑이 국가에 토지의 대부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보낼 무렵 1차 연도의 대부료를 납부하였고, 이에 국가가 갑에게 국유재산 대부계약 체결 안내문과 함께 ‘국유재산 대부계약서’를 송부하였으며, 다음 해 갑이 2차 연도의 대부료를 납부하였는데, 갑이 대부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대부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대부계약서에 갑의 기명이나 서명이 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계약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항 단서 등에서 일정한 경우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계약금액이나 거래의 형태 및 계약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경우에는 국가계약법 제11조 등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불필요하거나 적합하지 않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므로, 국가계약법 제11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는 때에는 국가계약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계약의 주요내용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의사합치가 있다면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2] 갑이 국가에 토지의 대부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보낼 무렵 1차 연도의 대부료를 납부하였고, 이에 국가가 갑에게 국유재산 대부계약 체결 안내문과 함께 ‘국유재산 대부계약서’를 송부하였으며, 다음 해 갑이 2차 연도의 대부료를 납부하였는데, 갑이 대부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며 국가를 상대로 대부료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갑과 국가 사이에 체결하고자 한 대부계약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49조 제1호 에서 정한 ‘계약금액이 3,000만 원 이하인 계약’으로서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대부계약의 주요내용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의사합치가 있는 때에는 계약의 효력이 있는데, 갑이 국가에 토지에 관한 대부신청서를 보냈고, 이를 받은 국가 또한 갑에게 대부계약의 목적물, 대부기간, 대부료 등이 상세하게 기재된 안내문을 발송한 점, 갑이 안내문에 기재된 바에 따라 국가에 대부료를 납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갑과 국가 사이에 토지의 대부에 관한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큰데도, 대부계약서에 갑의 기명이나 서명이 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계약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본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원고, 상고인

원고 1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원고 2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윤환 외 1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대한민국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용재)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춘천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 중 원고 1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위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 1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말소등기절차 이행청구에 관한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① 이 사건 토지에 관한 구 토지대장은 1975. 12. 31. 전부 개정된 지적법이 시행되기 전인 1963. 9. 24.에 소관청이 법적 근거 없이 과세의 편의상 임의로 복구한 것으로서 그 소유자란의 기재에 추정력이 없는 점, ② 이 사건 토지에 관한 종합토지세의 부과·납부 역시 위와 같이 임의로 복구된 구 토지대장에 의한 것이어서 원고 1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종합토지세가 부과·납부된 사정이 별도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없는 점, ③ 현재의 경작 상황 등만으로 원고 1이 이 사건 토지의 소유자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1이 망 소외인으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아 소유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거나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소유권확인청구 부분

한편 원고 1은 원심판결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위 말소등기절차 이행청구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2. 원고 2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 부분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이 사건 토지가 1981. 5. 27. 무렵부터 계속하여 이 사건 인접 토지와 하나의 필지처럼 이용되어 왔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는 점, ② 원고 2는 이 사건 인접 토지를 비롯하여 강원 횡성군 (주소 1, 2, 3, 4 생략) 등 여러 토지에 관하여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면서도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 ③ 원고 2는 원고 1로부터 이 사건 토지를 증여받았고, 이 사건 인접 토지의 소유권이전등기 경료일인 1981. 5. 27.부터 이 사건 토지를 점유하여 왔다고 주장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1976. 7. 13. 군대에서 전역한 이후부터 원고 1의 허락을 받아 이 사건 토지를 점유·사용하여 왔다’고 주장하기도 하는 등 점유개시의 시기 및 경위에 관한 주장이 일관되지 않은 점, ④ 원고 2가 별다른 이의 없이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변상금 및 대부료를 납부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2가 1981. 5. 27.부터 이 사건 토지를 계속 점유하여 왔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잘못이 없다.

나. 변상금 부분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

한편 원고 2는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 전부에 대하여 상고하였으나, 상고장과 상고이유서에 위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청구에 관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상고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다.

3.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에 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① 피고가 2013. 4. 25. 원고 2에게 국유재산 대부계약 체결 안내문(이하 ‘이 사건 안내문’이라 한다)과 함께 2013. 4. 10.자 ‘국유재산 대부계약서’를 송부한 사실, ② 위 대부계약서의 대부자란에는 피고의 명칭이 기재되어 있고 그 옆에 피고의 도장만 날인되어 있을 뿐 원고의 기명이나 서명은 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설령 위 대부계약 체결에 관하여 원고 2와 피고 사이에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이라 한다) 제11조 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이어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나.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할 수 없다.

(1) 국가계약법 제11조 제1항 은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담당공무원은 계약을 체결할 때에는 계약의 목적·계약금액·이행기간·계약보증금·위험부담·지체상금 및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을 명백하게 기재한 계약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다만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 은 ‘ 제1항 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에는 그 담당공무원과 계약상대자가 계약서에 기명하고 날인하거나 서명함으로써 계약이 확정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국가계약법 제11조 제1항 단서의 위임에 따라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국가계약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49조 제1호 내지 제5호 의 각 규정에서 계약금액이 3,000만 원 이하인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경매에 부치는 경우, 물품매각의 경우에 있어서 매수인이 즉시 대금을 납부하고 그 물품을 인수하는 경우, 각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 상호 간에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전기·가스·수도의 공급계약 등 성질상 계약서의 작성이 필요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국가계약법 제11조 제1항 단서 등에서 이와 같이 일정한 경우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계약금액이나 거래의 형태 및 계약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일정한 경우에는 국가계약법 제11조 등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불필요하거나 적합하지 않다는 정책적 판단에 따른 것이므로, 국가계약법 제11조 제1항 단서에 의하여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는 때에는 국가계약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계약의 주요내용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의사합치가 있다면 그 계약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2)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① 원고 2는 2013. 4. 23.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의 대부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보내고 그 무렵 이 사건 토지에 관한 2013. 4. 10.부터 2014. 4. 9.까지의 대부료로 104,730원을 납부한 사실, ② 이에 피고는 2013. 4. 25. 원고 2에게 이 사건 안내문과 함께 2013. 4. 10.자로 작성된 ‘국유재산 대부계약서’를 송부하였는데, 이 사건 안내문에는 대부기간이 2013. 4. 10.부터 2018. 4. 9.까지 5년으로, 연간대부료가 104,730원(다만 2차 연도 이후의 대부료는 재산가액이 변동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으로 각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③ 원고는 2014. 4. 10.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2014. 4. 10.부터 2015. 4. 9.까지의 대부료로 109,960원을 납부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원고 2와 피고 사이에 체결하고자 한 대부계약은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9조 제1호 에서 정한 ‘계약금액이 3,000만 원 이하인 계약’으로서 계약서의 작성을 생략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이 분명하므로,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볼 때 계약서가 작성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대부계약의 주요내용에 대해 당사자 사이에 의사합치가 있는 때에는 계약의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원고 2가 피고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한 대부신청서를 보냈고, 이를 받은 피고 또한 원고에게 대부계약의 목적물, 대부기간, 대부료 등이 상세하게 기재된 이 사건 안내문을 발송한 점, 원고 2가 이 사건 안내문에 기재된 바에 따라 피고에게 대부료를 납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2와 피고 사이에는 이 사건 토지의 대부에 관한 의사합치가 있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

(3) 그럼에도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위 대부계약서에 원고 2의 기명이나 서명이 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계약으로서의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국가계약법의 해석 등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한다. 그리고 상고비용 중 원고 1의 상고로 인한 부분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재연(재판장) 김소영(주심) 박상옥 노정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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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춘천지방법원원주지원 2016.10.6.선고 2016가단312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