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1) 피고인이 회사로 출근하는 도중 교통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은 출근하기 위하여 산타페 차량을 운전하여 출발한 사실만을 기억할 뿐 신호를 위반하여 교차로에 진입하거나 피해자 차량과 부딪힌 사실이 기억나지 않는다. 또한 피고인은 회사에 도착하여 산타페 차량을 주차한 후 기절한 상태로 발견되어 병원으로 이송되었는데, 교통사고 발생 2주 전쯤 안면마비 증상이 있었고, 사고 당일에는 통증에 반응하지 않는 증상 등도 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의 발생 사실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도주 또는 사고 후 미조치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2) 피고인은 교통사고 발생 당시 상세불명의 정신병적 증상 또는 교통사고의 충격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음이 인정된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피고인이 경찰에서 ‘사고 당시에 적색신호를 보고 정지하려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아 교차로 내로 진입하게 되었다’, ‘사고를 알았는데 무언가에 이끌려서 그냥 갔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증거기록 66쪽), ② 피고인이 경찰에서 ‘사고 당시 누군가 직진으로 가라고 말하여 나도 모르게 그대로 진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 피고인이 경찰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게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거나 그러한 치료를...